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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여행자 Aug 14. 2024

가족의 행복이란 뜻의 요리

청요리집에서 볼 수 있는 고급음식 전가복

짜장과 짬뽕의 성지가 되어버린 중국집은 80년 대까지만 해도 각종 행사를 개최하던 컨벤션센터였다. 한 번에 몇백 명씩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로, 피로연, 환갑잔치, 기업행사들을 개최하는 장소였다. 그 역사가 청나라에서 넘어온 화교들에 의해 시작되었므로 청요리집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배달의 기수가 된 지금 중화요릿집과는 결이 다른 곳들이었다.


청요리집의 고급음식으로 전가복이 있다. 보통 중화요리의 이름은 재료나 조리법으로 이름 붙여지는 데, 전가복(全家福)은 모든 가족의 행복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전복, 관자, 새우, 해삼, 갑오징어, 송이, 표고버섯 같은 고급재료가 아낌없이 들어간다. 재료의 선도 때문에 요리 전문식당에만 있으며, 각각의 재료 특성에 맞게 따로 조리한 뒤 웍에다 붓고 마무리하기에 주방의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가복을 잘 만들면 고급 청요리집으로 봐도 무방하다.


바다의 진미가 모조리 들어간 전가복을 사주는 사람에게는 충성을 다했다. 


어머님과 통화를 했다. 사는 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쯤이야 서로 잘 알고 있는 나이. 전화기 너머로 먹먹한 소리가 들려왔다. 서울에 가면 청요리집에 들러 전가복을 먹어야겠다. 40년 넘게 나의 어머니로 살아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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