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함께 하는 바람 그리고 별빛과 태양

아득한 어른이 동화

by 김주영 작가


page 12.

루비는 깊은 밤을 날아서 잠들었던 그곳에서 다시 바람을 만날 수 있었다.

바람이 전했다. "인어야, 삶이란 그런 것 같아. 다 때가 있는 법, 너무 억울해하지 말고 슬프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한번 웃으며 살아보는 거야. 잘 먹고 잘 웃고 잘 지내면 그게 최고인 거고 정신과 몸은 하나 같단 말이지. 몸이 아프면 정신이 예민해지고, 정신이 예민하면 몸이 상하는 것 같지 않니? 네가 아픈 마음만 너무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럴 때면 저 높고 넓은 하늘을 바라보며 다 비우고 가. 이제 돌아가면 마음 강하게 먹고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유유하게 그렇게 살아. 그간의 시름 다 내려놓고 말이야. 내가 다 안다. 그 속에 뭐가 있는지, 그 마음을 안고 그동안 잘 사느라 수고 많았어, 인어야. 살면서 네가 원치 않았지만 일어난 모든 일들은 다 너의 몫 이 아닌 거니까.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다. 누구도 너의 잘못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을 거야. 저 바다 위에 버릴 수 있는 만큼 모두 내려놓고 가렴."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 위로 '끼룩끼룩' 갈매기가 날아다녔고 파도가 스치기 시작했다.

햇볕에 적당히 달구어진 모래밭에서 아이들은 모래성을 쌓으며 조잘조잘 놀고 있었다.
"아빠, 유리병에다 물 좀 채워다 주세요.”
"모래성에 수력발전기를 만들건 데 물이 더 필요해요!"
" 우와, 여기 꼬마 게가 기어 다니고 있어요”라며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아이들 소리가 정겹게 들려왔다.

사람이 살다 보면 내려놓음을 알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때가 있다. 내 마음의 고집과 상처 속의 조화를 이루지 못해
나 스스로 아파하고 고민하고 미워하면서 열등감에 빠져들기 도 한다. 모두 지나가고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되기도 하지만 그때는 조금 늦은 감이 있기도 하고 보려 하지 않고 배우며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나아갈 수 없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거지만 또다시 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며 사는 게 유일한 방법이고 살아갈 희망이다. 바람과 인어는 보석처럼 빛나는 사랑과 소망의 언어들을 별처럼 뿌리며 마음을 주고받았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
"공수래공수거 "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들만 우리 담고 살자.
"참, 인어야 , 너의 진실이 담긴 보물단지 포대자루 여기 있다.” 하며 바람은 인어에게 전해주었고

‘무지갯빛 희망 너의 진주알 말이야. 아직도 많이 남아 있더라.”

바람은 가려던 길로 환하게 웃으며 사라져 갔다.
인어는 그런 바람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큰소리로 외쳤다.
"바람아! 그동안 고마웠어. 언제나 내 곁에 머무는 따스한 바람아.”


2018.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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