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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May 08. 2019

드론이 하늘에서 콜라를 노래하다

하늘에서 드론이 전해준 행복

글,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APR 2019


  

우리의 경쟁 상대는 드론이 아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혹은 어느 '드론1'이 또 다른 어느 '드론2'를 향해, 정작 자신은 복수일인칭대명사 뒤로 숨은 채, 허풍이나 치는 말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뒤로 숨는 말버릇쯤이야 비루한 자의 상투적이고 호전적인 오랜 속셈이라 치더라도, 대체 드론이 왜 경쟁해야 한단 말인가. 드론에게 도전하는 일은 아직은 그다지 의미 있는 행위로 보이지 않는다.

  

사진=https://www.coca-colacompany.com/

  

경쟁을 호출하는 상대가 드론인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왜냐하면 드론은 오늘도 홀로 바쁠 테니까. 드론에게는 하늘이 있고, 제4차 산업혁명이 있고, 그리고 콜라가 있으니까. 드론만 바쁜 것이 아니다. 콜라 또한 바쁘다. 10초마다 전 세계에서 12만 6000명의 사람이 코카콜라를 마신다고 하니 틀림없이 바쁠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행복

  

2014년 3월에 코카콜라는 싱가포르에 있었다. 싱가포르 비영리단체인 'Singapore Kindness Movement'와 함께 '하늘에서 내려온 행복(Happiness from the Skies)'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싱가포르에는 초고층 빌딩이 흔하다. 그곳 건설현장 노동자 70% 정도가 미얀마, 방글라데시, 인도 등에서 온 외국인이다. 그들은 늘 목이 마르지만, 그때마다 물을 마시러 지상으로 내려갈 수는 없었다.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낸 가족의 얼굴을 못 본지도 오래됐다.

  

노동자들의 갈증을 풀어준 것은 콜라만이 아니었다. 싱가포르 시민들이 노동자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폴라로이드 사진에 적어 미리 작성했다. 드론이 2734개의 응원 메시지를 코카콜라 캔에 한데 묶어 전달했다. 노동자들은 누군가 그들을 기억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았다. 하늘로부터 배달된 선물, 그들에게 전달된 메시지 하나하나를 읽으며 한 노동자가 말했다. "We are very, very happy because we are thinking, there's still somebody think about us(아직 우리를 생각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매우 행복합니다)."

  

사진=https://www.coca-colacompany.com/

  

그 날 코카콜라와 동행한 드론은 여러 대였다. 35층 건물 위로 운반한 콜라가 모두 2734캔이었기 때문에, 어느 힘 좋은 드론도 홀로 그 일을 처리하기는 어려웠다. 1886년 미국 애틀랜타 태생인 코카콜라는 아직도 역마살이 들었는지 2014년 3월 싱가포르로 갔다. 드론의 상업적 사용을 둘러싼 제한으로 미국에서 촬영할 수 없었던 그 광고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됐다. 콜라를 즐기지 않던 이들도 시원함과 함께 코카콜라가 주장해온 그들만의 호언장담에 일정 부분 고개를 끄덕였다.

  

광고기획사 오길비 앤 매더 싱가포르 (Ogilvy & Mather Singapore)는 "드론이 쌓아온 명성을 감안할 때 우리는 코카콜라와 같은 감성적인 브랜드와 잘 어울릴 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https://www.coca-colacompany.com/

  

하지만 그들은 드론을 진정시켰고, 드론을 사용하여 행복한 순간을 한순간에 가져올 잠재력을 그들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인식했다. 싱가포르의 외국인 노동자들과 싱가포르 내국인들을 서로 연결한 코카콜라는 그동안 "우리의 경쟁 상대는 다른 음료수가 아니라 물이다."고 주장해왔다. 코카콜라는 이미 음료수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독보적인 1위지만, 전체 물 시장에서는 고작 3%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라서, "우리는 아직 한참 멀었다."고 주장했다.

  

  


  

코카와 펩시의 드론

  

2016 년 12 월 18 일 멕시코 몬테레이 밤하늘의 200 피트 상공에 반짝이는 별 100개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 별들은 콜라병의 실루엣을 그려냈다. 콜라병은, 인텔이 쏘아올린 드론은 크리스마스 포장 선물용의 5개 별 모양으로 변형됐다. 드론버타이징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분야이다. 브랜드 홍보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누구에게나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코카콜라만큼 드론에게 열정을 보이는 브랜드는 찾기 어렵다.

  

사진=https://www.pinterest.com

  

남아메리카부터 아시아, 유럽 및 중동에 이르기까지 코카콜라는 바이러스 성 마케팅 캠페인, 인도주의적인 향기를 담은 듯한 코카콜라를 배달하기 위해 드론을 사용한다. 물론 코카콜라는 메시지 작성을 위해 드론을 사용하는 유일한 브랜드는 아니다. 하지만 작년에 우버(Uber)는 DJI의 팬텀즈(Phantoms)에 표지판을 걸어 멕시코시티에서 교통 체증에 갇힌 사람들을 야유하고, 펩시는 스페인에서 드론 축구 비디오를 만들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그러나 펩시의 비디오는 도의 "광고를 바이러스로 만들려는 어설픈 절름발이 시도"로 불렸고, 우버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보다 오히려 적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하늘 전체가 광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마케팅 담당자에 따라, 그것은 놀랍거나 놀랍도록 끔찍할 수 있다. 펩시가 가장 최근에 시도한 드론버타이징은 2017년 2월 5일, 제51회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Super Bowl)에서 레이디 가가의 하프타임 공연과 함께 했다.

