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여러 박스에 제품이 담겨 있는데 제품과
개수수량 파악해 주시고 새로운 박스에
담아주시면 됩니다.
꼼꼼하신 주부께서 지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시간은 오늘 오전 11시~오후 2시입니다.
감사합니다.
오전 일찍 런닝맨을 보면서 키득거리고 있었다.
(요즘 왜 이리 런닝맨이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며칠 전 첫 당근알바로 자신감이 한껏 올라와 있던 나였다. 주소검색을 하니 차로 15분이면 가는 거리다.
차 없으면 도저히 갈 수 없는 곳이라 지원자도 4명이다.요청글도 참 친절하고 상세하다.
오늘은 3시부터 수업이 있는 날이다.
일끝 난 후 씻고 아이들 수업에 지장도 없다.
그래.. 이러고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느니 나가자!!
-지원하기
"당근"
-안녕하세요. 금일 알바 가능하신가요?
-네! 장소가 어디신가요?
(당근주소에는 상세주소가 나와있지 않다.)
-네네. 000 000 341(부동산과 에어컨 사이) 1층입니다.
-주차공간이 있을까요?
-네 충분합니다!
-11시까지 가겠습니다!
부르릉~
가는 동안.. 자신감은 쏙 들어가고
살짝 긴장반 두려움반이 찾아온다.
왼쪽 손목에 있는 애플워치의 sos 버튼을 확인해 본다.
항상 가는 길을 지나.. 처음 들어가는 샛길로 들어간다.
속도를 늦추고 내가 찾아가야 하는 장소에 가까워질수록 내 두 눈은 이리저리 바쁘다.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우선 공터에 멈추고 내가 찾아가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 봤다. 간판은 없는 것 같다. 부동산.... 에어컨...
찾았다!
1층 오래된 상가의 부동산옆 한 칸짜리 상가가 보인다.
앞에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가 본다.
"안녕하세요!"
"아~ 네!"
인상이 순해 보이는 젊은 사장님이다.
"여기 이 종이를 보고 물건들을 찾으셔서 빈 박스 한 곳에 모아 테이프로 봉해주시고, 밖에 내놓으시면 됩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제품이름보다는 제품번호가 정확해야 합니다!"
"네!"
왼쪽에는 물건이 가득한 상자가 겹겹이 쌓여 있고
오른쪽에는 빈 상자들이 겹겹이 뭉쳐져 있다.
-좋았어!!
종류별로 담아져 있는 것도 아니고 마구잡이고 섞여 있는 박스 안의 물건들. 그나마 품목이 비슷한 것들이 있지만, 제품번호가 미묘하게 달라서 정확한 번호를 구별해서 찾아야 했다.
처음 1시간은 이리저리 왔다 갔다 여기저기 좁은 곳을 분주히 움직이면서 속도가 잘 나지 않는다.
(음.. 안 되겠는데..)
물건을 찾으면서 분류를 했다. 정리수납을 배우면서 정리의 첫 번째는 분류라고 했다.
분류를 하고 필요 없는 것과 필요 있는 것을 구분하고
제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정리정돈이다.
어느 순간 얼굴이 뜨거워지면서 송골송골 땀이 난다.
오로지 이 공간에 나만 있는 것처럼 초집중하면서 움직였다. 바닥에 있는 상자는 낮은 것도 있지만,
높은 상자는 안쪽바닥에 있는 물건들까지 봐야 해서 허리를 구부리고 헤집으니 살짝 불편함이 느껴진다.
그동안 사장님은 컴퓨터작업, 큰 물건 나르기. 전화받기 바쁘다.
"띠리링 띠링.. 띠리링 띠링..."
미리 맞춰둔 3시간 알람소리다.
내짐을 올려놓은 곳에 다소곳하게
생수 한 병이 올려져 있다.
나 먹으라는 건가...?
"사장님~ 3 시간 되었습니다."
"네~ 고생 많으셨어요"
"저.. 이 물 마셔도 돼요?"
"네! 드시라고 놔뒀습니다"
(그럼 말이라도 해주지...)
벌거진 얼굴로 벌컥벌컥 물을 마신다.
"혹시 다음에 시간이 괜찮으신가요?"
어랏? 나 정말 열심히 했나 보다.
"네~ 오전에는 상관없으니 연락 주세요"
"네~알겠습니다."
계좌번호를 불러드리고 곧바로 송금확인 후
나는 집으로 왔다.
두 번째 알바를 하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일을 하고 있구나를 알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직업들보다
(ex. 회사원. 선생님. 공무원. 자영업자등)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직업의 세계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소득을 올리는 다양한 방법을 알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알바구인을 보면서 더 확장되는 것 같다.
내가 하는 일은 비록 몸으로 쓰는 단순 알바지만,
나를 고용하는 사람들의 직업은 자영업이라는 큰 틀속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았다는 것에 많은 깨달음을 준다. 돈버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