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과 창작은 결코 다르지 않음을

꾸준히 패면 팰수록 내 것이 된다

by 아메리 키노

장작을 패본 적이 있다.

처음엔 힘을 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팔에 힘을 잔뜩 주고,

있는 힘을 다해 내려치면

뭔가 시원하게 쪼개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힘만 들어간 팔은 금세 지치고,

장작은 생각보다 쉽게 갈라지지 않았다.


몇 번을 실패하고 나서야

알게 된 게 있다.

장작을 패는 일은

힘의 문제가 아니라

리듬과 각도의 문제라는 것.


창작도 비슷하다고 느꼈다.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날에는

괜히 더 잘 써야 할 것 같고,

오늘은 뭔가 남겨야 할 것 같고,

의미 있는 문장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진다.


그래서 힘이 들어간다.

문장은 무거워지고,

생각은 쉽게 흐르지 않는다.


그럴 때 나는

장작을 패듯 창작을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잘 써야겠다는 마음 대신

그냥 내려치자는 마음으로.

한 문장이라도 좋으니

형태만 만들어보자는 태도로.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딱’ 하고

갈라지는 순간이 온다.

큰 불꽃은 아니지만,

분명 불을 붙일 수 있는 조각 하나.


창작을 하다 보면

시간이 새카맣게 타 들어간다.

언제 이렇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해 있는 순간을 만난다.


그 공허한 구멍이

조금씩 메워지는 느낌이 든다.


장작이든 창작이든

새카매지도록 패는 날이 있다.

손에 그을음이 남아도,

몸이 조금 지쳐도

그날은 이상하게 나쁘지 않다.


잘 해냈다는 말보다

오늘도 패긴 팼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날.


나는 그런 날을

꽤 믿는 편이다.




이 매거진은

잘 써내는 기록이 아니라

계속 써보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같은 하루는 한 번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