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윤정원 탐험대원 / 화석이 궁금하다면 무엇이든 알려줄 수 있는 탐험가

by 과학동아 탐험대학

종종 우리는 스스로 묻고 답하고는 합니다. 이러한 방법은 우리의 지식을 넓히는 데에 도움을 주죠. 하지만 이러한 방식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혼자서 묻고 답하는 것은 원래 가지고 있던 지식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지식 외의 다른 지식이나 의견은 알 수 없습니다. 이들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는 탐험대학이 2020년 한 해 동안 저에게 이러한 방식으로 지식의 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7 윤정원 2.jpg
2-7 윤정원 1.jpg
2-7 윤정원 3.jpg


집중 탐험이 끝난 뒤 저는 바로 스스로 탐험을 구상했습니다. 주제는 집중 탐험을 하기 전부터 생각해 왔던 ‘포항 산지 탐사’로 정했죠. 얼마 뒤인 10월 1일, 저는 몇 가지 물건을 챙겨 포항으로 떠납니다.

숙소에서 하룻밤 잔 뒤 다음 날인 10월 2일부터 탐사를 시작했습니다. 숙소가 탐사지인 우현동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기에 차로 30분 정도 우현동으로 이동했어요. 우현동 첫 탐사는 식당. 우선 맛있는 점심 식사로 배를 채우고 본격적인 탐사를 시작했죠. 포항중앙초등학교 서편에 주차한 뒤 차에서 내려 먼저 초등학교 옆 산 절벽을 확인했습니다. 처음에 돌들을 살펴보던 도중 벌이 나타나 부리나케 도망친 해프닝도 발생했죠. 벌이 지나간 뒤 다시 돌들 사이를 확인해 보자 몇 분만에 식물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길이 6cm 정도의 미색 돌에 감나무 잎이 찍혀 있었습니다. 그리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첫 성과에 기뻤습니다. 절벽을 십 분 가량 더 살펴본 뒤 언덕을 내려와 초등학교와 빈 언덕 사이로 들어갔습니다. 2015년 공사 당시 컨테이너 잔해로 보이는 산화철과 주춧돌 등의 사이를 뒤져 보았으나 성과는 없었죠. 그리고 교회를 지나 야외 주차장으로 진입하는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포항중앙초등학교 자리는 2015년 까지만 해도 수많은 노두가 있던 산지였으나, 그 이후에 초등학교가 새로 지어지면서 노두들이 전부 사라진 곳입니다. 물론 5년이나 지난 일이기에 다 알고 있었으며 미련은 없었죠.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2019년 당시만 해도 큰 노두들이 몇 남아 있던 곳이 전부 아파트 공사장으로 바뀐 것입니다. 2019년에도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얘기가 있었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이 정도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줄은 몰랐습니다. 하필이면 위성 사진도 탐사 이전에는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교회 옆 부분도 확인해 보았으나 성과는 없었고 공사장 북쪽 언덕까지 이동해 탐사해 보았으나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결국 처음에 발견한 식물 화석 하나로 우현동 탐사를 종료하고 환호동으로 떠났으나... 설상가상으로 환호동 산지를 찾지 못해 결국 최종 성과는 식물 화석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현동 만큼의 정보를 찾지 못했던 것이 패착이었죠.

Group 21@2x.png 포항에서 발견한 화석

발견한 식물 화석은 휴지에 잘 싸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라벨이 인쇄된 지퍼백 안에 넣고 발견 날짜도 표기했습니다. 성과가 적어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처음에 이 화석 하나라도 발견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과가 하나도 없었다면 인터넷 조사로 변경하거나 다른 주제를 선택해야 했을 수도 있으니 말이죠.

어쨌든 이 식물 화석을 잘 관찰하고 분석해 성공적으로 자료를 완성하였고 탐험 페스티벌에서 무사히 발표를 마쳤습니다. 저는 스스로 탐험을 통해 설령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포항 탐사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경험 자체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포항 탐사는 제 자신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전 08화정희윤의 탐험대학 도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