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I 매빅 에어 2 출시
며칠 전 소문난 잔칫집에서 한 장의 초대장이 날아왔습니다.
이 잔칫집은 드론이라면 워낙 소문난 맛집인데다
몇 달 전부터 잔치를 준비하는 냄새가 솔솔 풍겼습니다.
냄새로 예상한 잔칫상의 모습은
누가 봐도 새로운 매빅 시리즈로구나 하고를 기대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가벼운 매빅으로
그보다 더 높은 사양의 매빅 3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그러니 이 초대장은 매빅 미니보다 높지만 매빅 2보다는 낮은 사양의 드론을 위한 것이겠지요.
그러니 이 드론은 매빅 에어의 다음 버전이 될 거라 예측했습니다. 그리고 잔칫집의 문이 열렸습니다.
드론 맛집 DJI의 새 메뉴, 매빅 에어 2는 얼마나 맛있는 드론일까 공개된 자료로 씹고, 뜯고, 맛봐야겠습니다. 그래야 즐길 수 있겠지요.
매빅 에어 2의 디자인은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이미 사진이 몇 차례 유출되기도 했지만
이제 디자인으로는 이 매빅이 어떤 매빅인지 구분하기 힘들 지경입니다.
이것도 매빅이고 저것도 매빅인데 이건 확실히 매빅인거죠. 사진=https://store.dji.com
전작인 매빅 에어가 매빅 시리즈 중 가장 독특한 외모를 자랑할 지경입니다. 하지만 DJI는 본래 드론을 가장 잘 만드는 회사입니다. 매빅 에어 2의 진면목을 외모만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매빅 2가 자랑하던 31분보다 긴 시간입니다. 34분의 비행시간은 최적의 비행 조건에서 측정된 시간이라 실제 비행시간은 더 짧을 테지만 매빅 에어 2를 미리 평가한 리뷰어의 분석은 매빅 2보다 긴 비행시간을 증명했습니다.
최고 비행 속도는 시속 68km입니다. 기존의 매빅 에어와 동일하지만 이보다 빠르게 비행이 필요하다면 좀 더 전문적인 드론이 좋겠지요. 빠른 드론일수록 더 위험하니까요. 그래서 DJI의 드론은 다양한 충돌 방지 센서를 자랑합니다.
기존의 매빅 에어와 동일합니다. 하지만 센서를 사용하는 방법은 매빅 에어보다 훨씬 진보했습니다.
APAS(고급 파일럿 보조 시스템) 3.0은 센서가 감지하는 사물을 피해 비행경로를 설정합니다. 따라가던 목표가 가려져 잠시 멈춰도 금방 목표를 찾아 따라 비행합니다.
자율 비행 드론으로 유명한 드론, 스카이디오와 비슷한 성능이 기대됩니다.
물론 드론을 둘러싼 360도 환경을 모두 감지하는 스카이디오와 달리 좌우와 상 측을 감지하는 센서는 없습니다. 옆으로 이동하면서 만나는 장애물은 충돌을 피할 수 없어 아쉽습니다.
매빅 에어의 가장 큰 단점이던 비행거리는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매빅 에어 2는 기대하던 오큐싱크(Ocusync) 2.0가 적용되었습니다. 드론과 조종기를 연결하는 DJI만의 기술인 오큐싱크 2.0은 매빅 2에서나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보다 낮은 사양의 매빅 에어 시리즈에는 기대하기 힘들었지요. 매빅 에어 2의 비행 거리는 10km입니다.
조종기 위로 깔끔하게 접히던 안테나는 사라졌습니다. 스마트폰도 아래로 연결하는 대신 위로 고정합니다. 조종기와 화면을 번갈아 바라보기에 훨씬 편한 위치입니다. 안테나는 어디로 사라진 거냐고요?
간편한 휴대를 위해 팔을 접는 것이 매빅 시리즈의 특징인 만큼 매빅 에어 2의 새 조종기도 간편한 수납을 위해 조종 스틱이 분리됩니다. 하지만 조종기 크기가 드론만큼이나 큰 건 아쉽네요.
