뛰어나면서도 무료, DJI 시뮬레이터
우리 인생은 수많은 난관을 헤치며 전진한 과정이 쌓여 빛납니다. 우아하고 고고한 드론 비행 역시 수많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야 완성되죠. 그러나 모든 드론 입문자가 부딪히는 첫 번째 장벽은 항상 그렇듯
드론도 일단 사야 날리지 않겠어요. 물론 가벼운 지갑 사정을 이해하고 드론 입문을 도와줄 저렴한 드론도 많이 있습니다.
아나드론스타팅이 다양한 드론을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성능에 비해 가격은 점점 저렴해 지고 있습니다.
전문가 못지않은 항공 촬영 드론을 40만 원대에서 만날 수도 있죠.
SF 영화에서나 볼법한 FPV (First Person View, 1인칭 관찰) 비행 입문을 돕는 드론 세트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모든 것은 착륙하거나 추락합니다. 특히 입문자는 첫 드론이 끝 드론이 되지 않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드론일수록 비행을 보조하는 센서가 많지 않습니다. 작은 실수는 또 다른 비용을 불러오곤 하죠. 그래서 저렴한 드론을 시작해서 또 다른 저렴한 드론을 거처 좋은 드론을 선택하는 동안 가슴 아파하지 말고 처음부터 좋은 드론을 선택하라는 조언을 듣곤하죠.
그래서 드론 입문에 가장 저렴한 방법은
그런데 시뮬레이터인데 가장 비싼 드론을 경험할 방법은 없을까요. 기왕이면 DJI의 최상급 모델인 인스파이어 쯤은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DJI에서 직접 개발한 시뮬레이터입니다. 아직 놀라기는 이릅니다. 무료입니다.
DJI 시뮬레이터가 처음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때는 지난 2018년 CES 입니다.
DJI는 이미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시뮬레이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시뮬레이터는 간단한 홍보용 프로그램인줄만 알았죠. 하지만 지난 10월 정식으로 공개한 DJI 시뮬레이터는 하이엔드 드론을 고집하는 DJI로서는 이례적으로 무료였습니다.
물론 컴퓨터는 있어야죠.
물론 무료 시뮬레이터라지만 조종기는 필요합니다. DJI 드론 조종기라면 USB를 통해 컴퓨터에 연결하면 끝입니다.
물론 매빅 프로 조종기도 윈도우 관리자 모드를 통하면 사용이 가능하지만 이참에 전용 조종기를 구입하는 것도 고려해 보세요.
하지만 DJI 조종기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였다면 공짜라고 말할 수 없죠. DJI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만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될테니까요. 그러나 DJI 시뮬레이터는 키보드와 게임패드를 지원합니다.
게임패드도 없다고요? 키보드만으로 DJI 조종기의 모든 기능을 시험할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한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그제야 시뮬레이터를 다운로드합니다. DJI 드론 앱에서 사용했던 계정으로 로그인하세요. 없으면 회원 가입을 하세요. 그런 다음 코드를 입력합니다. 코드는 공식 DJI 딜러를 통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설치를 마치면 DJI 드론 전시관이 등장합니다.
이제 기술연마(Skills Training), 자유 비행(Free Flight),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응용 훈련(Application Training)과 설정, 이 시뮬레이터에 대해서 알아보는 메뉴를 고릅니다.
어차피 나는 공부 따위 적성에 맞지 않으니 자유 비행을 선택합니다. 이곳은 DJI가 만든 가상의 환경에서 마음껏 비행할 수 있습니다. 지역은 생각보다 넓어서 이륙할 장소를 다시 선택해야 하는 지역이 있을 정도 입니다.
목적 없는 비행은 금세 지루할지 모릅니다. 엔터테인먼트를 선택해 보세요.
DJI 드론은 레이싱 용도는 아니지만 스포츠 모드가 있습니다. 짐벌 카메라를 전체 화면으로 선택하면 FPV 레이싱 드론이 됩니다.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빼기를 반복했던 다양한 DJI드론이 시뮬레이터 안에서는 마음껏 고를 수 있습니다.
어떤 비행을 할지 어떤 드론을 고를지 어디서 날릴지를 선택하면 이제 비행을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고품질 게임 제작에 사용되는 언리얼 엔진으로 만들어진 이 시뮬레이터의 품질은 정말 무료인가 놀랄 정도 입니다.
거기에 너무 멀리 날아가지 못하도록 막는 DJI의 지오팬스와 가끔 수신율 저하로 생기는 깍두기 화면까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심지어 배터리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이륙장소로 돌아가는 리턴홈 기능까지 그대로 재현합니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어떠하냐고요?
DJI 시뮬레이터는 심지어 사람도 조종할 수 있습니다. 자유비행이 가능한 농장과 섬과 도시 비행이 재미없어지면 호젓한 산책을 즐겨보세요. 점프는 기본입니다. 넘어지거나 물에 빠지면 어쩌나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드론을 날리고 넋 놓고 돌아다니다가 드론을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시뮬레이터니까요.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DJI 드론 조종기를 사용하면 게임처럼 재미있지만 키보드나 게임 패드는 어색합니다. 메뉴 선택도 화살표 키가 아니고 W,A,S,D입니다.
소소한 문제지만
게다가 배경음악 하나 없는 도시를 혼자 걷다보면 점점 쓸쓸해지다가
하지만 드론 비행 수련과 상관없는 부분을 이만큼이나 묘사하다니 DJI의 시뮬레이션 제작팀(DJI Flight Simulator Team)도 보통 사람들은 아닌가 봅니다. 심지어 비행할 장소를 직접 만드는 메뉴도 있습니다.
갑자기 왜 프로펠러 보호 덕트나고요? 지난번 씨네우프 만들 때 썼던 거죠.
DJI 시뮬레이터는 가치는 어떤 시뮬레이터보다 분명합니다. DJI 드론을 구입하고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 DJI 드론을 사려고 마음먹었지만 어떤 드론이 좋을지 선택장애로 고통 받는 사람들 그리고 DJI는 관심 없지만 드론을 어떻게 조종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까지 모두 만족시킵니다. 그런데도 무료입니다.
시뮬레이터는 진짜 드론의 손맛을 그대로 담지 못합니다. 하지만 완성도 높은 시뮬레이터는 다양한 환경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웁니다. 그게 시뮬레이터의 목적이니까요. 하지만 DJI 시뮬레이터는 재미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껏 즐겼다면 이제 드론 한대 쯤 구매하셔도 됩니다. 진짜 드론은 시뮬레이터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이미 있으시다고요? 그럼 상위 기종으로 업그레이드 하세요.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