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어른이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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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바닷가 큰 바위 위에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한 소녀가 앉아 있었다. 인적 없는 바닷가에 황금물결만이 출렁이고 혼자서 진주알을 낳으며 십 년이 가고 이십 년이 지나도록 그 누구도 만날 수가 없었다.아니 만나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해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말하지 못하는 인어는 바위틈에 손으로 무언가를 써 내려간다. 희망과 사랑으로 살고 싶었던 인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높은 파도에 휩쓸려 인어 마을에서 점점 떠내려 왔고 아무도 없는 낯선 곳에서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 그렇게 멈추어 흘러가는 하늘 속에 펼쳐지는 구름과 날아가는 새들을 바라보았고 가끔, 지나가는 바람만이 인어에게 안부를 물었다.
''인어야 , 괜찮니! 내가 도와줄 거 없을까? 내가 뭐라도 너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라며 바람이 물었다.
''바람아 난 괜찮아. 내가 괜찮을 때쯤 너에게 돌아가는 길을 물어볼게. 너는 사는게 좀 어때?” 라며 우수에가득 찬 눈망울로 인어가 바람에게 묻고 있음을 바람은 짐작해볼 수 있었다.
“나야, 뭐 그저 바람 따라 흘러가는 인생이니까, 내일은 어디로 갈지 나도 모르기는 해'' 라며 바람은 한숨을 쉬듯 '휴'하고 길게 내 쉬었다. 그 순간, 흐릿하던 하늘이 새까매지고 비바람이 몰아치며 억수 같은 비가 쏟아붓기 시작했다. ''인어야 너의 진주알 어서’' 바람은 인어를 대신해 후다닥 포대자루에 진주알을 주워 담으며 ''우리 함께 가야 해 서둘러''라며 크게 외쳤고
''알겠어 바람아 같이 가자''라며 인어는 바람의 온기어린 손을 꼭 움켜쥐었다.
정신없이 불어올 비바람을 예감하며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바람과 인어는 그렇게 함께라는 폭풍우를 맞게 되었다.
2018.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