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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여행자 Jun 06. 2024

여름을 이기는 메뉴

한우능이버섯전골

일 인분에 만 원짜리 한우능이버섯전골 2인분에 오천 원짜리 모둠 버섯을 추가했다. 버섯전골에선 버섯의 양이 중요하다. 소고기, 새우, 해산물은 주전인 버섯을 대체할 2군 선수일 뿐이다. 아름다운 비율로 채워진 전골이 우아한 소리를 내며 끓어오른다.


대구 북구청 맞은편 먹자골목의 진미능이버섯골


쫀득거리는 버섯의 식감을 즐기다 보면 툭하고 감칠맛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 있다. 소고기나 해산물 같은 것으로는 상대할 수 없는 버섯이 품은 땅의 깊은 맛이다. 능이나 송이를 먹고 나면 하루종일 몸에서 버섯향이 난다. 은은한 귀한 향. 철이 되면 송이 솥밥을 먹으러 가는 이유다.


신라 성덕왕 3년(704년) 정월에 웅천주(공주)에서 금지(영지버섯)를 진압하였다는 것이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버섯은 왕실에 진상되는 귀한 식재료였다. 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돌아 복날에 좋은 사람들과 닭도 소고기도 해산물도 좋지만 버섯이 듬뿍 들어간 전골은 어떨까.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힐 때마다 몸을 달군 뜨거운 기운이 빠져나와 건강하게 될 것이다. 물론 맛은 더 말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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