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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Oct 15. 2019

센서를 가진 궁극의 종이비행기, 파워업 4.0

파워업 4.0, 종이비행기 드론의 진화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로 사람들에게 제품을 약속하고 개발 비용을 마련하는 크라우드 펀딩은 신기한 제품을 가장 먼저 만나는 곳입니다. 그래서 신기한 드론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가 좋아하는 제품이죠. 던지기만 하면 알아서 하늘을 난다는 드론부터 버튼 하나로 인생 셀카을 찍어준다는 드론도 있습니다.

  

하지만 약속한 출시일이 지나고 수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소식이 없는 제품도 있고 출시는 했는데 약속한 성능이 기대와 저만치 떨어진 드론이 되기도 합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소개되는 드론의 기능이 너무 장밋빛이면 꺼려지기 까지 합니다. 그래서 인지 이제는 그저 그런 뻔한 드론들만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이미 출시된 제품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신제품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에서 시작해서 일가를 이룬 드론도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함께 주머니에 들어가는 에어픽스는 에어셀피의 성공적인 출시 덕분입니다. 사진=https://www.indiegogo.com

  

크라우드 펀딩 드론이 성공하려면 미심쩍은 기술은 배제하고 충분히 가능한 기능으로 설득력 있게 다가와야 합니다. 크라우드 펀딩 드론은 모금액과 배송일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견뎌야 합니다. 한정된 모금액으로 성공해야 할 기술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성공한 드론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기 독특함 하나 만으로 가문을 세운 드론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종이비행기 파워업(POWERUP)입니다. 사진=https://www.poweruptoys.com

  

크라우드 펀딩으로 출발한 이 종이비행기는 스마트폰으로 조종한다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실시간 영상 전송 기술로 레이싱 드론에나 적용되던 FPV(일인칭시점, First Person View) 카메라까지 달더니

  

새로운 종이비행기를 다시 선보였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종이비행기 드론의 정통성을 강조하듯 이번에는 4.0이라는 버전 번호를 달고 돌아왔습니다. 파워업 4.0입니다.

  

  


  

궁극의 종이비행기를 위한 4번째 도전

  

비행기를 만드는 재료에 귀하고 천한 것이 없듯 종이는 하늘을 나는 전통적인 재료입니다. 비록 내가 탈 수도 무언가 태울 수는 없지만 말이죠.

  

종이비행기도 나름의 비행술이 발전해서 국제 대회까지 열리고 있습니다. 사진=https://www.redbull.com

  

더 완벽한 비행을 위해 종이비행기에 엔진을 달아보자는 생각이 파워업 시리즈의 시작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세상에서 소개된 파워업 3.0입니다. 사진=https://www.poweruptoys.com

  

모터와 배터리, 그리고 스마트폰과 연결할 블루투스 통신 기능을 갖춘 파워업3.0은 스마트폰의 모션 센서를 이용합니다. 파워업3.0은 스마트폰을 기우는 방향으로 비행합니다.

  

2015년 FAA(미연방항공청)은 이 종이비행기의 상업적 이용까지 허용했죠.

  

30분을 가볍게 넘기는 비행시간을 자랑하는 요즘 드론과 비교하면 한 번 충전으로 고작 10분밖에 날지 못합니다. 하지만 분 단위 비행은 종이비행기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었죠.

  

비록 그날의 날씨와 종이 접기의 숙련도에 따라 그냥 접은 종이비행기보다 못한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지만 말이죠. 사진=https://www.poweruptoys.com

  

종이비행기에게 무얼 바라나 싶어도 50USD에 가격은 종이 접기 능력이 영 흙손인 사람들에게 큰 상처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파워업은 단단히 기합을 넣고 새 종이비행기를 출시합니다.

  

파워업 FPV입니다. 사진=https://www.poweruptoys.com

  

비행 방향을 전환할 수직 꼬리 날개를 버리고 대신 모터와 프로펠러를 더 넣었습니다. 배터리도 교환이 가능해서 준비한 배터리를 모두 방전할 때까지 몇 번이고 비행할 수 있습니다. 이름처럼 FPV 카메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종이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경험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FPV 화면을 볼 종이 FPV 고글도 포함입니다. 가장 호사로운 종이비행기가 되었습니다.

