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 신흥국, 다른 제조업 패러다임

생산 기지에서 혁신 허브로, 그리고 다시 패권 경쟁으로

by 드라이트리

서로 다른 길을 걷는 두 그룹


세계 제조업은 크게 선진국과 신흥국이라는 두 축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선진국은 제조업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서비스업이 부상하면서 ‘탈(脫)산업화’를 경험했습니다. 반면 신흥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맡으며 제조업 비중을 높여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지정학적 갈등은 이 패러다임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선진국: 줄어든 비중, 높아진 부가가치


미국, 독일, 일본 같은 선진국은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하락했습니다.


미국: 1990년대 약 16% → 2025년 약 11%

독일: 23% → 18%

일본: 27% → 20%


하지만 이는 단순한 쇠퇴가 아닙니다. 선진국은 제조업 비중은 낮아졌지만, R&D 집중도와 노동생산성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미국은 GDP의 3.5%를 R&D에 투자하며, 독일과 일본도 각각 3% 이상을 기록합니다. 즉, 양적 축소 대신 질적 고도화라는 전략을 택한 것입니다.


신흥국: 세계의 공장에서 가치사슬 상위로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지난 수십 년간 제조업 비중을 늘리며 세계의 생산 기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중국: 1990년대 23% → 2010년대 30% → 최근 약 28%

한국: 1990년대 25% → 현재 약 27%


특히 중국은 제조업 생산에서 세계 비중의 약 30%를 차지하며 “세계의 공장”이라는 명성을 얻었습니다. 한국 역시 반도체, 배터리 등 특정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에는 단순 생산 기지를 넘어, 글로벌 가치사슬의 상위로 도약하려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패러다임의 재편, 공급망 위기의 교훈


팬데믹과 미·중 갈등은 이 기존 구도를 흔들었습니다. 선진국은 제조업을 다시 전략산업으로 불러들이고 있으며, 신흥국은 기술 자립을 강화하며 가치사슬 상위로 올라서려 합니다.


미국: IRA, CHIPS Act를 통한 반도체·배터리 산업 육성

유럽: European Chips Act, 공급망 다변화 정책

중국: “중국제조 2025”를 통한 첨단 제조업 자립 추진 (현재 중국제조 2035 발표 준비 중)

한국: K-반도체, K-배터리 전략으로 기술 초격차 추구


즉,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다시 제조업 패권 경쟁의 무대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선진국과 신흥국은 서로 다른 제조업 패러다임 속에서 성장해 왔습니다. 선진국은 양적 축소 대신 질적 고도화를, 신흥국은 생산 기지에서 가치사슬 상위로의 도약을 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두 그룹 모두 제조업을 다시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제조업은 다시 국가 경쟁력의 전장이 되었고,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한 생산량이 아니라 AX와 디지털 전환을 누가 먼저, 더 깊게 실행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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