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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an 22. 2024

플루트를 부는 어부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플루트를 잘 다루는 한 어부가 어느 날 플루트와 그물을 들고 바닷가로 나갔다. 그는 튀어나온 바위에 자리를 잡고 플루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달콤한 연주에 이끌려, 물고기들이 물 밖으로 뛰어오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참을 연주했는데 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플루트를 옆에 두고, 바다를 향해 그물을 던졌다. 그리고, 많은 물고기를 잡았다. 그는 그물에서 물고기를 건져내어 해변을 향해 던졌다. 물고기들이 팔딱거리는 것을 보며 그가 소리쳤다.

"빌어먹을 물고기들아, 내가 플루트를 연주할 때는 춤을 추지 않더니, 연주를 멈추자마자 춤을 추는구나."




1.

음악으로 물고기를 움직이겠다고 하면 아마 많은 사람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 이야기 속의 어부에 대해서도 바보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진다. 타인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자 하면서, 타인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도구로 사용하는 일이다. 그리고는, 어부가 물고기를 꾸짖듯 타인을 나무란다.

동기부여를 위해서든, 마케팅을 위해서든, 아니면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서든, 타인을 움직이고자 하면 먼저 그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요인에 반응하는지 알아야 한다. 목적과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수단이 적절하지 않으면 사람은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누군가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내가 올바른 수단을 사용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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