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산업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
항공 기술이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항공 기술은 현대 국가의 경제, 군사, 외교,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항공산업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첨단기술이 집약된 분야로 국가의 기술력과 산업 수준을 반영하는 핵심 산업입니다. 항공기 엔진 기술은 항공기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기술로, 초고온에서 작동하는 터빈 기술, 고강도 경량 소재, 연료 효율성과 내구성, 고도의 정밀 제조 기술이 요구되며, 이를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은 국가의 기술적 자립도를 높이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미국의 GE Aviation과 중국의 중국항공엔진그룹(AECC)은 각각 미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로, 민간 및 군용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GE Aviation은 세계 최대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 중 하나로, 미국을 대표하는 항공기 엔진 기업입니다. 1917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최초의 터보차저 항공 엔진을 개발한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군용 및 민간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출력, 고연료 효율, 내구성, 경량화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보잉과 에어버스의 주요 기종에 엔진을 공급하며, 특히 보잉 787 드림라이너에는 GE9X와 같은 최신 엔진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GE9X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터보팬 엔진 중 하나로, 연료 효율성이 기존 엔진보다 10% 이상 향상되었으며 탄소 배출량도 감소하는 등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엔진입니다.
군용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도 GE Aviation은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공군의 F-15, F-16 전투기뿐만 아니라 스텔스 전투기인 F-35에도 GE의 엔진 기술이 사용되고 있으며, 차세대 전투기 프로그램인 NGAD(Next Generation Air Dominance)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GE는 첨단 소재와 엔진 기술을 통해 더욱 강력한 성능을 갖춘 차세대 항공엔진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엔진 설계 혁신을 통해 차세대 항공기 엔진 개발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중국항공엔진그룹(AECC)은 2016년 중국 정부 주도로 설립된 국영 항공엔진 제조업체로, 중국의 항공기 엔진 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항공기 엔진 기술에서 미국, 유럽, 러시아 등 선진국에 의존해왔으며, 자체적으로 경쟁력 있는 엔진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항공기 엔진 기술을 국가 전략 기술로 규정하고 대규모 투자와 기술 이전을 통해 독자적인 항공기 엔진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AECC는 러시아 및 서방 엔진 기술을 활용하여 항공기 엔진을 개발해 왔습니다. 중국의 주요 전투기 엔진인 WS-10은 러시아의 AL-31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중국의 5세대 전투기인 J-20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WS-10의 성능과 신뢰성이 미국의 F135(F-35 엔진), 러시아의 AL-41(F-22 엔진)과 비교해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AECC는 WS-15라는 차세대 엔진 개발을 통해 항공기 성능을 향상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민간 항공기 엔진 분야에서도 AECC는 CJ-1000A라는 독자적인 엔진을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중국산 항공기 C919에 탑재할 계획입니다. 현재 C919는 미국의 CFM(프랑스 사프란과 GE의 합작사)에서 제작한 LEAP-1C 엔진을 사용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CJ-1000A를 통해 자국산 항공기의 엔진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습니다.
AECC는 국가 지원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항공기 엔진 기술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해외 기술 도입과 인재 영입을 통해 빠르게 기술 격차를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체적인 엔진 테스트 인프라를 구축하고 항공기 엔진의 성능과 신뢰성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ECC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는 핵심 소재 기술과 정밀 가공 기술의 부족입니다. 항공기 엔진은 극한의 온도와 압력을 견뎌야 하며, 이를 위해 첨단 복합소재와 정밀 가공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이러한 기술에서 미국, 유럽, 러시아보다 뒤처져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연구개발이 필요합니다.
