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도입되는 드론 택시
제주특별자치도가 세계적인 ‘드론 메카’를 꿈꾸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제주 하늘을 열다> 행사의 개막은 그 대장정의 첫걸음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제주 드론 비전 선포 및 UAM 제주 실증’으로 용약된 이 행사의 주요 내용은 ①제주 드론 발전방향 비전 선포, ②2020년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성과 공유, ③탑승용 드론 활용, 제주환경 Air Tour Service 및 신교통수단 시범 실증, ④실증 드론 전시 및 체험 등으로 요약된다. 이는 미래의 드론 비전을 선포하고, 미래 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선언한 것으로, 드론 택시 상용화 서비스와 함께 제주항공모빌리티 구축 등을 제시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드론 특구’를 넘어서 세계적 ‘드론 메카’로 발돋움하는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위치한 섯알오름 주차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선포식에서 특히 강조된 점은 “드론을 중심으로 첨단기술이 집약된 미래 신산업 생태계를 제주에서 조성해 대한민국과 세계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제주의 포부였다. 제주는 드론 규제 샌드박스로서 태양광 드론을 포함한 친환경 드론을 이용해 다양한 드론 실증을 해나가면서 드론 메카를 조성하기 위해 전진하는 중이다.
특히 제주는 복잡한 도심, 산악지형과 바다에 둘러싸인 환경, 여러 부속섬, 거센 바람, 사시사철 따뜻한 기후 등 다른 지역과는 완전히 다른 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다양한 드론 테스트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두드러진다. 이는 곧 드론 실증사업에 제주도가 최적지라는 주장에 대한 설득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통신환경, 기상조건, 소음의 주민 수용성까지 포함해 제주에서 드론 안전성을 확보하고, 합리적인 제도 설정 및 운항기준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제주에서부터 노력하겠다는 다짐이 이어졌다. 제주는 2025년 정부의 로드맵에 따라 드론택시 상용서비스가 도입되면 제주 특화모델 제주항공모빌리티를 구축해 많은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주도 정부 로드맵에 발맞춰 드론산업 조례 제정과 육성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향후에는 이동 약자들도 한라산 백록담과 먼 바다 마라도까지 드론택시를 타고 관광하며 미래 산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지역기업의 참여와 지역 인재 육성, 창업, 연구개발에도 적극 지원해 나간다는 구상을 마쳤다.
드론택시에 대한 실증은 서울과 대구에 이어 세 번째로 추진된 것으로, 제주 지역에서도 중국 이항사의 2인승급 기체를 활용해 실증이 이뤄졌다. 섯알오름 주차장을 출발해 가파도로 향하는 바다 위 상공을 누비고 송악산을 거친 후 섯알오름 4・3 유적지를 지나 주차장에 다시 착륙하는 경로로, 약 5㎞를 7분간 비행하는 코스로 진행됐다. 첫 비행이었던 만큼 안전성을 감안해 사람이 실제 탑승하지는 않았지만, 제주를 상징하는 돌하르방과 제주캐릭터 인형인 꼬마해녀 몽니 등을 싣고 비행에 나섰다. 실제 사람이 탑승할 것에 대비하기 위해 성인 남성 평균 몸무게를 넘는 80㎏의 물품이 실렸다.
