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
이 책에서는 ‘모든 회사에 통하는 만능 비결’을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단계별로 반드시 필요한 최소 단위만 남기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조직과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사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경영자와 리더의 본질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다?’ 같은 질문까지 함께 다루고자 했습니다. 이 책이 단순한 기술서에 머무르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 신수정, <최소한의 경영학>
나는 종종 경영서적을 읽는다. 경영서적을 처음 읽기 시작한 것은 작은 팀의 팀장이 되었을 때다. 회사의 경영자가 되겠다는 마음보다는 팀을 경영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팀장도 아니다. 그래도 나는 계속 경영서적을 읽는다. 경영서적을 읽는 것이 재미있다. 리더십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평생의 주제로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 좋은 통찰을 제공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와중에, 평소에 관심을 두고 있던 신수정 님이 새로 책을 냈다는 소식을 접했고 그렇게 <최소한의 경영학>을 읽게 되었다.
<최소한의 경영학>은 추상적이고 화려한 이야기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이야기가 구체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면 장황해지기 쉽다는 위험도 있는데, 이 책은 아주 적당한 분량으로 각각의 주제를 다루고 있어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읽을 수 있다. 책의 두께를 두 배 세 배로도 늘릴 수 있을 것 같은 주제들인데 적당히 압축하면서 중요한 이야기는 놓치고 있지 않다. 책을 많이 써 본 저자의 역량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한 구절 한 구절을 영어 단어 외우듯이 암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책 전체를 통해 저자가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바로 ‘비판적인 사고’다. 책을 지배하는 큰 맥락은 ‘성공 법칙은 없다’는 사실이다. 단지 각자가 처해있는 상황에서 최선의 판단과 실행이 있을 뿐이고, 이를 통해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경영인 것 같다. 따라서,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완전히 암기하는 것보다는, 저자가 구성한 큰 맥락을 따라가고 그러한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책의 의도에 더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약 특별한 상황에서 특별한 지침이 필요하다면, 그때마다 책에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경영서적답게 <최소한의 경영학>은 최고 경영자의 입장에서 서술되었다. 하지만, 경영이론은 회사 경영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경영이론은 크고 작은 하부 조직에게도 가치가 있다. 물론 작은 팀을 경영하는 것과 큰 회사를 경영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하지만 본질과 맥락의 차원에서는 공통적인 부분이 더 많다. 구성원의 욕구를 조직의 욕구와 연결시키는 것이 동기부여의 본질이라는 것, 조직의 목표와 문화가 서로 어울려야 한다는 것, 모든 구성원이 같은 곳을 바라볼 때 조직의 역량이 극대화된다는 것, 성공 사례보다는 실패 사례로부터 더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것 등은 조직의 크기와 상관없이 유효한 진술들이다.
심지어 팀장이 아닌 일반 사원들에게도 경영서적은 중요하다.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조직이 어떤 생리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은 조직 구성원에게 중요한 일이다. 환경의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안전도 성과도 성장도 이루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개인의 커리어나 삶도 경영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면, 경영이론으로부터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자서전을 빼고는 대부분 저자가 아닌 다른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책이지만, 책을 읽어 보면 저자가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고 얼마나 깊은 통찰을 가지고 있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최소한의 경영학>을 읽으면서도 저자가 가진 경험의 폭과 통찰의 깊이를 여러 번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경험은 다양한 시각으로 드러나고, 통찰의 깊이는 본질을 짚는 실력에서 드러난다. 그런 면에서 또 한 권의 좋은 책을 만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경영에 절대적인 ‘성공법칙’은 없지만 ‘실패법칙’은 있습니다. 운도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운은 아닙니다. 운이 올 확률 또한 높이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저는 ‘성공법칙’을 찾기보다 성공 확률을 높이려 애쓰고, 망하지 않는 법을 찾는 것만으로도 경영은 훨씬 나아진다고 확신합니다.
- 신수정, <최소한의 경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