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십 1kg 20달러의 물리학

연료, 엔진, 구조, 인건비로 해부한 비용 하한선 추정

by 드라이트리

“스타십이 정말 1kg당 2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공상과학이 아니라 산업공학의 문제입니다. 감정이나 기대가 아니라, 숫자를 종이에 적어 내려가면 답은 의외로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이 글에서는 극단적으로 낙관적이되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은 가정을 두고, 스타십의 ‘현실적인 하한 비용’을 계산해 본 결과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가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사용 기준 LEO 탑재량 100톤, 1스택당 39기의 랩터 엔진, 엔진 수명 25회, 연간 1,400회 발사(2개 타워 × 하루 2회 × 350일), 스페이스X 인력의 50%를 스타십 간접비로 배분한다는 조건입니다. 연료 가격은 북미 산업용 LOX 0.12달러/kg, 메탄 0.25달러/kg의 낮은 수준을 적용했습니다. 엔진 단가는 20만 달러, 구조체는 5천만 달러에 200회 재사용이라는 공격적인 가정을 사용했습니다.


이 조건에서 발사 1회당 총비용은 약 200만 달러입니다. 이를 10만 kg으로 나누면 약 20달러/kg이라는 수치가 도출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20달러가 마법의 숫자가 아니라, 네 가지 물리적 비용 덩어리의 합이라는 점입니다.


첫째, 연료입니다. 스타십 전체에 약 4,800톤의 추진제가 탑재되며, 이 중 78%가 액체산소, 22%가 메탄입니다. 현재 산업 가격을 적용하면 발사 1회당 연료비는 약 71만 달러입니다. kg당 약 7달러 수준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미 연료비가 전체 비용의 35%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입니다. 로켓이 충분히 재사용되기 시작하면, 연료는 더 이상 무시 가능한 변수가 아닙니다.


둘째, 엔진 감가상각입니다. 39기의 랩터를 기당 20만 달러, 수명 25회로 가정하면 발사 1회당 약 31만 달러가 엔진 비용으로 귀속됩니다. kg당 약 3달러입니다. 만약 엔진 수명이 100회로 늘어나면 이 항목은 1달러/kg 이하로 급락합니다. 결국 진짜 게임은 몇 번이나 태우느냐입니다.


셋째, 구조체 감가상각입니다. 부스터와 쉽을 합쳐 5천만 달러, 200회 수명으로 나누면 발사당 25만 달러, kg당 2.5달러입니다. 재사용 회수가 500회 이상으로 늘어나거나 제작 단가가 더 낮아지면 이 항목은 1달러/kg 아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항공기와 유사한 운용 단계로 들어가는 순간, 구조체 비용은 급격히 희석됩니다.


넷째, 인건비와 조직 간접비입니다. 1만 3,600명 × 15만 달러 × 50%를 스타십에 배분하면 연간 약 10억 달러입니다. 이를 연간 1,400회 발사로 나누면 발사당 약 73만 달러, kg당 약 7달러입니다. 이 항목이 연료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큽니다. 발사 빈도가 떨어지면 가장 먼저 kg당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이 네 항목을 합치면 다음과 같은 구조가 됩니다.


연료 약 7달러/kg
엔진 약 3달러/kg
구조 약 2.5달러/kg
인건비 약 7.5달러/kg

총 약 20달러/kg입니다.


이 수치는 극단적 낙관이 아니라, 공격적이지만 수치적으로 말이 되는 조합에서 나온 값입니다. 다만 몇 가지 민감도가 존재합니다.


직원 수가 2만 5천 명으로 늘어나고 동일한 조건을 적용하면 kg당 비용은 약 26달러 수준으로 상승합니다. 반대로 탑재량이 150톤으로 올라가면 동일 비용에서도 kg당 13~17달러까지 내려갑니다. 엔진 수명이 100회 이상으로 늘어나면 1~2달러/kg이 추가로 절감됩니다. 연료 단가가 더 떨어지면 또 2달러/kg 이상이 줄어듭니다.


결국 중요한 결론은 이것입니다. 완전 재사용이 고도화되고 발사 빈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지면, 비용의 지배항은 더 이상 하드웨어 제작비가 아닙니다. 연료와 조직 고정비가 핵심입니다. 이는 로켓 산업이 점점 제조업이 아니라 항공 운송업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1kg당 20달러라는 숫자는 단순히 싸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것은 궤도 접근 비용이 역사적으로 한 세대 단위로 붕괴하는 지점입니다. 1kg당 수천 달러에서 수백 달러로 떨어졌던 시기가 팰컨9 시대였다면, 20달러 수준은 전혀 다른 산업을 열어젖힐 수 있는 임계점입니다. 대형 위성군, 궤도 제조, 우주 데이터센터, 심지어 대규모 궤도 구조물까지 모두 경제적 논의가 가능해집니다.


이 계산은 낙관적인 하한선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방향성입니다. 발사 비용이 1,000달러에서 100달러로 떨어질 때와, 100달러에서 20달러로 떨어질 때의 산업적 충격은 질적으로 다릅니다. 후자는 우주 접근의 희소성 자체를 붕괴시키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스타십의 진짜 질문은 기술이 아니라, 반복입니다. 몇 번 날릴 수 있는가. 얼마나 자주 날릴 수 있는가. 조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 그 세 변수의 교차점에서 20달러/kg이라는 숫자는 더 이상 슬로건이 아니라, 계산 가능한 결과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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