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방역, 코로나에 대응하는 드론의 또 다른 활용법
코로나와 함께 떠오른 드론방역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끝나지 않고 아직까지도 우리의 일상 속에 남아 여러모로 불편함을 주고 있습니다. 확산세가 한풀 꺾이고, 길고 길었던 코로나19 사태가 조만간 종식될 거란 사람들의 기대감이 무색해 질만큼 끈질지게 우리 곁을 맴돌고 있죠. 결국 계절이 두 번 바뀐 지금까지도 지역단위의 확진자 발병 사례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계속해서 우리는 긴장감과 재유행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로 자주 들었던 말은 ‘방역’이란 단어였습니다. 개인에서부터 단체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활동규모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역수칙과 방법을 고안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과 관련하여 방제드론은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항공방역 장비로 사용되며 톡톡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농업용 드론을 방역 작업에 투입하다
농작물 병해충 방제나 가축 사육에 있어서 조류독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같은 가축 전염병 방역 작업을 위해 과거에는 주로 사람이 손수 소독약을 뿌리거나 차량을 이용한 지상방제 작업을 진행했다면 근래에는 헬기나 드론을 이용한 항공방제작업을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방제드론은 적은 인력으로 돈과 시간을 절약하여 넓은 지역의 방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또한 자율비행을 통해 모든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편리성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작업으로 한계가 있는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방제·방역작업은 헬기나 드론을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산림항공본부가 ASF 차단을 위해 DMZ·민통선 항공 방역에 사용한 헬기. 사진=산림항공본부
드론을 활용하여 AI 차단 항공 방역을 실시한 군산시. 사진=전북일보
비료 살포 등 농작물 재배 뿐만 아니라 병해충 방제 활동에 드론의 활용성과 효율성이 커지고 있음에 따라 농업 분야에서 드론이 점차 필수적인 장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농업기술센터 같은 곳에서는 3,4월 농번기 시즌에 맞추어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드론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최근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에서는 항공헬기를 이용해 국립공원 경계지역 1000ha를 대상으로 재선충병에 대한 항공방제를 실시했습니다. 드론은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에 비해 비용면에서 훨씬 저렴하며, 교육만 받고도 운용할 수 있어 항공기가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는 모든 분야에 드론이 도입될 수 있습니다.
농업인 드론교육을 실시하는 문경시농업기술센터. 사진=경북일보
방제가 필요한 논밭, 과수, 원예, 산림 뿐만 아니라 레져스포츠 분야에서도 드론이 이용됩니다. 골프장에서도 코스 관리 차원에서 잔디 건강 유지에 방제작업이 필요한데, 골프장관리 전문업체같은 곳에서는 각 업체만의 드론 방제 기술을 개발하여 골프 코스 내 방역 작업에 적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방제드론의 활용을 고려하고 있는데, 최근 5월 5일 프로야구 무관중 개막을 시작한 국내와 달리 아직 개막조차 하지 못한 미국에서는 한 기업이 경기장 내 소독을 위해 드론을 활용한 방역 방법을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베스트그린텍의 방제드론. ‘페어링 기술’을 적용하여 조종기 하나로 2~3대를 동시 운용하며, 파5홀의 방제작업을 20~30분 안에 끝낼 수 있다. 사진=베스트그린텍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지역에서 학교, 관공서 등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드론방역 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시간·인력 동원의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고, 광범위한 구간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방역할 수 있는 항공방역의 방법으로 드론을 이용한 것입니다. 실내는 인력으로 방역을 하지만 건물 외부나 외곽 지역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드론을 이용하여 약제를 쉽게 살포할 수 있어 방역 사각지대 해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드론방역 활동은 직접적인 방역 효과도 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 해소와 침체된 사회적 분위기 개선 등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기대 효과를 제공합니다.
