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를 넓게 가지라는 말은 많이 들었을 것이다. 시야가 넓어야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고, 내 주위를 스쳐 지나가는 기회의 존재를 빨리 알아차릴 수 있다. 커리어를 제대로 설계하거나, 빠른 성장을 이루고 싶을 때에도 넓은 시야가 도움이 된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 시야를 넓혀야 하는 것일까?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 무엇을 공부하고 훈련해야 하는 것일까? 시야를 넓히라는 말은 목표만을 가르쳐줄 뿐 그 과정에 대한 힌트를 주지 않는다. 그래서 여기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야를 넓혀두면 좋을지 몇 가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커리어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분야가 있다. 예를 들어, 게임 기획자라면 '게임'이 자신의 분야가 된다. 당연히 그 분야에 대해 전문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직접적으로 몸 담고 있는 분야만 바라보고 있어서는, 그 분야의 통찰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세상에는 많은 분야가 존재하고, 그 분야들은 서로 연관관계를 갖는다. 따라서, 내가 참여하고 있는 분야와 연관되어 있는 다른 분야로 시야를 넓히는 것이, 내가 참여한 분야에 있어서 더 많은 통찰을 제공해 준다.
게임에는 여러 장르가 있고, 여러 플랫폼이 있다. 내가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을 기획하고 있더라도, 다른 장르와 플랫폼에 대한 이해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그것이 내가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을 기획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게다가, 나중에 다른 장르나 플랫폼의 게임을 기획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더 확장해서 '게임'이 아닌 '콘텐츠'로 시야를 넓힐 수도 있다. 영화와 드라마에 관심을 가지거나, 놀이기구나 방탈출 같은 것을 적극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라는 공통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있으면서, 각각이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와 '콘텐츠를 소비하는 고객'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만들고 있는 '게임'을 더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게 해 준다.
'본부' 안에 '팀'이 있는 구조라고 생각해 보자. 만약 내가 팀원이라면 팀장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팀장이라면 본부장의 역할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더 큰 책임을 맡을수록 조직과 프로젝트의 더 많은 부분들이 시야에 들어오게 된다. 보통은 새로운 직급에 오른 후에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오게 되지만, 그전에 먼저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으면 좋다.
한 단계 높은 직급의 시야를 가지면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조직이 돌아가는 모습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직급의 사람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것이 더 수월해진다. 그 직급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을 학습하고 훈련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그 직급이 되었을 때 좀 더 준비된 상태로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게 된다.
물론, 상위 리더와 관련된 모든 것을 미리 알 수는 없다. 어떤 것은 그 역할을 맡아봐야 알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알 수 있는 것만 알아도 분명 도움이 된다. 팀원일 때 팀장의 역할에 대한 책을 읽고, 팀장이 되면 경영과 관련된 서적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야의 폭이 크게 달라진다.
재테크를 위해 경제를 공부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경제에 대한 지식과 통찰은 투자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커리어를 설계하는 데도 필요하다. 커리어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대부분의 커리어는 경제 상황의 영향을 받는다. 상황에 따라 커리어의 가치가 급증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새로운 직업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잘 나가던 직업이 금세 쓸모없는 것이 되기도 한다.
프로그램 개발 붐이 일면 프로그래머의 가치가 급증한다. 하지만, 불황이 이어지고 프로젝트 개수가 줄면, 그 가치가 금방 낮아진다. 게다가 클라우드 설루션처럼 프로그램을 서비스로 대체할 수 있게 되면, 일부 프로그래머들은 설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 지금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인공지능 연구자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chatGPT처럼 돈 내고 이용할 수 있는 고급 인공지능이 많아지면, 직접 인공지능을 개발하려는 회사는 몇 개 남지 않게 될 수도 있다.
변화의 주기는 계속 짧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역량을 갈고닦는 것만으로 충분했지만, 이제는 커리어의 가치를 계속 고민하지 않으면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설계하기 위해, 산업과 경제가 돌아가는 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시야를 넓히는 아주 좋은 방법은 대화다.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대부분의 것은 사람과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다양한 사람과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고, 시야를 많이 넓힐 수 있다. 특히, 대화에는 글이나 영상을 통해 얻기 어려운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직업에 따른 고충이나,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 같은 사적인 정보가 대화에 담기기 때문이다. 이런 사적인 정보들이 어떤 면에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크게 넓혀주기도 한다.
대화를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평소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친한 친구나 동료들조차도 나와는 많은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대화 주제만 다양하게 구성한다면 시야를 넓히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된다. 혹은 다수가 참가하는 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른 사람들이 대화하는 것을 옆에서 듣기만 해도 많은 공부가 된다.
시야를 넓힌다는 것은 지도를 그리는 행위와 같다. 내가 생각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나와 그 목표 주변에 대한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그 지도를 통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어떤 것을 경계해야 되는지 알 수 있다. 때로는 좀 더 가능성이 높거나 의미 있는 목표를 새로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스마트하게 열심히 노력한다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성취를 이루어낼 수 있다.
1. 분야의 범위 확장하기
공통점이 있는 분야들은 내가 몸 담고 있는 분야에 대한 이해를 더 넓고 깊게 만들어 준다.
2. 상위 리더의 역할 이해하기
상위 리더의 시선을 통해 일과 조직에 대한 통찰을 넓힐 수 있다.
3. 산업과 경제에 관심 갖기
경제의 큰 틀을 이해하면 커리어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4. 다양한 사람과 대화 나누기
대화를 통해 얻는 사적인 정보들은 '인간'에 대한 통찰을 넓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