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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련 자전거에 싣고

오늘도 달린다

by 빛방울

아버지의 시 한 편


<오늘도 달린다>


모든 시련 자전거에

철없이 힘없이 모르고 지난세월

주연도 조연도 아닌 엑스트라 젊은시절

자존심 하나로 용기와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친구와 추억 가슴에 담아 잊고 산 지난 세월

주마등 필름이 재생되는 황혼의 길목에서

먹고 차 마시고 웃는 모습 상상하며

멀리있는 형제자매 보고픈 친구들도

옆에 있는 이웃만 못하구나


서로 과거를 모르니 뻥치고 허풍수다

한잔에 인심내고 부담없이 헤어지고

미련없이 약속하고 자전거로 오늘도 달려본다


차를 따라잡아 추월도 해보고

여유롭게 옆도 보고 뒤도 보며

맑은 물에 먹이 찾은 철새도 보며

풍상 망상 날리며 인생팔십 달려본다

내일도 이 길을 달릴 수 있기를

주어진 오늘이 참 좋다


心友 落書



내일도 자전거에 몸을 싣고 달리는 아버지의 발길에, 자전거 바퀴에 언제나 응원하는 마음을 실어 보내본다. 달리는 길 위에 풀어놓는 이야기를 바람에게 전하고 들꽃에게 나누며 조금 더 가벼워진 발걸음을 신고 집으로 돌아오실 아버지.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셔서 언제나 감사하고 감사하다.


"오늘도 잘 다녀오세요,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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