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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여행자 Jun 30. 2024

책산보, 주말 아침에 바라는 모든 것들.

모자를 눌러쓰고 책을 읽으며 빵을 사러 나선다

깨우지 않아도 눈이 떠지는 날은 십중팔구 주말아침이다. 아아! 시계를 보고 나면 탄식이 절로 나온다. 다시 잠에 들어보려고 몸을 돌려 보지만 아무래도 잠이 들 것 같지 않다. 망한 것 같다.


주섬주섬 일어나 모자를 쓰고 문고판 책 한 권을 들고 길을 나선다. 걸어 다니며 휴대폰을 보는 사람들처럼 책을 들고 걸어 다니며 읽기를 좋아한다. 사람이 드문 주말아침은 책산보를 즐기기 좋은 시기다. 가벼운 에세이면 좋고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읽고 있던 도 좋다

커피 한 잔. 들러서 마셔도 좋고 가져와도 좋다

서초동에서 교대를 지나서 십오 분쯤 걸으면 길마중교가 나온다. 신동아아파트 앞에서 길마중교로 올라가면 높다란 나무가 빼곡히 둘러싼 길마중이 나온다. 불과 1분만에 도시에서 벗어나 숲 속에 왔다. 한 블록 쯤 어슬렁거리다 진흥아파트 앞에서 내려온다. 


아침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서초동성당옆 김영모과자점내용물보다 빵이 더 맛있는 바게트 샌드위치를 포장하거나, 좀 더 걸어 콩트란쉐리에에 들러 기다란 바게트 하나를 집어 온다. 오는 길 카페에  들러 카푸치노 한잔을 가져오는 것도 잊지 않는다.


4킬로미터, 한 시간 남짓한 산보로 읽양은 많지 않다. 내용보다 책는다행위의 즐거움이 큰 시간이다. 옆구리에 게트 하나끼고 책산보를 즐기는 모습을 보 파리지앵 같다며 미소 짓던 사람이 있었다. 나도 이제 그 시간을 돌아보며 미소 지을 수 있게 됐다. 소중한 시절이란 늘 소소한 일상 속에 있다.

김영모과자점의 바게트 샌드위치. 내용물보다 저 빵이 너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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