항공기 엔진 기술은 국가 안보와 경제적 측면에서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며, 이에 따라 각국은 자국의 엔진 개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GE Aviation을 필두로 항공기 엔진 기술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롤스로이스, 사프란), 러시아(UEC), 일본(IHI) 등도 독자적인 엔진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아직 기술적으로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지만, 국가 차원의 지원과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빠르게 격차를 줄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항공기 엔진 산업의 미래는 연료 효율성, 친환경 기술, 신소재 개발, 디지털화 등의 요소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차세대 항공기 엔진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수소 연료, 전기 추진 시스템, 초고효율 터보팬 기술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를 선도하는 기업과 국가가 미래 항공산업의 주도권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GE Aviation과 AECC의 경쟁은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성격을 가지며, 글로벌 항공산업의 주도권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GE: 세계 항공엔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GE Aviation은 세계 항공엔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100년 이상의 역사와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군용 및 민간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GE Aviation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의 항공 부문으로, 1917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최초의 터보차저 항공 엔진을 개발하면서 본격적인 항공기 엔진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항공기 기술이 발전하면서 GE Aviation은 터보팬, 터보프롭, 터보샤프트 엔진 개발을 선도하며 세계 주요 항공기 제조업체에 엔진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GE Aviation은 특히 민간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보잉(Boeing)과 에어버스(Airbus) 등 세계적인 항공기 제조사에 엔진을 공급하며, 가장 신뢰받는 항공엔진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엔진 모델로는 CFM56, LEAP, GE90, GEnx, GE9X 등이 있으며, 특히 차세대 항공기인 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보잉 777X에는 GE의 최신 엔진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CFM56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터보팬 엔진 중 하나로, GE Aviation과 프랑스의 사프란(Safran)과의 합작사인 CFM 인터내셔널(CFM International)이 개발한 제품입니다. 이 엔진은 보잉 737과 에어버스 A320 계열 항공기에 장착되며, 높은 신뢰성과 연료 효율성으로 인해 전 세계 항공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델입니다.
LEAP 엔진은 CFM56의 후속 모델로, 최신 기술을 적용하여 연료 효율성을 더욱 개선한 차세대 항공기 엔진입니다. 탄소 복합소재 팬 블레이드와 첨단 세라믹 매트릭스 복합재(CMC) 기술이 적용되어 기존 엔진보다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연료 소모를 15%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보잉 737 MAX와 에어버스 A320neo 계열 항공기에 장착되고 있으며, 차세대 협동체 항공기의 핵심 엔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GE90 엔진은 보잉 777 항공기에 사용되는 대형 터보팬 엔진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터보팬 엔진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GE90은 1990년대 초반 개발된 이후 지속적인 개량을 거치며 높은 신뢰성을 입증하였으며, GE Aviation의 대형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GEnx 엔진은 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보잉 747-8에 사용되는 최신 엔진으로, 기존의 GE90 대비 연료 효율성이 15% 이상 개선되었으며, 항공기의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GEnx는 첨단 탄소 복합소재 팬 블레이드와 고효율 터빈 기술을 적용하여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을 자랑하며, 현재 장거리 항공기 시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차세대 엔진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GE9X 엔진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항공기 엔진으로, 보잉 777X를 위한 맞춤형 엔진으로 개발되었습니다. GE9X는 GE90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으며, 이전 모델보다 더 큰 팬 블레이드와 첨단 소재를 적용하여 연료 효율성과 내구성을 더욱 강화하였습니다. 연료 소모율이 기존 GE90 대비 10% 이상 낮아 탄소 배출량 감소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세계 항공사들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군용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도 GE Aviation은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미국 공군과 해군의 주요 전투기 및 군용 항공기에 GE의 엔진이 사용되며, 대표적인 전투기 엔진으로는 F110, F404, F414, F135 등이 있습니다. F110 엔진은 F-15, F-16 전투기에 사용되며, 높은 추진력과 신뢰성으로 오랫동안 군용 항공기의 핵심 엔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F404와 F414 엔진은 F/A-18 호넷 및 슈퍼 호넷 전투기에 사용되며, 해군 항공기에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차세대 전투기 프로그램에서도 GE Aviation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프로그램인 NGAD(Next Generation Air Dominance)에서는 더욱 강력한 성능을 갖춘 차세대 엔진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GE는 최신 소재 기술과 디지털 엔진 설계를 적용하여 높은 연료 효율성과 추진력을 갖춘 엔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GE Aviation의 경쟁력은 강력한 연구개발(R&D) 역량과 광범위한 글로벌 공급망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GE는 전 세계 50개 이상의 연구센터와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3D 