  

파워업 FPV부터는 이 종이비행기를 당당히 드론이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드론에 사용되는 각종 센서가 비행을 보조하기 때문입니다. FPV 고글을 쓰고 고개를 돌리는 방법으로 조종하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센서가 필요했겠지만 200USD의 자비 없는 가격은 지면을 박차오르기도 전에 좌절을 맛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2년여의 긴 시간이 흐른 지금, 파워업의 새로운 버전이 출시됩니다.

  

파워업 개발자의 표정에서 신제품 출시의 조급함을 조금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출시가 이렇게 늦어졌나 봅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파워업 4.0은 파워업 3.0의 간단함과 파워업 FPV의 안정성이 합쳐진 종이비행기입니다.

  

제어와 조종의 기능을 담은 머리는 파워업 3.0을, 추진력을 얻는 모터는 2개는 파워업 FPV를 닮았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드론 센서를 품은 종이비행기


신기한 크라우드 펀딩이라도 파워업은 기본적으로 종이비행기입니다. 좀 오래 날기 위해 프로펠러를 달고 조종을 위해 스마트폰과 연결했을 뿐 비행은 종이비행기의 그것 입니다. 하지만 파워업4.0이 기대되는 이유는 드론 비행의 비밀을 그대로 간직하기 때문입니다.

  

자이로와 가속도 센서입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드론의 비행은 여러 가지 센서의 도움으로 가능하지만 그중에 자이로와 가속도 센서는 자세를 제어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센서 입니다.

  

드론이 마음먹은 대로 안정적으로 비행하는 이유는 다양한 센서 덕분입니다.

  

자이로 센서는 드론이 얼마나 기울었는지 판단합니다. 드론은 기운 방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자이로 센서는 드론이 움직이는데 가장 중요합니다. 파워업 4.0의 자이로 센서는 종이 날개가 찌그러져도 올바른 비행을 약속합니다.

  

자이로 센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자이로 센서를 통해 드론이 시계방향으로 30도 기울었다가 반시계방향으로 29.99도 돌아왔다면 회전을 반복할 때 마다 0.01도씩 쌓인 오차에 드론이 기울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준을 찾을 센서가 필요합니다. 중력을 감지하는 가속도 센서입니다.

  

지구 위에 모든 것은 중력가속도로 당겨집니다. 사진=https://pixabay.com

  

드론이 아무리 회전을 반복해도 가속도 센서는 지구 중심을 알고 있습니다. 가속도 센서가 감지한 중력가속도를 통해 자이로 센서에서 생기는 오차를 고칩니다. 물론 모든 드론이게 가속도 센서가 필수는 아닙니다.

  

안정적인 비행을 버리고 속도를 쫓는 레이싱 드론은 비행의 한계를 넘기 위해 가속도 센서를 일부러 끄기도 합니다.

  

자이로 센서와 가속도 센서는 파워업 4.0에서 처음 적용된 센서는 아닙니다. 파워업 FPV는 이미 방향을 탐지하는 지자기 센서, 고도를 감지하는 압력센서 그리고 자이로 센서와 가속도 센서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파워업 FPV는 드론의 기본 센서를 모두 장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드론형 종이비행기는 파워업 FPV부터 입니다. 하지만 이 많은 센서와 FPV 카메라를 위해 덩치가 커지고 패럿 드론의 배터리를 사용하게 되면서 가벼운 종이비행기의 매력을 잃어버렸습니다. 200USD짜리 종이비행기라니요.

  

드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이로와 가속도 센서의 크기는 이렇게 작습니다. 눈으로는 보이지도 않죠. 사진=https://blog.naver.com/smoke2000/22101

  

다시 등장한 파워업 4.0은 3.0의 정통성을 계승합니다. FPV 카메라와 와이파이 통신모듈 그리고 지자기 센서 같은 다른 센서를 버렸습니다. 자이로 센서와 가속도 센서는 충분히 작기 때문에 다시 파워업 3.0의 가볍고 간단한 디자인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파워업 4.0의 무게는 고작 19g 밖에 되지 않습니다. 물론 전체 무게는 어떤 종이비행기와 합체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다시 간단해 졌지만 파워업 FPV의 장점을 모두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방향 제어를 위한 수직 꼬리 날개를 대신했던 2개의 프로펠러는 파워업 4.0에 그대로 남았습니다.

