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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딱 감고, 해야 하는 순간들

하기 싫은 일을 마주할 때

by Dr Vector

어젯밤, 아이가 숙제를 하기 싫다며 투덜거렸다.
하루를 마치고 지친 몸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엄마도 회사에서 정말 하기 싫은 일을 자주 해.
그런데 아무리 피하더라도 어차피 언젠가 해야 하니까, 그냥 눈 딱 감고 빨리 해버리는 게 나아.
그것을 미루면 더 오랫동안 하기 싫은 기분에 머물게 되거든.”


학생에게는 좋아하는 과목이 있고, 싫어하는 과목도 있다.
직장인에게는 설레는 프로젝트가 있는가 하면, 보고를 위한 업무처럼 마음이 안 가는 업무도 있다.
주부에게도 그렇다. 화장실 청소나 하루에도 몇 번 해야 하는 설거지처럼, 유독 손이 안 가는 일들이 있다.

이렇듯 우리는 모두 삶의 어느 자리에서든
‘하기 싫은 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ChatGPT Image 2025년 7월 21일 오후 02_40_23.png 어차피 할 일이면 빨리 해치우자.

다만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내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해내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서.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눈 딱 감고 그냥 하는 수밖에 없다. 하기 좋은 일만 골라서 살 수는 없으니까.

미루는 순간, 하기 싫은 마음은 점점 커지고, 그 감정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길어질 뿐이다.


나에게 그 의지가 강해지는 경우는 보통 책임감이 따르는 경우이다.
‘내가 맡은 일’이라거나, ‘내가 안 하면 누군가 피해를 본다’ 거나,
혹은 ‘내가 손해를 보게 된다’는 생각이 들면, 결국 하게 된다.


아이와 이야기하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하기 싫은 일을 줄이는 삶’은 가능할까?

피하지 않고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하기 싫은 일을 덜어내기 위한 고민도 꼭 필요한 전략이다.
무엇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 일인지,
어떤 책임은 껴안고, 어떤 일들은 놓아도 괜찮을지,
이제는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더 자주 묻게 된다.


아이에게 말했던 것처럼,
‘하기 싫은 마음이 머무는 시간을 줄이는 것’,
그건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똑같이 중요한 일이라는 걸.
오늘 다시 한번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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