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하루는 한 번도 없었다

반복된다고 믿었던 날들을 다시 바라본 기록

by 아메리 키노

새벽녘, 도로 위에는 늘 무수한 것들이 흩뿌려져 있다. 별가루처럼 보이는 가로등의 잔상, 아직 식지 않은 밤의 온기, 그리고 서둘러 하루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마음 같은 것들.


그중 하나를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것 같은,

하지만 분명히 거기 있었던 반짝임.


그날도 그런 새벽이었다.


도로 위에 떨어진 빗방울 하나가

사막에서 바늘을 먼저 찾은 것처럼

괜히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었다.

특별할 것 없는 장면인데,

그 장면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조금 달라져 있었다.


우리는 자주 하루가 반복된다고 말한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고,

오늘과 내일도 비슷할 거라고 쉽게 단정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같은 길을 걷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사람을 만나도

그날의 몸 상태는 다르고,

그날의 생각은 조금씩 어긋나 있다.


그 미세한 차이를

우리는 너무 쉽게 지나친다.


나는 기록을 하면서

그 차이가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아두고 싶어졌다.

대단한 깨달음도 아니고,

인생을 바꾸는 사건도 아닌데

그날의 감정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문장을 남긴다.

사진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좋고,

설명처럼 친절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그 순간의 온기만 남아 있다면 충분하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닮아 있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

하루는 더 이상 반복이 아니라

조금 다른 얼굴을 한 시간으로 다가온다.


이 기록은

특별한 하루를 증명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오히려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해질

수많은 날들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기 위한 시도다.


같은 하루는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우리가 그렇게 보지 않았을 뿐이다.




이 매거진은

지나치기 쉬운 하루의 표정을 기록합니다.

매번 다른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감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