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손들이 즐거워지는 드론 꾸미기
드론은 어린이나 어른이나 모두에게 즐거운 물건입니다.
드론은 바람에 맞서 날아오르던 연 만큼 누구에게나 가까운 물건이 되었지만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빙글 뱅글 돌아가는 프로펠러로 하늘을 날아오른다는 생각도 기발하지만
그 프로펠러를 여러 개 사용해 보자는 생각은 더 기묘했으니까요.
그러니 여러 개의 프로펠러로 비행하는 지금의 드론은 과학자나 공학 덕후들의 장난감이었습니다.
드론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최강의 드론 회사 DJI의 창업자 왕타오 역시 드론 덕후 였다고 하니까요. DJI와 수많은 드론 회사들이 더 비행하기 쉽고 더 완성도 높은 드론을 만들어 준 덕분에 지금은 누구나 손쉽게 비행을 경험할 수 있지만 여전히 드론은 천재와 괴짜 그리고 덕후를 만나게 됩니다.
드론은 기계, 전기, 전자 그리고 전파까지 다양한 공학 기술이 모여 만들어집니다. 그러니 금손을 가진 덕후들이 DJI의 인스파이어를 가지고 싶어
드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상상을 손끝으로 이룰 금손이 참 부러운 법입니다. 그래서 오늘 나눌 이야기는 드론이 더 즐거워지는 금손들을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여러분의 금손력을 측정해 보세요.
막 언박싱을 끝내고 어떤 바람도 흘릴 듯 매끄러운 보디를 자랑하는 드론은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합니다. 첫 비행을 위한 배터리 충전을 기다리는 시간조차 설레지요. 하지만 충전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의 뽀송한 드론이 어딘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드론을 날리기 위해 모처럼 찾은 공원에서 나와 똑같은 드론을 만나도 마음속 깊이 숨었던 아쉬움이 드러납니다. 내 드론은 다른 사람의 드론과 달라야 하기 때문이지요. 대량으로 생산되는 스마트폰조차 나의 개성을 표출할 셀 수 없이 다양한 케이스가 있으니 말입니다.
이제 조종 솜씨만큼 개성 넘치는 나만의 드론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스킨으로 늘어난 무게가 비행시간에 영향을 주는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스킨을 붙일 수전증 없는 정교한 손놀림입니다.
개성 넘치는 스킨은 드론을 즐기는 금손의 입문 코스입니다. 이 정도는 즐기셔야 합니다. 도전에 앞서 수전증을 누를 명상을 권합니다.
스킨으로 드론의 개성을 올렸다면 이제 금손을 빛나게 할 LED를 더해볼 시간입니다. 물론 LED 하나 없는 드론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부품 구입부터 조립 그리고 설정과 튜닝까지 직접 손봐야 할 레이싱 드론에게 빛나는 LED는 금손의 입문 코스입니다.
레이싱 드론의 LED는 비행 제어 소프트웨어인 베타플라이트(Betaflight)에서 원하는 순간 빛나도록 설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LED 튜닝은 레이싱 드론만의 즐거움이 아닙니다. 촬영용 드론도 LED가 더 있으면 더 빛나지요.
해가 떨어진 후 비행하면 안 되는 우리나라에서 야간 비행을 위한 화려한 LED가 무슨 소용이냐고요? 게다가 인두에 납을 녹여 LED를 연결하는 솔더링(Soldering) 기술은 초등학교 때 이미 마스터했다고요? 조금 금손 난이도를 높여
원하는 곳에 LED를 넣을 수 있는 레벨의 금손이 된다면 드론은 훨씬 즐거워집니다. 이제 드론 조종기 배터리를 꺼내지 않고
과감함까지 배울 수 있습니다.
내가 만든 드론을 내가 원하는 데로 만들 수 있는 금손이라면 남이 완성한 물건까지 내 입맛에 맞게 손대봅시다.
액션 카메라의 원조 고프로는 드론이 사랑하는 카메라지만 드론만을 위한 카메라는 아닙니다. 어떤 충격에도 견디는 두꺼운 케이스의 방수 능력은 반갑지만 물을 견디기 힘든 드론에게는 과하게 호사스러운 능력입니다. 이미 드론이 무겁게 가지고 있는 배터리를 액션 카메라를 위해 별도로 가지고 있는 것도 맘에 들지 않고요. 금손이라면 이런 불만을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필요 없는 것은 모두 제거합시다.