최근 충북지방경찰청 폴-드론팀에서도 코로나19의 확산방지 및 기관·개인 위생에 대한 방역대책으로 청사 외부 등에 드론을 이용한 공중방역을 실시했습니다. 신속한 방제·방역의 효율성이 입증된 방제용 드론을 충북청 협약업체 및 방제 관련 업체들의 협조를 받아 이용한 것인데요. 경찰서와 지구대 등에 공중방역을 실시하여 경찰관서에 출입하는 민원인 및 직원들의 건강권 향상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농업용 드론. 아그라스 MG-1
충북청에서 사용한 드론 기체는 DJI사에서 개발한 아그라스 MG-1 기체입니다. DJI사의 첫 농업용 드론인 아그라스 MG-1은 10L 용기에 최대 10kg의 약제를 싣고 이륙해, 10분에 4,000~6,000m2(약 1200~1800평)을 분사할 수 있습니다. 이 기체는 사람의 손 작업에 비해 40~60배, 시간당 작업능력은 26,000~40,000m2이라는 방제작업 스펙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나라에서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공중보건을 위해 해당 기체를 투입하여 드론 방역을 실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사진=DJI
MG-1 기체는 총 8개의 프로펠러(로터)로 안정된 비행 능력을 갖췄으며, 모터 하단에 위치한 노즐이 로터 하강 기류를 이용해 약제를 고르게 분사한다는 장점을 지녔습니다. 뿐만 아니라 드론의 속도에 따라 분사량을 조절하는 기능과 마이크로웨이브 레이더가 기체 아래 지형을 실시간 감지(스캐닝)하면서 지형 높낮이에 따라 최적 분사량을 조절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기체는 팔 부위를 접을 수 있어 기체의 보관 및 운반이 편리합니다.
사진=DJI
MG-1은 ➀자동 모드(Smart moed), ➁반자동 모드(Assisted mode), ➂매뉴얼 모드(Manual mode) 총 3가지의 비행 모드를 제공하여, 사용자가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분사액 고갈이나 배터리 잔량 부족으로 인해 비행이 중단되어도, 기체의 비행 기록을 저장하여 문제 해결 이후 ‘아까 그 자리’에서 바로 작업을 진행하도록 하는 인텔리전트 메모리(Intelligent memory) 기능이 있습니다. 농촌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우리나라의 농업 분야에서는 농업용 드론을 운용하는 주 사용층이 고령자이기 때문에 비행안정성 및 운용방식의 간편성이 중요시 요구되고 아그나스 MG-1의 이러한 면이 강한 장점으로 어필될 수 있겠습니다.
국내외 많은 업체에서 방제드론 등 산업용 드론을 개발하고 출시하고 있지만, 실제 저희가 드론방역 활동에 사용했던 DJI사의 아그라스 MG-1을 예로 방제드론의 활용 사례들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 중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드론산업. 농업을 비롯한 각종 산업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해, 경찰 치안활동에서부터 응급의료·소방관제로까지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는 드론은 코로나19 방역에도 활용되며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소방 장비 생산 기업, 로젠바우어의 최신 소방 차량에 탑재된 DJI 드론. 사진=DJI
충북청에서는 드론방역 이전에 폴-드론팀이 보유하고 있는 드론 열화상 카메라(XT2)를 청사 내 1층 및 지하 출입구에 설치하여 직원 등 청사 출입 인원에 대해 발열 체크 활동을 실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값비싼 열화상카메라를 구매하는 대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드론 장비를 통해 방역활동 및 발열 체크 등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하여 다양하게 활용함으로써 예산 절감의 효과를 가져왔고, 해당 업무의 신속성 및 효율성까지 갖추어 어느 현장에서나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WRITER 이단비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핵심인 드론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하여 현재 드론을 경찰업무에 활용하기 위하여 연구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폴드론아카데미) 일원으로 경찰 실종자 드론수색업무를 하고 있으며 경찰업무 중 과학수사 분야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ldb8965@naver.com
폴드론아카데미는 전원 현직경찰관들로 구성되어 활동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로, 드론을 활용하여 효율적인 치안업무의 도움을 주고자 연구하는 경찰 내 현장학습동아리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