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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Dec 22. 2016

공돌이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결국은 학습능력!! (1년 전에 쓴 글)

페이스북의 일일 사용자가 10억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정말로 놀라운 숫자이다. 가히 소프트웨어 전성시대라고 말 할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위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조금은 다른 시각인 하드웨어 엔지니어 관점에 살펴보고자 한다.

 

대한민국이 전세계에서 압도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는 사업은 단연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다. DRAM과 NAND Flash Memory의 한국 제조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이미 50%를 넘었다. 디스플레이도 한국업체들이 5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시장 장악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장밋빛 상황은 꾸준히 이어져서 미래에도 우리의 먹거리 사업이 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이다. 우리의 하드웨어 산업은 어떤 위기와 한계에 직면해 있는 것일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의 핵심은 Scale Down 즉 소자들을 작게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력이다. 하지만 이제는 양쪽 산업 모두가 물리적으로 그리고 환경적으로 미세공정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그럼 혹자들은 열심히 하면 언제나 기술적 한계는 극복되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그 숫자의 이면을 들여다 보면 우리가 어떤 한계에 직면해 있는지 명확해진다.


먼저 반도체부터 살펴보면, 아무리 기술의 한계 극복을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봐라 보아도 게이트 선폭이 두자리 숫자(nm)가 아니라 한자리가 숫자가 되면 그것이 현재 인류가 할 수 있는 공정능력의 한계이다. 그것은 사실상 기술적인 한계가 아니라 물리적인 한계이다. 10nm라고 치면 원자가 대략 30개 정도 있는 것이다. 노광 공정의 한계로 더 이상 작게 만든 것도 불가능 하다. 만약에 노광 공정이 개선 되어서 게이트 선폭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이 되어도 메모리의 핵심 소자인 캐패시터가 그만큼 따라서 작아질 수가 없기 때문에 단순히 공정 수치를 낮추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래서 선두업체인 삼성은 미세화 공정에서 적층구조로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3D 기술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양산을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술은 극복이 된 것인가? 아니다. 반도체를 작게 만드는 이유는 웨이퍼 기판에 더 고집적으로 반도체 칩을 양산하여 생산 원가를 떨어뜨리기 위함이다. 그런데 생산 원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작게 만들면 추가적인 엄청난 이익이 있다. 바로 속도향상이다. 전자입장에서는 자신이 이동해야 할 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에 반도체 소자가 점점 작아지면 덩달아서 전자 이동도가 올라가고 이 향상은 우리가 쓰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CPU의 클락 주파수가 올라감을 의미한다. 주파수가 올라가면 연산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더 좋은 성능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소비자는 만날 수가 있다. 그런데 단순히 메모리 용량만 늘리는 적층구조로 가면 근본적인 전자 이동도 향상은 더 이상 볼 수 업게 된다. 사실 전자 이동도 향상의 지연이 시작된 지는 꽤 되었다. 그래서 속도향상의 제한을 극복하기 채널 자체의 왜곡을 주어서 전자의 유효질량을 가겹게 하는 공정도 개발 되었다. 그 기술도 한계에 봉착하여 CPU를 병렬로 연결해서 많은 연산을 한꺼번에 처리해서 전반적인 처리 속도를 올리는 구조가 오래 전부터 채택된 것이다. CPU를 병렬로 연결하면 동시에 처리 할 수 있는 능력이 증가되어 확실히 전자기기들이 빨라지기는 하지만 스마트폰 같은 경우는 또 발열문제도 무시할 수가 없다. 더 많은 CPU는 더 높은 발열을 의미한다. 지금도 스마트폰으로 게임이나 영화를 오래보면 스마트폰이 단순히 따뜻함을 넘어 뜨거움을 경험한 사용자들이 많을 것이다. 이렇게 반도체는 근본적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반도체는 메모리 용량을 계속 증가시킬 수 있고, 우리 한국 엔지니어들이 쌓아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한 동안의 계속되는 독주는 예상 된다. 하지만 시안에 삼성이 반도체 양산 공장을 설립했고, BOE같은 거대 기업들이 중국 정부를 업고 반도체 메모리 시장에 뛰어들 것을 선언했기 때문에 그 미래도 장담 할 수가 없다.


