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 만난 낯선 곳, 그 곳에서 며칠 혹은 몇 달을 보내고 내가 머문 여행지를 떠나 기차역으로 혹은 버스터미널로 혹은 공항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언제나 무겁고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짧은 기간동안 이 도시와 내가 만든 추억들이 스쳐지나 가면서 미처 해보지 못한 많은 것들이 기억 한 쪽에 자리잡는다. 언젠가 이 곳에 또 올 기회가 있을거라 생각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디딘다. 매 발자국마다 다음 번에 오면 저것도 해봐야지, 저기도 가봐야지 하는 막연한 약속을 남기면서 말이다.
막상 기차역이나 공항에 도착하면 짐을 챙기고 티켓팅을 하고 타는 곳을 찾는데 정신이 없어 그 기분을 잠시 잊었다가 자리를 찾아서 앉고 몸이 살짝 흔들거리며 출발하는 느낌이 나면 안도감과 함께 오는 아쉬움, 그리고 다음 목적지에 대한 기대감이 밀려온다. (다음 목적지가 설사 집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누군가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던가. 이별은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라고. 이것도 같다. 떠남은 새로운 출발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