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lrc의 저렴한 3축 짐벌 드론
많은 것들이 점점 저렴해지고 있습니다. 저렴해지기는 내 지갑도 마찬가지인데 무슨 소리냐고요? 물론 세상 모든 것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공산품, 특히 컴퓨터는 믿기 힘들 정도로 저렴해졌습니다. 20년 전인 2000년에 USB 메모리가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최고의 사양을 자랑하던 USB 메모리의 용량은 자그마치 128MB(메가 바이트)였지요. 얼마였는지 아시나요? 놀라지 마세요.
천 배가 넘는 128GB(기가바이트) USB 메모리 카드의 가격은 요즘 2만 원이 넘지 않습니다. 물론 요즘도 128TB(테라바이트) 용량이라면 다시 놀랄 만큼 비싸지만 기술이 발전하기를 조금만 더 기다려볼 만하지 않을까요?
새로 나온 드론의 성능은 작년의 나온 드론을 초라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가격은 비슷하거나 더 저렴하지요.
DJI의 새 드론 매빅 에어 2는 DJI의 대표 드론인 매빅2보다 저렴하지만 더 뛰어난 성능으로 출시되었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에 만 해도 고가의 드론에만 적용되던 기술이 이제는 저렴한 드론에서도 만나게 됩니다.
그러니 본격적인 촬영 드론의 상징인 기계식 짐벌도 용돈을 조금만 쥐어짜면 어찌어찌 경험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합니다.
협산의 지노 2라면 30만 원대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떤 드론이든 만드는 이신(Eachine)의 EX4 드론은 20만 원대입니다.
하지만 우리 가난한 지갑의 건강을 고민하는 드론은 더 있습니다. 오늘 만나볼 드론은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도전해 볼 만한 ZLRC 드론입니다. 지갑을 준비해 주세요.
SG907 드론을 아는 사람은 두 종류입니다.
DJI의 매빅이 이렇게 저렴한가 싶어 놀란 사람과 순수하게 이 드론이 궁금해서 찾은 사람입니다. 언제 주문했는지 기억력을 시험한다는 직구로 구매한다면 5만 원대에도 만날 수 있는 드론입니다. 저렴한 드론인 만큼
상하로 움직이는 카메라의 해상도는 4K나 됩니다. 바닥을 향한 카메라는 옵티컬 플로(Optical Flow) 기능으로 드론이 제자리를 유지하도록 합니다. SG907의 기묘함은 더 있습니다. 매빅과 비슷한 팔이 접히는 폴딩 구조에
팔로미(Follow Me) 기능이나 리턴홈(Return Home) 같은 다양한 자동 비행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4K 해상도를 가진 카메라지만 짐벌 없이 가벼운 드론 SG907은 자동 비행 기능이 돋보입니다. 자동 비행 기능을 경험하기에 가장 저렴한 드론입니다.
누가 봐도 DJI 드론과 닮은 것이 마음에 걸렸던지 ZLRC의 다음 드론은 다른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돌아왔습니다.
디자인과 특허의 너그러워도 너무 너그러운 중국답게 너도 나도 매빅을 닮다 보니 너무 흔한 디자인이 되어 더 이상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어째서인지 SG907의 상위 기종이 더 낮은 숫자의 SG906이 되었는지는 사연은 알 수 없지만
GPS 센서를 이용한 다양한 자동 비행 기능도 그대로입니다. SG907과 기능이 동일합니다. 하지만
BLDC 모터는 베어링 외에는 물리적으로 부딪히는 곳이 없어 높은 신뢰도를 가집니다. SG907은 BLDC 모터의 높은 출력 덕분에 야외에서도 바람 걱정 없이 비행을 즐길 수 있는 드론입니다. 18분이던 비행시간도 최대 25분으로 대폭 늘었습니다. 카메라도 2가지입니다.
10만 원대로 만날 수 있는 SG906는 BLDC 모터 덕분에 좀 더 높은 곳의 항공 영상을 촬영을 선사합니다. 800m의 비행 거리는 전에는 가본적 없는 고도를 경험하게 합니다. 물론 짐벌 없는 카메라는 바람에 드론이 휘청거릴 때마다 함께 흔들리지만 SG907을 지르고도 아직 여유로운 지갑을 생각하면 이 정도 단점은 인정할 수 있지요. 하지만 SG906의 최대 단점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영상은 스마트폰에 담깁니다. 영상이 전송되는 최대 거리는 350m입니다. 이 범위를 넘어서면 드론이 촬영한 멋진 풍경을 저장할 방법이 없습니다. 비행 거리 800m의 강점이 함께 사라졌습니다.