갑옷과 액정화면 그리고 배터리까지 모두 버려 과감한 다이어트에 성공한 고프로에
이대로는 불안한 고프로에게 가볍고 산뜻한 새 옷을 선물하면
이제 29g의 무게만 감당할 수 있다면 어떤 드론도 고화질의 영상을 담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드론이든 내 맘대로 만들 수 있는 금손이 인증됩니다.
난이도 별점 3개 이상의 금손이라면 어떤 드론도 아쉽기 마련입니다. 좀 더 안정적인 호버링을 위해 프로펠러의 양력을 안쪽으로 집중시키는 구조의 드론이 떠오르거나 전혀 다른 형태의 드론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상을 실물로 만들어줄 3D 프린터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3D 프린터로 프로펠러까지 만들 수 있는 요즘
하지만 남이 설계한 드론으로 만족해서야 금손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이제 나만의 드론을 직접 설계할 때입니다. 3차원 설계를 돕는 다양한 3D 캐드 프로그램 덕분에 이제 고민해야 할 것은 드론에 필요한 부품의 크기와 비행에서 발생하는 힘과 이 힘을 견딜 재질 그리고 진동과 충격으로 응력이 집중되는 곳은 없나 조금만 신경 쓰면 됩니다. 거기에 유한 요소 분석(Finite element analysis)까지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물론 빠른 속도로 비행할 때 발생하는 공기의 흐름이 드론을 잡아당기지 않도록 유체 역학을 약간의 고민을 더 하시면 충분합니다.
기능보다 디자인이 중요한 금손에게도 3D 프린터는 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강화된 팔 근력은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애써 만든 드론이 추락으로 부서지면 어쩌냐고요? 다시 팔을 강화시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거지요.
아무리 금손이라도 드론 한 대에 담긴 수많은 개발자의 고민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는 없을지 모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최선을 다해 만들 드론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볼 수 없어 아쉬울 뿐이지요. 그럼 드론을 투명하게 만들면 됩니다. 여기에는 소박한 화학 지식에 금손의 도움이 더해지면 됩니다. 일단 드론을 조심스럽게 분해합니다.
투명 수지가 들어갈 구멍을 준비합니다. 이것으로 틀을 만들면 됩니다.
틀을 적당히 나눠 원래 드론 커버를 꺼내세요. 중요한 건 틀이지 드론 커버가 아니니까 오리지널 커버는 부서져도 상관없습니다. 나누어진 틀을 다시 조립합니다. 그리고 이 틀에 투명 수지를 넣어주세요. 수지가 들어가는 반대 방향은 바람이 나올 구멍이 있어야 빈 공간 없이 잘 만들어집니다. 물론 공기방울이 생겨도 곤란합니다. 수지가 굳은 다음 틀을 제거하면
꼭 투명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틀이 망가지지 않았다면 얼마든 새로운 커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금손의 드론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비행이라는 복잡한 행위를 막대기 2개로 조종하는 것이 충분할까요?
그래서 진짜 헬리콥터의 조종과 비슷한 구조의 드론 조종기도 있었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출력을 조정하는 스로틀을 엄지로 조작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요(Yaw) 회전을 위한 페달도 없으니까요. 없으면 만들면 됩니다. 금손이니까요.
드론이 앞뒤, 좌우로 기우는 조종을 하는 짐벌은 길게 연장해서 조종대로 만들고 스로틀 다이얼은 레버에 연결해 출력을, 요 다이얼은 페달에 연결하세요.
남은 건 장시간 비행에도 피로가 쌓이지 않을 편안한 의자와 테이크아웃 커피를 즐길 컵홀더뿐입니다.
드론의 움직임은 느낄 수 없으니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요?
이제 더욱 실감 나는 드론 조종실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너무 복잡하다고 느끼는 금손이시라면
금손에 덕후들이 드론에만 모여있지는 않겠지만 드론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금손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취미 레저용 드론의 원형이 그렇게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드론을 제어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는 오픈 소스를 통해 덕후들의 금손을 거쳐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드론의 금손들은 이렇게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고 기술을 나누어 서로 발전하는 메이커 무브먼트(Maker Movement)와 닿아 있습니다.
이 놀라운 작품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끄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발전한 기술은 처음은 소박해도 발전의 가능성은 가늠할 수 없습니다. 금손들이 만든 드론의 원형이 4차 산업혁명을 여는 기술로 각광을 받게 될 줄 금손들도 상상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여러분은 난이도 별점 몇 개까지 소화할 수 있는 금손의 소유자이신가요? 숨은 능력을 드론과 함께 푸른 하늘로 날려보세요. 우리의 미래는 드론과 하늘이 닿는 그 끝에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