프린팅 기술, 첨단 복합소재,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을 활용하여 더욱 효율적이고 신뢰성 높은 엔진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 혁신을 통해 차세대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글로벌 항공산업의 변화 속에서 GE Aviation은 친환경 항공기 엔진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 저감 기술, 수소 연료 추진 시스템, 전기 및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며,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 Sustainable Aviation Fuel)의 활용을 늘리고, 기존의 항공기 엔진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GE Aviation은 민간 및 군용 항공기 엔진 시장에서 오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리더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항공산업을 선도할 것입니다. 항공기 엔진의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친환경 기술을 접목하는 것은 항공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며, GE Aviation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중국항공엔진그룹 (AECC): 중국의 자체 항공엔진 개발 전략
중국항공엔진그룹(AECC, Aero Engine Corporation of China)은 중국의 항공기 엔진 독립 개발을 목표로 2016년 중국 정부 주도로 설립된 국영 기업입니다. AECC는 중국이 오랜 기간 외국산 엔진에 의존해온 항공산업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독자적인 항공엔진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AECC를 설립하면서 항공엔진 산업을 국가 전략적 핵심 산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 오랫동안 추진해온 "국산화" 전략의 일환으로, 항공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외국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자급자족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중국은 기존에 러시아제 또는 서방국가에서 생산한 항공엔진을 사용해왔으나, 군용기 및 민항기에서 요구되는 성능을 충족하기 어려웠으며, 특히 서방국가의 기술이전 제한과 수출규제로 인해 독자적인 엔진 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AECC는 중국의 항공산업 전반에 걸쳐 항공엔진 설계, 개발, 제조, 시험 및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핵심 기관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중국의 차세대 전투기인 J-20 스텔스 전투기에 탑재할 신형 엔진 개발이 AECC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러시아제 AL-31FN 엔진을 사용했으나, 중국산 WS-10 엔진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출력 및 신뢰성 문제로 난항을 겪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ECC는 WS-15 엔진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고추력, 고내열 엔진으로 J-20의 초음속 순항(Supercruise)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WS-15 엔진이 실전 배치되면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독자적으로 첨단 전투기 엔진을 개발할 수 있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항기 엔진 개발도 AECC의 주요 전략 중 하나입니다. 중국은 자체 개발한 C919 중형 여객기의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엔진 개발이 가장 어려운 난제 중 하나로 지적되었습니다. 현재 C919에는 프랑스 사프란(Safran)과 미국 GE의 합작사인 CFM 인터내셔널의 LEAP-1C 엔진이 탑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장기적으로 국산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AECC가 주도하는 CJ-1000A 엔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CJ-1000A는 기존의 LEAP-1C 엔진을 대체할 중국산 터보팬 엔진으로, 향후 C919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될 대형 여객기 CR929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항공기 엔진 기술의 높은 난이도와 신뢰성 확보 문제로 인해 실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AECC는 첨단 소재와 공정 기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성능 항공엔진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내열합금 및 세라믹 복합소재가 필수적이며, 이를 정밀 가공할 수 있는 첨단 제조기술이 요구됩니다. AECC는 중국 내 여러 연구기관 및 대학과 협력하여 차세대 항공엔진에 필요한 신소재 개발과 첨단 제조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특히 3D 프린팅과 AI 기반 엔진 설계 최적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AECC의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항공엔진 기술 발전을 국가 안보 및 군사력 강화와 직결된 전략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에서도 항공엔진 산업 발전이 주요 과제로 포함되었으며, AECC의 연구개발 능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AECC는 글로벌 항공엔진 시장에서 롤스로이스(Rolls-Royce), GE, 프랫앤드휘트니(Pratt & Whitney) 등 선진 엔진 제조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인재 영입과 국제 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항공엔진 개발은 여전히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특히, 고추력 터보팬 엔진의 핵심 기술인 단결정 터빈 블레이드, 첨단 코팅 기술, 연소 효율 향상 기술 등은 오랜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이며, 이러한 요소에서 중국이 서방 선진국과의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ECC는 중국의 항공엔진 독립을 향한 핵심 추진체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 10~20년 내에 중국산 항공엔진이 전투기, 수송기, 민항기에 본격적으로 탑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기술 개발 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AECC는 글로벌 항공엔진 시장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항공 산업의 패권 구도