하나씩 늘어나는 기능과 저렴한 가격이 특기인 ZLRC의 SG 드론 시리즈는 ‘프로’라는 이름과 함께 새롭게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드론의 움직임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기던 카메라를 대신해서
영상의 해상도는 SG906과 동일하지만 짐벌이 주는 안정감은 해상도마저 높게 느껴집니다. 촬영한 영상은 50배까지 확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미 촬영한 영상을 화면만 크게 확대하는 디지털 줌이긴 하지만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스마트폰의 GPS 정보를 기준으로 따라오는 팔로미 기능도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스마트폰 화면으로 전송되는 실시간 영상은 비행 거리뿐만 아니라 비행 환경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무선 인터넷이 발전한 우리나라에서는 조금만 멀어져도 스마트폰에 화면은 알아보기 힘들게 일그러지지요. 그래서 영상 전송 능력이 드론의 비행거리가 됩니다. 하지만 SG906 프로는 전송된 영상 품질과 상관없이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해졌습니다.
다른 드론에서는 당연한 기능에 뭐 그리 호들갑일까 싶지만 SG906 프로는 직구로 구매한다면 2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항공 촬영 드론의 기본을 경험하기에 이보다 저렴한 드론은 만나기 힘듭니다.
ZLRC 드론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SG906 프로 2입니다.
ZLRC 드론의 저렴함의 비밀은 같은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SG906 프로 2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런 기능까지 경험할 수 있구나 놀라게 합니다.
사실 2축 짐벌은 DJI 스파크를 마지막으로 점차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안정적인 화면을 위해 2개의 축에 모터를 사용해도 다른 한 축이 흔들리면 그냥 흔들리는 영상이 되니까요. 모처럼의 기계식 짐벌이 아쉬운 순간입니다. 그러니 할 수 있다면 3개 축이 회전하면서 카메라를 고정하는 3축 짐벌이 최선입니다. SG906 프로 2의 최대 장점은 3축 짐벌에 있지요.
SG906 프로 2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같은 디자인을 하고 있어도
덕분에 비행시간도 25분에서 28분까지 늘었습니다. 비행시간은 비행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28분까지 비행하기는 무척 힘든 일이지만 최대 25분이라는 SG906 프로보다는 더 긴 비행을 보장하겠지요.
GPS, 3축 기계식 짐벌 카메라, 안정적인 호버링을 위한 플로 센서(Optical Flow) 그리고 드론에 영상을 저장하는 메모리까지 항공촬영을 위한 기본 구성이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물론 800m 영상 전송은 아주 이상적인 상황에서나 가능하고 충돌 방지 센서 같은 기능은 없이 모든 안전은 파일럿의 몫인데다가
짐벌이 드론의 진동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해 영상이 젤리처럼 몽글몽글해도
SG906 프로 2의 매력은 무뎌지지 않습니다. 직구로 구매한다면 환율을 고려해도 20만 원대 초반, 쿠폰과 할인 신공을 동원하면 10만 원대도 만날 수 있으니까요.
대륙의 실수라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중국의 낮은 가격의 부품 공급과 대규모 생산 능력으로 높은 사양을 가진 저가 제품을 묘사할 때 사용하는 말이지요. 촬영 드론이 갖춰야 할 기본 기능을 모두 갖추고도 다른 어떤 드론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는 ZLRC 드론에 우리는 대륙의 실수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을지 모릅니다.
GPS를 가진 최저가 드론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ZLRC는 이제 3축 짐벌을 가진 최저가 드론으로 조용한 호버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종기와 드론의 연결이 끊어지거나 엉뚱한 좌표를 읽는 GPS가 드론을 엉뚱한 곳으로 이끈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이런 고질적인 문제는 SG906 프로 2에서도 종종 발견되고는 합니다.
그래서 차라리 가장 비싼 드론을 구입하는 게 가장 돈을 절약하는 방법이라고도 하지요. 하지만 가볍게 드론을 만나고 싶은 분에게는 ZLRC는 최적의 드론이 아닐까요? ZLRC 드론이 기능과 최저가 그리고 안전까지 모두 잡은 드론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른 건 몰라도 ZLRC 만큼 내 지갑의 건강과 등짝을 염려하는 드론은 드물 테니까요.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