그러면 이제 디스플레이 산업을 살펴보자. 디스플레이 산업은 정말로 암울하다. 디스플레이의 핵심은 두 가지 종류의 크기이다. 바로 화소와 패널의 크기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TV보다 더 좋은 TV라고 하면 더 촘촘한 화소의 TV을 사거나 더 큰 TV를 사는 것이다. 그런데 양쪽 모두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은 한계에 도달했다. 첫 번째로 크기를 보면, 65inch 이상의 TV는 사실 시청거리가 확보되지 않으면 오히려 시청에 불편하다. 그래서 더 이상 크게 만드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수율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만들어도 엄청 고가로 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해당되는 마켓도 크지 않다. 크기는 환경에 영향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한계 극복이 가능하다 생각해도, 화소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현재 가장 작은 화소를 가지고 있는 모델은 UHD TV이다. 실제로 UHD TV를 보면 정말 실물을 보는 것만큼 화질이 좋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물론 TV는 아직 um scale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더 작게 만들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 문제는 더 작게 만들어도 생리학적으로 UHD보다 작은 화소들은 사람의 눈으로는 구별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UHD TV다음에 QUD(UHD보다 화소가 2배 많음) TV가 나와도 우리는 새로 나온 TV의 장점이 뭔지 알 수가 없게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개발에 한계가 오면 남는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딱 하나의 방법은 원가 절감이다. 그 원가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것 중에 하나가 인건비인데, 우리는 여기서 중국이랑 경쟁이 되질 않는다. 기술수준은 우리가 미약하게 앞서있으나 중국은 확실한 내수와 좋은 인력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우리를 앞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례로 보통 한국이 가장 먼저 선제적으로 라인 확장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 일본이나 대만업체들이 따라 오는 것이 업계의 투자구조였는데 10.5세대부터는 중국이 가장 선도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디스플레이 산업의 패권은 이미 어느 정도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럼 누군가는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고 투자해서 기존의 실리콘 기반의 물질들을 대체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후보로 거론 되었던 것이 바로 그래핀(graphene)이다. 정부는 그래핀 사업에 투자를 더 집행에서 10년 뒤에 19조원의 생산 매출과 5만 명 이상의 고용효과를 창출해낼 수 있다고 발표했다. 단도직입적으로 가능성은 0%이다. 그래핀이 그만큼의 가치창출을 하려면 투명전극을 대체하고 일부는 메모리소재로 쓰여야 하는데, 문제가 아주 많지만 모든 것은 다 양보하고 딱 한 부분만 고려해도 그래핀은 양산에 적합한 소재가 아니다. 그래핀은 금속촉매 기판에서 길러서 필요한 곳으로 전사(transfer)를 해야 되는 구조이다. 양산의 핵심은 아주 깨끗한 상태에서 in-line시스템으로 기판이 진공챔버에 계속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균일도를 유지하고 불순물(defect)을 컨트롤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핀은 그러한 조건에 만족 될 수가 없다. 전형적인 학교에서 실험에 적합한 물질이다. 실리콘(Si)과 실리콘다이옥사이드(SiO2)의 조합을 이길 수 있는 물질은 더 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현실이다.


하드웨어의 성장한계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모든 업체들이 하드웨어 성능향상 한계에 직면해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제품들은 퍼포먼스 측면이 아니 디자인과 소프트웨어를 전면에 내세워서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로써 소프트웨어 사회로의 무게중심 이동이 자의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타의도 크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소리 높여 말하고 싶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하드웨어 제조로 잘 먹고 잘 살았다. 하지만 한계에 도달하여 “잘”은 없어진 먹고 살만한 그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더 무서운 점은 우리 밥그릇에 중국이라는 신흥 강자가 아주 저렴한 그러면서도 좋은 인력풀로 숟가락을 얹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한계에 직면했고 경쟁자가 출현했다. 결국 난국은 새로운 패러다임인 소프트웨어 사회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세상에 대하야 과연 준비가 되어있는가?


