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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 만든 성장의 길: 2025 노벨경제학상의 메시지

기술, 제도, 그리고 창조적 파괴가 만들어낸 경제의 미래

by 드라이트리
Technology advances rapidly and affects us all, with new products and production methods replacing old ones in a never-ending cycle. This is the basis for sustained economic growth, which results in a better standard of living, health and quality of life for people around the globe.

https://www.nobelprize.org/prizes/economic-sciences/2025/press-release/



2025년 노벨경제학상은 경제성장의 본질을 다시 묻는 세 학자에게 돌아갔습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조엘 모키어(Joel Mokyr), 프랑스의 필립 아지옹(Philippe Aghion), 그리고 캐나다의 피터 호위트(Peter Howitt)가 그 주인공입니다. 세 사람은 ‘혁신이 어떻게 경제를 성장시키는가’라는 오랜 질문에 서로 다른 길로 접근했지만, 결국 한 가지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성장의 근원은 기술혁신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구조에 있다는 점입니다.


모키어 교수는 역사경제학자로서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탐구했습니다. 그는 기술 발전의 성공 여부가 단순한 과학의 진보가 아니라, 지식이 신뢰되고 공유될 수 있는 문화적 제도에 달려 있다고 보았습니다. 유럽의 산업혁명은 바로 이런 ‘지식의 사회적 토양’에서 탄생했으며, 이를 그는 ‘유용한 지식(Useful Knowledge)’이라 불렀습니다. 즉, 성장은 기술의 결과가 아니라 지식을 다루는 사회의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통찰을 제시했습니다.


아지옹과 호위트 교수는 경제성장을 수리적 모형으로 분석했습니다. 두 사람은 1992년 발표한 「A Model of Growth Through Creative Destruction」 논문에서, 경제가 성장하는 이유를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과정으로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기존 기술을 대체하고, 그로 인해 낡은 산업이 사라지며 생산성이 끊임없이 상승한다는 구조입니다. 그들의 모형은 기업이 혁신을 통해 일시적인 독점이익을 얻지만, 다음 혁신이 등장하면 곧 사라진다는 순환을 전제로 합니다. 이 경쟁의 순환이 경제를 내생적으로 성장시키는 엔진이 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2005년 두 학자는 ‘경쟁과 혁신의 역U자 관계(Inverted-U Relationship)’를 제시했습니다. 경쟁이 너무 약하면 기업은 안주하고 혁신 유인이 줄어들며, 경쟁이 지나치게 강하면 혁신의 보상이 사라집니다. 결국 적정 수준의 경쟁이 가장 높은 혁신 성과를 만든다는 결론입니다. 그래프 상으로는 경쟁이 중간 정도일 때 혁신이 최고조에 달하는 포물선 형태를 보이며, 이를 ‘최적 경쟁 수준(C*)’이라 부릅니다. 이는 경제정책적으로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정부는 시장을 완전히 자유롭게 두거나 과도하게 규제하기보다, 혁신의 보상이 유지되면서도 새로운 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균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이 특별한 이유는, 세 학자의 연구가 단순히 과거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기술혁신 시대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반도체, 로봇 등 급속한 기술 변화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혁신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신뢰, 제도, 그리고 균형 잡힌 경쟁 환경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모키어의 역사적 통찰과 아지옹·호위트의 이론적 분석은 결국 같은 지점을 가리킵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혁신이 끊임없이 피어날 수 있는 사회의 문제다.”


2025년 노벨경제학상은 단순히 세 명의 학자를 기리는 상이 아니라, 인류가 다음 시대의 성장을 설계하는 데 필요한 지적 나침반을 제시한 상입니다. 우리는 이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는 혁신이 싹틀 수 있는 토양을 충분히 마련하고 있는가?


한국 언론의 관련 보도들도 참고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com/live/nLyK8i3sCnc?si=NRT6Nd3j1yW7K_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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