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필 멘토 /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
인공위성 탐험의 매력은 내가 만든 게 실제 우주로 나간다는 점이에요. 저도 대학 때 처음 인공위성을 만들어서 띄웠는데 첫 신호를 받던 순간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이번에 탐험대학 친구들과 함께 우주 광고에 도전하면서 실패할까봐 사실 조마조마 했어요. 첫 시도에서 그 짜릿함을 맛보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우주여행, 우주도시, 우주광산! 우주가 SF 영화 속 주인공들만 누릴 수 있는 무대였던 시대를 지나, 누구나 우주에서 데이터를 얻어 유용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뉴스페이스 시대, 여러분이 살아가는 현재가 되었답니다.
7년 전 박재필 멘토는 초소형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했어요. 위성을 개발하는 일은 대부분 국가 기관의 특별한 사람들이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박 멘토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탐험대학에 참여한 대원들이 직접 우주광고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주인공이기도 한데요, 박 멘토는 도전 없이 과학탐험을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해 줄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우주광고 한 번 해보실래요?
우리가 가진 시간과 자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세밀한 계산이 필요해요. 보통은 계산 결과가 플러스가 될 때 인력이든 시간이든 투자하는 게 이익이죠. 저 같은 경우는 좀 달라요.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라면 결과 값이 마이너스로 예측되어도 먼저 시도해 보는 편이에요. 첫 위성을 날렸을 때도, 창업을 했을 때도 그랬는데 일단 시도해보기 전에는 절대 상상할 수 없었던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만나게 돼죠. 그건 안 해보면 알 수 없는 것들이에요. 새로운 시도일수록 도전에 적합한 환경을 만드는 것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에요. 저도 시행착오를 많이 경험했지만, 더 나빠지는 게 아니라 위기에 대처할 능력이 생기고 체력도 길러지죠. 그 과정도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환경단체가 대기 오염 문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막연한 미래를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주장하고, 기후협약 같은 방안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규제를 세우는 상황이에요. 예를 들어 과거에는 산림 훼손이 심각하다고 막연하게만 주장했다면 이제는 아마존에 있는 나무들의 수를 세서 산림이 줄어드는 걸 눈으로 확인할 정도가 되었지요. 지구라는 크고 넓은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 보다 더 많은 정보들이 필요해요. 지구 정보는 우주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다양해졌고요.
지난 해에 탐험대원과는 우주광고에 도전해 보았어요. 과거에는 우주여행 상품이 굉장히 생소하고 먼 미래의 일이었는데, 요즘은 그렇게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거예요. 광고도 마찬가지로 우주라는 무대에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일이 이제는 가능해요. 도전, 자유, 그리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느낌을 새로운 제품에 덧씌우기 위해선 우주가 가장 좋은 무대인 것 같아요.
사실 작은 위성을 벌룬에 띄워서 영상 촬영하는 건 예전에도 많았어요. 그때는 우주를 영상으로 촬영한다는 게 그냥 신기하고 재미있는 정도로 생각했다면, 우주광고는 우주 자체를 상업용으로도 활용한다는 목적을 바뀐 거죠. 똑같은 활동을 하더라도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우주광고에 참여한 탐험대원들은 정말 짜릿한 경험을 했을 거예요. 자기가 만들어 띄운 인공위성이 우주를 배경으로 광고를 찍고, 어디에 떨어질지 모르는 채 마냥 기다리다가 다시 발견해내는 기쁨이란 정말 돈 주고도 못 하는 경험이죠. 그래서인지 탐험대원들이 탐험 과정에서 알게 된 것, 느낀 점을 발표하고 전시했던 탐험 페스티벌도 되게 인상깊었어요.
사실 연구자들도 연구내용 발표하는 것 힘들거든요. 좋은 연구를 하는데 발표를 못 하는 경우가 간혹 있어요. 과학자가 잘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진정한 연구자라면 자기가 하고 있는 연구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잘 포장하고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말을 수려하게 하는 거랑은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다양한 분야를 어떻게 연결하고 얼마나 중요한 가치가 있는지 잘 전달하는 것까지 잘할 수 있어야 좋은 과학자가 된다고 생각해요. 똑같은 연구를 그 시대에 누군가는 비슷하게 했을 거예요. 하지만 과정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 과학자로서 이름을 남기죠.
탐험도, 진로도, 막막하다면
사실 잡다한 주제의 이슈를 틈틈이 많이 봐요. 중학교 졸업 후에 과학고등학교 다녔는데, 그때는 생물 수업을 들으면서 생물과목은 내 인생에서 쓸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와 협업하고 있거든요.(웃음) 위성으로 작황 모니터링을 해서 시장 가격을 추정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인공위성 분야는 생각지도 못 했던 분야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부분에 관심을 가져보려고 노력해요.
이건 창업에 관심있는 사람들만 필요한 게 아니라 연구자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문제 중 가장 가치 있는 주제를 찾아 연구해야 하기 때문이죠. 창업이든 연구든 일단 자기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 해결 방법을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연습을 하면서 실전과 비슷한 감을 잡을 수 있을 거예요. 미래사회는 예측하기 어렵죠, 그렇기 때문에 가능성을 자기가 만들어가야 해요. 별 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꼭 천문학자가 되야 하는 게 아니라 천문 이야기를 해 주는 인플루언서가 된다거나, 게임 개발에 적용하는 방향 등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으니까요.
저에게 우주 탐험을 왜 해야 하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하는데, 그때마다 대답은 같아요. 얼음만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남극과 북극을 우리는 왜 탐험해야 했을까요? 신대륙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왜 탐험을 해야 했을까요? 그 질문은 그 당시에도 했을 텐데 지금은 모두가 가 보려고 하죠. 새로운 공간을 선점한다는 것은 미래를 선점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 탐험을 통해 새로운 장소를 이해할수록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거죠.
다시 강조하자면 과정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요. 연구개발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럼에도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전달할수록 그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거예요. 도전했을 때 얻는 파급효과를 잘 설명하는 일이 탐험가에겐 중요해요.
[미니 인터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과학!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오형직 팀장
박재필 대표와 함께 대학 때부터 인공위성을 개발하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우주 과학에 관한 최신 이슈를 전달하는 ‘스페이스 이디엇(Space Idiots)’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요. 위성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재밌는 일이 많은데 에피소드들을 말할 창구가 마땅히 없어서 저희가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지금도 팟캐스트에서 ‘없어서 만들었다 꿀잼 우주 소식’이라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주나 우주 영화에 관심은 많지만, 우주 사업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이 실제와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저희 회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회사 사무실을 보여주시면서) 사실 이게 우주과학의 모습이거든요. 다른 공학 분야와 큰 차이가 없어요. 저희 채널이 그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멘토님의 팁!
과학적 사고는 과학자만 하는 게 아니에요. 어떤 현상이 발생한 이유가 무엇일지 다양한 요인으로 분해해서 생각하면 현상을 맹목적으로 이해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게 도와줘요. 과학은 현상을 분석적으로 나눠보는 게 중요한데 훈련이 필요해요. 성공인지 실패인지만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성공을 했더라도 왜 성공했는지를 이해해야 그 다음엔 더 나아갈 수 있어요.
그래서 몇 명의 친구들, 선생님과 작은 그룹으로 토의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통합적인 관점의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면서 과학적 사고를 기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