다가오는 소프트웨어 사회는 전자기전기컴퓨터공학에서 아주 살짝 C프로그래밍을 맛 본 비전문가이자 사회의 구성원으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사실 요즘의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90%이상 소프트웨어 기반에 회사들을 말합니다. 과연 그러면 이런 회사들이 번창하기에 좋은 생태계를 우리를 지니고 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이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정부규제에 대해서는 잘못된 점을 언론에서 충분히 언급하니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더 문제는 사실 우리가 소프트웨어를 대하는 태도이다. 내가 먹고 마시는 것에는 오천원 만원도 당연히 지불하면서 소프트웨어는 어떻게든 공짜나 무료 소프트웨어만 찾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 값어치에 인정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개선 되지 않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당연한 일이다. 대학교만 보더라도 원서가 비싸니 제본을 해서 보는 게 아주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배고픈 자식을 위해 아버지가 빵을 훔치면 감옥에 가겠지만, 돈이 부족해서 공부를 하겠다면 지적재산권 따위는 모두가 합심에서 아무것도 아닌 걸로 만들어 버리는 의식이 자리 잡힌 구조에서 소프트웨어에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좋은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형성되려면 좋은 내수시장이 생겨나야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유료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이 실정은 하드웨어 기술의 종말보다도 더 암담한 상황인 것 같다.


두 번째로 생각해야 될 부분이 우리가 기존의 하드웨어가 지탱하던 시장을 소프트웨어가 바통을 받아 이어가려면 수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근간 언어와 문화 때문에 이것조차도 쉽지 않아 보인다. 승자독식인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한글과 전혀 다른 영어는 나중에 생각하고 서구권 국가가 공략하기 어려운 일본이나 중국 마켓을 오랫동안 함께 한자문화권에서 생활한 이점으로 더 쉽게 공략해야 한다. 네이버의 ‘라인’이나 몇몇 게임업체들이 중국과 일본시장에 선전을 했지만, 사실상 대부분이 한자를 몰라서 실질적 문맹인 우리에게는 이것 또한 그림의 떡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빠른 IT기기 보급은 자칭 정보통신강국이라는 별명을 스스로에게 수여했으나 사실 이것은 젊은 세대에게 “정보통신기기 사용중독국”이라는 오명도 씌웠다. GDP는 일본의 1/3이지만 출판시장은 1/10인게 우리의 현실이다. ‘수포자’가 쏟아져 나와서 디지털 세상에서 빼놓고 얘기 못하는 행렬이 고등학교 정규교육에서 빠지고 미적분도 삶에서 쓸모가 없다고 모두가 의무로 배울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이 현재의 소프트웨어 사회를 맞이하는 우리의 모습이다. 과연 우리는 소프트웨어 사회의 도래에서 준비가 잘 되어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말로 그리고 계속 번영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까? 정말 바닥부터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반도체 공정 엔지니어의 자질로부터 훌륭한 소트프웨어 엔지니어들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 유추하면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반도체 공정은 현대 기술의 집합체이다. 우선 고체물리는 당연히 잘아야 하고, 재료공학과 화학도 잘 알아야 한다. 또, 리스크를 관리하려면 불순물들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유기물에 대한 지식도 풍부해야 된다. 다 만들고 나면 구동을 잘해야 하기 때문에 전자공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필수 있다. 훌륭한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되려면 이렇게 폭넓게 잘아야 한다. 이런 사실들은 근거하여 훌륭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자질을 생각해보면 코딩은 당연히 기본이고, 그 알고리즘을 최다한 단순히 하기 위해 본질을 보는 추상화 능력,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상상력, 버그 같은 국지적인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해결하기 위한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 등 이런 전반적인 능력이 모여야 훌륭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이런 능력을 잘 갖추려면 제대로 된 교육만이 다가오는 소프트웨어 사회의 유일한 해결책이고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라도 시간이 걸려도 제대로 된 교육을 준비해서 소프트웨어 사회에 대한 역량을 키우는 지혜가 우리 모두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

덧.

제대로 된 학습능력을 키워보고 싶은 분은 이 글의 저자(신영준 박사)와 베스트 셀러 작가인 고영성 작가가 함께 쓴 <완벽한 공부법>을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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