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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밖 개구리

제4화 오늘은 보딩스쿨 합격자 발표날입니다.

by 구아바와의사


오늘은 대부분의 시니어 보딩스쿨 합격자

발표가 나는 날이었다.

아는 지인의 아들이 떠올랐다. 그는 국제학교에서 성적 상위 1%에, 골프와 하키 등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친구였다. 그런데도 그는 본인의 성적보다 낮은 수준의 보딩스쿨에 지원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주니어 보딩스쿨을 졸업하지 않으면, 탑 보딩스쿨에 입학하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덜컥 겁이 났다. "아직 2년이나 남았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2년이 결코 긴 시간이 아니란 걸 직감했다. 답답한 마음에 몇 년 간합격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결과는 현실적이었다.


일단 몇 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일반적으로 주니어 보딩스쿨 출신 학생들이 시니어 보딩스쿨에 진학할 확률이 더 높다는 건 꽤 신뢰할 만한 가설이었다.


왜 그런지 더 깊이 들어가 보니,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1. 보딩스쿨 시스템에 익숙함


주니어 보딩스쿨(초·중등 과정)에서 이미 기숙 생활, 자기 주도 학습, 그리고 다양한 과외 활동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시니어 보딩스쿨(고등 과정)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독립성, 시간 관리, 학업 스트레스 관리에 더 잘 적응하기 때문에, 처음 보딩 환경을 접하는 학생들보다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다.


2. 시니어 보딩스쿨과의 강력한 네트워크


많은 주니어 보딩스쿨은 유명한 시니어 보딩스쿨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학교 간 추천 시스템이나 전용 입학 설명회가 있을 정도다. 예를 들어, Phillips Academy Andover나 Choate Rosemary Hall 같은 학교들은 주니어 보딩스쿨 출신 학생들의 성장을 믿고, 꾸준히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편이다.


3. 전문적인 입시 준비 시스템


주니어 보딩스쿨에서는 시니어 보딩스쿨 입시를 위한 SSAT, TOEFL 등 시험 준비는 물론, 인터뷰와 포트폴리오 관리까지 철저하게 지원한다. 이 부분에서 일반 국제학교나 현지 학교 학생들은 따라가기 어려운 구조적인 차이가 생긴다.


그렇다고 국제학교 출신 학생들에게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강력한 스포츠 특기, 독창적인 예술 포트폴리오, 남다른 창업 경험 등 자신만의 강점을 극대화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중요한 건 남은 기간 동안 어떤 준비를 하느냐는 것이다.


지금 느끼는 불안은 어쩌면 더 빨리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시간이 많지 않다면, 더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면 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바늘구멍은 충분히 통과할 수 있을 테니까.


국내에서 시니어 보딩스쿨 입학한 학생들, 부모님들 그동안 너무 고생 많으셨을 거다.

"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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