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간 시간은 소중하게 생각하기로
우리는 참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밥을 먹고, 아이들을 키우고, 변하는 계절을 맞이하며 살아왔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소중한 아이들과의 인연은 깊고도 깊습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그 시간들이 너무 소중합니다.
비록 고단하고 힘든 순간이 많았더라도,
그 안엔 분명 '내 삶의 조각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득, 그 시간들이 정말 '함께 한 시간'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에겐 그저 사진관에 걸려 있는 가족사진처럼
겉으로 웃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여전히 묻고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가 마음 깊이 품었던 '진심'이란 게 과연 있었던 걸까?
나는 그 답을 끝내 듣지 못했고, 이제 묻는 것도 지쳤습니다.
만약 그 시간들이 나만의 기억이라면,
그 시간 속에서 나만 애쓰고 나만 아파했던 거라면,
이제는 놓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흘러간 시간을 붙잡는다고
그때의 감정이 덜 아프게 남는 건 아니더군요.
오히려 그 기억을 되새길수록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란 결국, 삶과 죽음 사이 어딘가에서
슬픔과 기쁨, 후회와 다짐을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라고.
그렇다면 나는 지금,
그 여정의 한가운데서
'나와의 관계'를 다시 배우고 있는 중인건 아닐까?
그의 시간이 아닌,
이제는 온전히 '나의 시간'을 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