DJI가 팬텀에서 액션 카메라를 단순히 고정하는 구조를 버리고 짐벌과 함께 카메라를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DJI는 다른 드론보다 뛰어난 카메라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드론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카메라에 공을 들이는 드론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8K 화질은 어떤 모니터가 필요할까 싶은 고민은 다음으로 미루더라도 DJI 역시 에보 2의 고화질을 신경 쓰고 있었나 봅니다.
항상 8K 화질의 영상을 담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8K 영상을 지원하는 것은 긴 시간을 짧게 촬영하는 하이퍼랩스의 프리 모드와 웨이포인트 모드에서만 동작합니다. 8K는 조금 아쉬워도 4K 이하의 품질은 확실합니다. 4K에서는 최대 60fps를 풀 HD에서는 240fps의 품질로 영상을 담을 수 있습니다.
매빅 2의 최대 영상 품질인 4K에서 30fps 보다 뛰어납니다. 이 영상을 담는 카메라 센서는 1/2 인치입니다. 매빅 2 프로의 1인치보다 작고 매빅2 줌의 1/2.3 인치 보다 큰 센서입니다.
최대 8000 x 6000 픽셀로 이루어진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A4 크기의 8배나 크게 인화해도 어색하지 않을 해상도입니다.
그러나 이 많은 뛰어난 사양에도 매빅 에어 2가 자랑하는 것은 카메라의 사양이 아닙니다. 매빅 에어 2가 담아내는 색감입니다. 매빅 에어 2는 D-Cinelike로 풍경을 저장합니다.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밝고 어두운 모든 빛을 저장하는 거죠. 하늘에서 촬영하는 카메라에게 다양한 빛을 빠짐없이 저장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카메라의 센서가 태양 가까운 하늘의 밝은 빛에 집중하면 지면에 섬세함을 놓치고 하늘 아래 풍경에 집중하면 하늘의 섬세한 구름이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스마트포토(SmartPhoto)는 풍경을 인식해서 일몰, 하늘, 잔디, 눈 그리고 나무를 최적의 색감으로 저장합니다. 뛰어난 영상을 손쉽게 다루기 위해 DJI Fly라는 전용 앱까지 새로 개발되었습니다.
매빅 2보다 낮고 매빅 에어 보다 좋은 성능으로 예상했던 매빅 에어 2의 사양은 기대 이상입니다.
매빅 시리즈 중 가장 상위 기종인 매빅2와 비슷한 사양입니다. 비행시간과 카메라 성능은 매빅 2보다 뛰어납니다. CMOS 센서의 크기는 매빅 2 줌보다 큽니다. 매빅 2보다 떨어지는 사양이라고는 최고 비행 속도와 측면과 상 측에 충돌 방지 센서가 없다는 점뿐입니다. 매빅 에어와 같은 사양은 비행 속도뿐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매빅 에어와 같은 990,000원입니다.
다양한 크기의 드론 라인업을 완성한 DJI는 언제나 상위 기종의 사양을 넘지 않는 드론을 출시했습니다. 새 드론이 기존 드론의 판매를 방해해서는 안 되니까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최대 해상도인 8K는 특정 모드에서만 동작하고, 주변 항공기의 상황을 모니터 할 수 있는 ADS-B(Automatic Dependent Surveillance-Broadcast)는 DJI의 약속과 달리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조종기는 반갑지만 HDMI 영상 출력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DJI의 FPV 고글도 연결되지 않지요. 하지만 이 모든 아쉬움은 가격으로 용서가 됩니다.
스파크에서 진화한 매빅 미니, 매빅 에어에서 진화한 매빅 에어 2 그리고 다음에 기대할 수 있는 새 매빅은 매빅 3가 될 테니까요.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선물이 필요한 계절입니다. 드론은 푸른 여름의 하늘과 가장 잘 어울리는 선물입니다. 어떤 드론보다 착한 사양의 매빅 에어 2지만 그래도 조금 가격이 부담스럽다고요? 매빅 에어 2의 팀킬 성능으로 매빅 에어도 단종되지 않을까요? 그전에 더 큰 폭의 할인이 있을지도 모르고요. 매빅 에어 콤보 모델은 세일에 들어갔습니다.
매빅 에어도 좋은 드론입니다. 하지만 매빅 에어 2의 성능은 지나치기 힘드네요. 매빅 에어 2의 판매가 시작되는 날은 5월 11일입니다. 이제 기다릴 것은 지갑이 다시 차는 월급날입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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