글로벌 항공 산업은 군용기, 민항기, 항공기 엔진, 항공 전자장비, 항공 부품 및 유지보수(MRO) 등 여러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랜 기간 동안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는 양강 체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항공 산업은 항공기 제조부터 엔진, 항공 전자장비, 부품 공급망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이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항공 산업의 패권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항공 산업의 절대적인 강자로, 보잉(Boeing),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 레이시온(Raytheon), 제너럴 일렉트릭(GE Aviation), 프랫앤드휘트니(Pratt & Whitney) 등 글로벌 항공기 및 항공 엔진 제조업체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미국은 20세기 초부터 항공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왔으며, 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면서 군용기 및 민항기 기술력을 압도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보잉은 세계 최대의 민항기 제조업체 중 하나로, 737, 777, 787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 여객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록히드마틴과 노스롭그루먼은 스텔스 전투기 및 전략 폭격기 개발을 통해 군용기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특히, F-35 스텔스 전투기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공군력 강화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글로벌 전투기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미국에 이어 글로벌 항공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에어버스(Airbus), 롤스로이스(Rolls-Royce), 사프란(Safran), BAE 시스템즈(BAE Systems) 등이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에어버스는 보잉과 함께 세계 민항기 시장을 양분하는 대표적인 항공기 제조업체로, A320, A350, A380 등의 기종을 통해 글로벌 항공사들에 기체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군용기 산업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유로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과 다쏘 라팔(Dassault Rafale)과 같은 전투기가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영국의 롤스로이스와 프랑스의 사프란은 항공 엔진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GE Aviation, 프랫앤드휘트니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최근 수십 년 동안 항공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며 글로벌 항공 패권 구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중국항공공업그룹(AVIC, Aviation Industry Corporation of China)과 중국항공엔진그룹(AECC, Aero Engine Corporation of China)이 중심이 되어 항공기 및 엔진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이 자체 개발한 전투기 J-20, J-31, 수송기 Y-20 등의 성능 향상을 통해 군사적 자립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민항기 분야에서도 중국은 자체 개발한 C919 여객기를 통해 에어버스와 보잉이 독점하는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으며, 대형 여객기 CR929 프로젝트를 러시아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항공 엔진, 항공 전자장비 등 핵심 기술에서는 여전히 서방국가들과 상당한 기술 격차가 존재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군용기 분야에서 강국으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수호이(Sukhoi), 미그(MiG), 일류신(Ilyushin), 투폴레프(Tupolev) 등의 항공기 제조업체를 통해 자체적인 항공기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호이 Su-57과 같은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와 Su-35, Su-34 등의 전투기는 러시아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항공 엔진 기술에서도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NPO 사투른(NPO Saturn), 클리모프(Klimov) 등이 주요 엔진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만,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민항기 시장에서도 국제적인 입지가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일본은 항공 산업에서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으나, 미쓰비시 중공업(Mitsubishi Heavy Industries), 가와사키 중공업(Kawasaki Heavy Industries), 후지 중공업(Fuji Heavy Industries) 등을 중심으로 자국 내 항공기 및 부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쓰비시 항공은 일본 최초의 제트 여객기 MRJ(Mitsubishi Regional Jet)를 개발했으나, 시장 진입 실패로 인해 프로젝트가 중단되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항공기 부품 및 소재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보잉과 에어버스에 다양한 부품을 공급하는 핵심 협력업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은 항공 산업에서 점진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으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Korea Aerospace Industries)이 T-50 고등훈련기, KF-21 보라매 전투기 개발을 통해 군용기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주도하는 항공엔진 및 항공 전자장비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은 항공기 완제품보다는 부품 제조 및 조립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글로벌 항공 산업의 패권 구도는 미국과 유럽이 여전히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이 이를 따라잡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러시아는 군용기 분야에서는 여전히 강점을 유지하고 있으나, 경제제재로 인해 산업 발전이 정체되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은 부품 및 특정 기술 분야에서 강점을 발휘하며 점진적으로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향후 글로벌 항공 산업의 패권 구도는 기술 혁신, 국제 협력, 경제적 요인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중국의 부상이 기존의 항공 강국들과의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