  

2개의 모터가 보여주는 방향 전환은 높은 비행 신뢰성을 보여줍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자이로 센서와 함께 동작하는 2개의 프로펠러는 바람에 날려 파워업 4.0의 방향이 돌아가도 원래 방향을 유지합니다. 드론이 자세를 제어하는 방법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파워업 4.0의 안정성은 놀랍습니다.

  

대충 날개를 잘라도 대충 날지 않을 정도 입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뛰어난 비행 안정성 덕분에 파워업 4.0이 소화할 수 있는 동체는 더 다양해집니다.

  

그냥 종이비행기도 좋지만 두꺼운 박스나 나무, 스티로폼도 파워업 4.0이 될 수 있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그뿐만이 아닙니다. 하늘을 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자동 비행 기능까지 고민하게 됩니다.

  

스마트폰의 버튼 하나로 3가지 묘기 비행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마치 버튼을 누르면 공중에서 한 바퀴 회전하는 완구형 드론의 자동 플립(Flip)기능을 보는 듯합니다.

  

이런 친환경적인 소재의 비행기도 과장이 아닌지 모릅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종이비행기를 넘어

  

비행에 집중한 파워업 4.0은 재미를 위한 추가 부품도 개발했습니다.

  

파워업 4.0 스탠드 입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이제 품위 넘치는 서재나 엄숙한 회사의 책상 위에 파워업 4.0을 놓아도 자연스럽습니다. 이 스탠드가 필요한 이유는 어쩌면 어린 시절 우연히 만들어진 정말 잘 나는 종이비행기를 아무렇게나 보관했다가 다음날 좀처럼 날지 않아 속상했던 기억을 파워업 4.0의 개발자들은 정확하게 이해해서 인지도 모릅니다.

  

날개 안쪽에 야간 비행을 빛낼 LED도 있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일몰 후 드론 비행은 금지인 우리나라에서 파워업 4.0을 날려도 좋을지 살짝 걱정스럽지만 LED 빛과 함께 밤하늘을 가르는 파워업 4.0은 확실히 멋지겠죠?

  

파워업 4.0은 심지어 손으로 던져 날리지 않아도 됩니다. 바퀴도 있거든요.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비행기 형태의 드론이라면 긴 활주로를 달려 떠오르는 매력을 간직해야 합니다. 아무리 멋진 비행기라도 손으로 던져서야 멋이 없습니다. 물론 비행기 조종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도 활주로를 가볍게 내려앉는 랜딩(Landing) 기술이죠.

  

물론 파워업 4.0이 궁극에 도달한 최고의 종이비행기로 평가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모터가 2개가 되었지만 동작 시간이 기존 파워업과 같은 10분인 점은 반갑지만 배터리를 교환할 수 없어 아쉽습니다. 드론이 즐겨 사용하는 리튬 폴리머 배터리는 모두 수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터리 수명이 다한 파워업 4.0을 되살릴 방법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와이파이 대신 다시 블루투스로 돌아오면서 비행거리도 73m로 파워업 FPV보다 짧아졌습니다.

  

바람을 타고 더 멀리 날아가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그냥 바람에 날아간 종이비행기가 됩니다. 버려진 지자기 센서나 고도 센서의 크기도 자이로와 가속도 센서처럼 충분히 작기 때문에 파워업 4.0에 들어가도 부담이 없을 텐데 아쉽습니다. 비행거리에 한계가 오면 원래 자리로 돌아올 리턴홈(Return Home) 기능을 시도해 볼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래도 파워업 시리즈는 꾸준히 버전을 거듭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약속한 기능이 실제로 어떻게 동작할지 제품이 배송될 2020년 4월이 되어야 확인할 수 있겠지만 파워업은 크라우드 펀딩의 늪에서 꽃을 피우는 몇 안 되는 회사입니다. 게다가 기본형은 가격조차 파워업 3.0과 비슷한 49USD로 부담도 줄어든 기분입니다. 어차피 매서운 겨울 바람에 종이비행기가 잘 날기는 손이 시리니 따뜻한 내년 봄에 만날 파워업4.0을 기대해 봅니다.

  

이미 펀딩은 목표를 넘은지 한참입니다. 망설임은 배송만 늦출 뿐이라니까요.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WRITER 민연기/아나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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