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바르단! 드디어 플리트비체에 도착했어. 여기 얼마나 오고 싶었다고!!ㅋ
아침부터 기대감에 부풀어 버스에 탔어. 자그레브에서 플리트비체에 가는 버스는 비성수기라서 하루에 세 대 뿐이었어. 어찌 되었건 아침 첫 차를 타고 플리트비체로 향했지. 자그레브에서 그리 멀지 않더라고. 버스로 2시간 정도를 달려서 도착했어.
플리트비체를 여러 날 머물면서 트레킹을 많이 하는 사람도 있고,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더라고. 비수기여서 문을 연 숙박시설도 별로 없기도 하고 우리도 당일치기로 할까 하다가 플리트비체가 너무 좋아서 다른 데를 가고 싶지 않으면 어쩔까 싶어서 하루 숙박을 하기로 했어. 도착하는 날도 트래킹을 하고, 너무 좋으면 그다음 날도 트래킹을 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계획이었지. 비수기라서 숙박도 운영하지 않고 있는 곳이 많았는데, 둘째가 아주 좋은 민박집을 찾아왔더라고. (싸운 결과이려나..?ㅋㅋ)
플리트비체에 도착해서 지도를 보며 여러 트래킹 코스 중에 어느 곳으로 갈까 머리를 굴려보았지. 코스는 많았고 다 가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거든. 도착한 날은 비교적 쉬운 코스를 짧게 다녀오고 다음 날 좀 길고 오래 걸을 만한 코스를 가기로 결정을 하고 이틀 치 입장권을 사기로 결정했어. 하지만 입장권을 살 때쯤 우리는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어. 아직 비성수기라서 딱 하나의 코스만 열려있는 상태였던 거지. 하아... 비수기란 정말... 그래서 선택권이 없이 그 열려있는 코스를 걷기로 하고 입장권도 하루 것만 샀어. 최대한 즐기고 다음날은 일찍 버스를 타고 떠나기로 계획도 변경하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호수도, 배를 타고 바라보는 호수도, 걸으며 보이는 호수도 다 너무 멋있었어. 조금 더 날씨가 따듯했다면 주변의 나무들도 다 푸릇푸릇했을 텐데, 지금은 새순이 살짝 보일락 말락 하는 정도더라고. 온통 푸르를 때 한 번 더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 날씨가 좀 쌀쌀하긴 했어도 이 자연은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어. 나무에서 돋아나는 새순도 힘차게 흐르는 물도 폭포수도 이제 곧 봄이구나 싶은 느낌을 주더라.
배를 타고 반대쪽 호수로 갈 수 있었는데, 그곳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 가만히 누워있을 때는 햇살이 좋아서 따듯하기도 하고, 마치 피크닉을 나온 느낌이라 가방에 간식으로 가져온 간식을 꺼내먹기도 했어. 여름에는 물놀이도 하려나 싶었는데 우리한테는 그림의 떡이었지. 물이 차가워서 손만 담그는 정도였거든. 그래도 깨끗한 호수 물에 손을 담그니까 기분이 좋더라. 거기 앉아서 책도 읽고 사진도 찍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한참을 보냈어.
짧은 트래킹 코스였지만 많은 시간을 즐겁게 보냈어. 사진도 많이 찍고. 다른 트래킹 코스가 닫은 것이 너무 아쉬웠는데 막내가 그러더라. 자기는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성수기에 제일 비쌀 때만 여행 다닐 거라고.ㅋㅋ 비수기가 싼 것은 다 이유가 있다나.ㅋㅋ 웃겼어.ㅋㅋ 난 성수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비수기가 좋긴 한데 말이지, 문 닫은 데가 너무 많아서 아쉽기도 하고... 고민을 좀 해봐야겠어.ㅋ
코스가 하나만 열었다는 걸 미리 알았으면 숙소도 구하지 않았을 텐데, 어찌 되었건 숙소를 예약했으니 숙소에 짐을 풀고 좀 뒹굴거렸어. 비수기라서 그런지 숙소가 모여있는 동네도 리모델링이다 뭐다 해서 공사 소리만 간간히 들리고 사람은 없더라고. 그래서 그런지 더 고즈넉했어. 해가 질 무렵에는 평화롭기도 하고. 나는 동네 산책을 했고, 둘째는 여행 중에 어반 스케치를 연습한다며 그림을 그렸고, 막내는 집돌이답게 집에서 쉬더라. 창밖으로 보이는 침대보가 걸려있는 빨랫줄 뒤로 해가 지는 모습이 보였어. 그 모습을 보니 이 곳에서 숙박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2019. 03. in Plit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