  

자신의 몸에 줄을 매단 채 경기장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레이디 가가의 머리 위에서 인텔 슈팅스타 드론 300대가 군무를 추었다. 밤하늘에 펄럭이는 성조기를 수놓은 이들 드론은 배구공과 비슷한 280g 크기로, 한 사람 혹은 한 대의 컴퓨터로 조정해 충돌 위험을 없앴다.

  

  

각각의 드론은 중앙 컴퓨터와 교신하며 불안정한 드론은 몇 초 안에 대체가 가능했다. 인텔 슈팅스타 드론은 페스티벌이나 엔터테인먼트 이벤트와 같은 용도로 특수 제작된 쿼드콥터 드론(quadcopter drone)으로 안전을 염두에 둔 40억 가지 이상의 색상 조합이 가능해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쉽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LED 조명을 갖추고 있다. 인텔은 10만대 넘는 드론을 동시에 조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슈퍼볼 하프타임 쇼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한 이 쇼는 하늘에서 펩시 로고에서 인텔 로고로 변하는 10초 간의 공연으로 완결됐다. 시원하게 보였지만 미리 녹음된 공연이었고, 반응은 "글쎄다." 였다.

  

  
  


  

맥주는 멈추고부동산은 벗어난 법의 그물망

  

2013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한 뮤직 페스티벌에서는 축제 참가자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맥주를 주문하면 드론이 맥주를 배달하는 이벤트가 관심을 끌었다. GPS와 낙하산이 탑재된 드론이 주문자의 위치를 찾은 후 근처에서 맥주를 매달은 낙하산을 떨어뜨렸다. 미네소타에 있는 맥주회사인 레이크메이드 비어(Lakemaid Beer)는 드론을 사용해서 겨울 호수에서 얼음낚시를 즐기는 낚시꾼들에게 맥주 배달을 시험 운용했다.

  

사진=https://www.coca-colacompany.com/

  

맥주 박스를 드론에 실어 배달하는 '레이크메이드 비어 딜리버리시스템'은 동영상으로 제작돼 유튜브에 공개되어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미항공청(FAA)은 이 회사에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레이크메이드측에 즉시 드론 운영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레이크메이드의 드론이 상업적인 목적을 갖고 있거나, 400피트 이상의 고도를 비행하는 것을 금지한 FAA의 드론 관련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사진=https://www.coca-colacompany.com/

  

2007년에 제정된 무인기에 대한 법, 정부가 아닌 일반인이나 기업이 소유한 드론은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제하고 있다. 사적으로, 상업적인 이익을 위해 너도 나도 드론을 구입해 사용한다면 그 뒷감당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법이 드리운 그물망이 언제나 완벽하지는 않다. 버젓하게 상업적인 용도로 드론을 사용하고 있는 업계도 있다. 미국 부동산 업계가 그렇다. 드론을 이용해 매물로 나온 집을 항공촬영하고 있는데, 법적으로는 여전히 이윤을 창출하는 일에 드론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촬영한 사람들은 촬영 자체에 대한 품삯을 요구하지 않고 촬영된 사진이나 비디오의 편집에 대한 사용료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그물망을 피해가고 있다고 한다.

  

  


  

코카콜라의 사회적 선과 드론의 갈증

  

이론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드론 프로젝트는 여전히 다양하고, 여전히 실현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드론 운행이 안전상 문제가 없는지 미항공청과 조율을 거쳐야 한다. 미항공청의 로드맵은 개인의 드론 소유는 허용하지만, 최대 비행 고도는 122m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아직 어느 누구도 드론버타이징이 모든 광고를 대체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 기존 광고판과 비교할 때 드러나는 장점과 단점 가운데 어느 한쪽을 취하거나 버릴 수 있을 뿐이다. 특정 제품을 마케팅할 때 첫 번째 장애물은 비용과 관련한다.

  

  

우리 눈에 익숙한 기존 광고게시판은 특정 유형의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광고의 정적인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한다. 또 그것은 고정된 형태의 광고이기 때문에 언제든 가시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물론 이런 게시판은 안전하고, 일반 개인의 정보보호법을 위반하지도 않는다.

  

그런 반면 드론은 언제 어디서든 항공법을 지켜야 한다. 따라서 광고시장이 아무리 넓다 하더라도 스스로 움켜잡을 수 있는 영역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드론을 미래 광고의 정점으로 잡는 마케팅이 미래의 광고 전략으로 살아남을 것인지는 아직 드론 자신도 확언하기 어렵다. 그 불확실은 광고 영역을 즐기기를 원하는 드론에게는 하나의 갈증이다. 드론은 그 갈증을 싱가포르 하늘에서 콜라를 마시며 노래하는 것으로 우선 넘겼다.

  

사진=https://www.coca-colacompany.com/

  

드론의 경쟁 상대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나이 늙어 왕위에서 물러나기를 결심한 리어왕이 폭풍우 치는 황야에서 되돌아오더라도 드론 앞에서는 그렇게 묻지 않을 것이다. 드론은 여전히 바쁠 테니까. 낯선 모든 질문에 일일이 응답할 만큼 한가롭지 않을 테니까. 오늘만큼은 여러분도 그저 드론이 들려 준 노래를 듣기 위해 상점으로 달려가 콜라를 마시는 일이 차라리 현명할지 모른다. 코카콜라가 새로운 홍보 버전으로 '사회적 선(social good)'을 들고 나올 때 함께 노래 불렀던 그 드론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WRITER 아나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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