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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유가 Mar 08. 2019

이탈리아 여행 #13. 끝

Italy in 2017.Sep

    밀라노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저녁 비행기였지만,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다른 나라를 좀 더 여행하다가 가는 것으로 비행기표를 바꾸었기 때문에 조금 일찍 일행들과 헤어져야 했다. 점심을 먹고 자유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탈 생각이었다.


    오전에 산 암브로시오 성당에 갔을 때 미리 다 작별인사를 했었기에 스리슬쩍 사라지려고 했다. 자유시간이 시작되자마자 사람들은 모두 마지막 쇼핑을 하러 흩어졌다. 다들 여행의 마지막 날이니만큼 기념품이나 선물을 사고 싶어 했다. 엄마와 이모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나는 일찍 공항에 가려고 했는데, 내 옆에는 삼촌과 가이드님이 남아있었다. 두 분은 고맙게도 점심은 먹고 가라며 나를 레스토랑으로 데리고 갔다. 가이드님이 자주 가는 곳이라며 아케이드 안의 2층짜리 레스토랑으로 들어가셨다. 거기서 나는 페스토 파스타를 하나 먹고, 가이드님과 삼촌은 커피를 한잔씩 하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캄파리 칵테일을 하나 시켜서 마셨다.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후로 많은 술을 마셨지만 아직 캄파리를 마셔보지 않은 것 같아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캄파리가 들어간 칵테일을 추천받아서 시켰다. 가이드님은 석양이 지는 하늘과 같은 색이라고 칵테일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셨다.


    나의 다음 목적지는 독일이었는데, 가이드님이 독일에서 한 번 더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빈말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 독일에서 꼭 만나러 가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후에 실제로 만났다. 그것도 여러 번.) 점심을 먹고 나와서 가이드님과 삼촌한테 인사를 하고 공항버스를 타러 갔다. 삼촌을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아 결국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다. 심지어 엄마도.ㅠ


    우리 여행 그룹의 단톡방이 있었는데, 여행이 끝난 후에도 사진을 공유하고 추억을 나누며 오래도록 여행의 여운을 즐겼다. 부쩍 친해진 그분들은 나에게도 한국에 도착하면 꼭 다시 보자고 하셨고, 한 달 반 뒤 한국에 도착하여 만났다. 그때 부부동반으로 오셨던 분들과 한 술집에서 부어라 마셔라 하며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우리가 같이 간 첫 유럽 여행이었기에 추억하고자 찍었던 사진들을 모아서 우리가 갔던 도시들 사진을 위주로 골라서 캘린더를 만들었다. 엄마한테 선물로 드렸더니 엄마가 이것을 삼촌한테 자랑을 했고, 다른 분들도 모두 알게 되었는데 다들 마음에 들어하셔서 결국 단체 주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또 추억이 하나 늘어가는 것 같다. 이 여행을 통해서 만든 추억과 만난 좋은 인연들이 소중히 남기를 바란다.




이번 여행의 여정

총 여행 기간: 9박 10일 (비행기에서의 1박 제외)

왕복 비행기표: 약 100만 원

현지 여행사 패키지: 약 2,150유로

가이드/기사/식당 팁: 약 200유로


패키지 비용에는 호텔, 식사, 입장료, 비행기를 제외한 이동수단 비용이 모두 포함이었다. 전세 버스를 이용하였는데 버스가 커서 편했다. 가끔 버스가 진입하지 못하는 좁은 길이 있어 불편함도 있었지만. 식사 때마다 마신 와인은 불포함, 자유시간에 따로 갔던 곳의 입장료도 당연히 불포함이다. 출발 전에는 패키지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호텔과 식사가 다 만족스러워서 가격 값을 하는 것 같아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쇼핑 뺑뺑이를 돌린다든지 팁을 너무 요구한다든지의 패키지에 대한 좋지 않은 리뷰를 많이 봐서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패키지도 제대로 된 여행사를 고르면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는구나 싶었다.


이탈리아를 가면 뭘 사 와야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나는 선물용 기념품을 위주로 고르는 편이다. 명품을 좋아한다면 아울렛에 가서 명품을 사면 된다. 나는 명품도 잘 모르는데, 아울렛에서 구매하신 다른 분들 사신 걸 보면 코치, 프라다, 베르사체, 훌라가 있었다. 정가와 비교하면 굉장히 싸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훌라가 예뻐 보였다. 그 외에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 마비스 치약: 치약계의 샤넬이라는데 나는 그 치약으로 양치하는 느낌이 별로여서 구매하지 않았다. 다른 분들이 기념품으로 많이들 사심.

- 산타 노벨라 크림: 피렌체 약국에서 파는 화장품이라는데 화장품에 관심 없어서 안삼.

- 가죽 제품: 피렌체에서 유명하다. 많은 분들에 피렌체에서 구매하셨으나 나는 베네치아에서 구매함. 다른 분들은 선물용으로 서류가방 같이 생긴 걸로 많이 구매하셨고 나는 크로스백으로 두 개 구매해서 생일인 친구에게 주었다. 그리고 겨울용 가죽 장갑 하나 엄마 선물로, 카드 지갑 여러 개를 친구들 선물로 구매했다.

- 유리 제품: 베네치아 무라노 섬에서 유명하다. 유리로 만든 다양한 상품이 굉장히 많다. 선물용으로 탁상시계, 가방 걸이, 동전 크기만 한 작은 보석함 몇 개를 샀다. 유리는 가방 안에서 깨질 것 같아서 큰 제품은 사지 않았다.

- 와인: 토스카나 지역에서 나온 것이 유명하다. 끼안띠가 이탈리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것이다. 와인은 한 병까지만 면세가 가능한데, 주류 관세가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한 병만 살 것을 추천한다. 그냥 나처럼 많이 먹고 오면 된다.

- 묵주: 아무래도 가톨릭의 나라다 보니 성당이 많고 성당마다 묵주를 팔고 있다. 이번 일행의 대부분도 가톨릭 신자여서 묵주를 많이 사심. 나는 이름만 등록된 무지렁이 신자지만 선물용으로 몇 개 샀다.

- 십자가: 십자가 종류도 많고 다양하다. 가톨릭 신자가 있으면 좋은 선물이 될 듯. 엄마가 특히 많이 사셨다. 맘에 드는 것이 보이면 일단 대여섯 개씩 사셨는데, 한국에 와서 하나씩 나눠주다 보니 모자라셨단다. 아무래도 성당을 다니시니 그런 것 같다.

- 그 외: 나는 그 외에 동화책 마음에 드는 것 몇 권과 선물용으로 머플러를 하나 그리고 철판으로 만들어진 장식품을 하나 나를 위해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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