제주도는 제주형 뉴딜로 코로나19와 기후위기에 대응하면서 미래 청정산업생태계를 만들고, 현안을 해결하는 중이다. 섬 지역 여건상 교통·폐기물·환경문제 등 삶의 질 관심도가 증가되는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와 드론, IoT 등 4차산업 혁명의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민생 문제와 현안을 해결하는 디지털 뉴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주 실증에서는 향후 드론택시의 활용 수요를 고려해 부속섬인 가파도를 향하는 교통수단으로서의 가능성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촉매제의 역할을 검증하는 첫 비행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보다 앞서 2020년 6월에 제주는 주유소 기반 드론 유통 물류배송을 시연하는 행사를 열어, 공공, 민간, 산업, 정부 영역의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하고 실증시험과 정책 반영 등을 통해 드론 산업의 활성화와 기술 증진을 도모해나가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제주도가 드론을 활용해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있는 사례를 공유하며 한국형 도심항공교통산업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국내 기체는 현재 개발 단계중이다. 이번 실증에는 빠른 도심항공교통 상용화와 확산에 대비해 외국 기체를 활용해 환경 분석, 관련 법 제도, 실증 노하우 등을 축척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향후에는 중앙정부 및 국내기업과 협력해 제주항공모빌리티(JAM) 특화모델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 드론 특별자치도, 드론 메카로 비상하여 제주 하늘을 열다”라고 외치며 제주 드론 비전을 선포한 이날 선포식에 앞서 제주도는 사전 드론 실증 비행을 2회 실시했는데 이를 모두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미래 제주 항공교통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날 실증 행사에서는 2020년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마무리를 앞두고 제주 현안해결을 위해 진행했던 사업들을 공유했으며, 그동안 실증에 나선 드론을 전시하는 체험관도 운영해 도민과 관광객이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제주도는 그동안 무인드론을 활용해 모니터링, 공간정보 기반 탐지, 물류배송 사업들을 진행하며 다양한 실증시험에 도전해왔다. 2019년에는 영어교육도시와 올레길에서 범죄를 예방하고 길을 안내해주는 안심 서비스 실증사업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에는 제주 최대 도심인 누웨마루 거리에서 105회 비행에 성공하는 기록을 남겼다. 2019년만 해도 7시간 이상 연속 비행에 나서던 태양광 AI드론이 2020년에는 32시간 동안 실증 시험에 성공하며 비행금지구역을 제외한 해안선 147km를 1회 비행으로 완주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송악산 인근과 구좌읍 월정리 해변 대상으로 전파맵 구축도 완료했다.
또 소방본부와 협업해 수소드론을 활용해 고도 1500m인 한라산 삼각봉 대표소에 응급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수소드론을 활용해 36회 시험 비행을 진행하고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를 적용함으로써, 제주지역 6개 월동작물의 수급량도 예측하고, 이를 통해 과학적인 농업 정책을 추진하고, 농산물 수급 안정화도 도모하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공급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자 2020년 4월 마스크 판매처가 없는 가파도, 비양도, 마라도 등 부속섬 주민들을 위해 드론으로 공적마스크를 배송하는가 하면 6월에는 비대면으로 도내 초등학교와 펜션에 편의점 도시락을 배송하는 시연행사를 진행한 바도 있다.
드론택시는 여객기나 헬기보다 이동거리는 짧지만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미래 혁신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 동력을 활용해 탄소배출이 없어 친환경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제주지역에서는 도심의 교통 체증을 해결하고, 부속섬을 왕래하는 신교통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케이블카나 해중전망대 등을 대체할 수 있어 친환경적으로 도내 주력산업인 관광산업을 뒷받침할 수도 있다. 복잡한 도심, 고도의 산악환경, 바다 위 상공, 유인 부속섬 등의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전 세계 드론산업의 발전을 위한 테스트 환경에도 적합하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앞으로 드론산업 조례 제정과 육성계획 수립을 준비하고 있으며, 드론특별자유화구역 조성 등을 위해 내년도 예산으로 14억 원을 편성한 상황이다. 아울러 국내 공공기관과 협력해 공공서비스 분야 드론 개발과 함께 도민과 함께할 수 있는 드론 공원 및 레저 스포츠 개발도 계획 중이다.
제주의 도심항공교통 실증과 드론실증도시 구축 사업은 국토교통부와 항공안전기술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드론실증도시 컨소시엄사 간의 긴밀한 협업이 바탕이 됐다. 제주는 실증도시 참여 컨소시엄사인 유시스(USIS), 항공대학교, 이노팸,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올포랜드, 제이시스(JSIS), 에이미파이 등과 함께 제주도 내에 드론산업이 정착하고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창업 및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해외에도 수출할 수 있도록 판로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 UAM) 대표 수단으로 손꼽히는 드론택시가 제주지역 하늘길을 가를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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