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좀 살아봤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홍콩의 한자가 향 향(香)과 항구 항(港)을 합친 단어로, 말 그대도 ‘향기로운 항구’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영어 이름 Hong Kong은 홍콩의 광둥어 이름인 형꽁(香港)에서 비롯되었음을 발음의 유사성에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홍콩은 왜 향기로운 항구로 불리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향(香) 수출 설
가장 대표적인 설은 과거 홍콩이 향료를 생산하던 지역으로, 명나라 때부터 지금의 신계 지역에서 생산한 향료를 섹파이완(石排灣, 지금의 애버딘 항구)에서 중국, 아시아, 아랍국가로까지 운송되었다. 섹파이완 항구를 통해 향료를 수출했기 때문에 이 항구를 향항이라고 불리게 되었고, 이후 홍콩을 칭하는 이름이 되었다. 유사한 설로는 홍콩이 과거 광동성 일대의 향나무를 수출하던 주요 교역 항구였기 때문에 향항이라는 명칭이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향기로운 강(香江)설
옛날에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되던 작은 강이 있었는데, 깨끗하고 달큰한 맛 때문에 이 강을 ‘향기로운 강’ 향강(香江)이라 불렸다. 이 강이 항구 쪽으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에 이후 강에서 항구로 바꿔 향항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또한 강 강(江)과 항구 항(港)의 광둥어 발음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
해적 향고(香姑)설
청나라 때, 임(林)씨 성을 가진 해적이 아내 향고(香姑)와 함께 홍콩섬에 주둔해있었고, 향산(香山, 지금의 빅토리아 피크)을 전초기지로 삼아 배를 약탈했다. 이후 상인들은 ‘향고가 자리 잡은 항구’라고 하여 향항이라고 불렀다.
붉은 향로 항구(紅香爐港口說)설
어느 날 붉은 향로 하나가 해안가에 떠내려왔고 어민들은 이를 두고 바다의 여신인 틴하우(天后)가 현신한 것으로 믿어 지금의 코즈웨이베이 해안가에 사원을 지은 뒤 붉은 향로를 모셨다. 이 사원은 ‘붉은 향로 사원’이라고 불렸고, 사원 앞에 항구가 있어서 이후 ‘붉은 향로 항구’로 불리면서 후에 홍콩섬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으로 바뀌게 되었다. 청조 1730년에 저술된 해국문견록<海國聞見錄>을 비롯한 여러 옛 해도(海圖)에서도 홍콩섬을 ‘홍향로’로 명시된 역사적 사료들이 많이 남아있다.
어촌명설
1595년 명조 때 저술된 <월대기(粵大記)>에서 이미 항항(香港)을 비롯한 스탠리(赤柱), 침사추이(尖沙嘴), 정관오(将军澳) 등 지명들이 기록됐다. 항항은 지금의 홍콩섬을 아닌 애버딘을 가리켰다. 당시 이곳은 과거에 배가 태풍을 만났을 때 잠깐 대피할 수 있는 태풍 대피소가 있었는데, 대피소 옆에 향향자이(香港仔)라는 작은 어촌마을이 있었고, 외국 상인과 선원들이 이 마음에서 식수를 보충했다고 한다.
아콴의 길 안내(阿群帶路)설
그렇다면 영어 이름 Hong Kong은 어떻게 유래되었을까. 1841년 영국군이 스탠리에 상륙했는데, 이때 찬콴(陈群)이라고 불리는 여성 원주민이 북부로 이동하는 길 안내를 했다. 향항촌(香港村, 지금의 웡죽항(黃竹坑))을 지날 때, 영국군이 그녀에게 지명을 물었고, 찬콴은 ‘횅꽁’이라고 현지 방언으로 대답해준 것을 영국군은 발음 그대로 ‘Hong Kong’이라고 기록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썸네일 사진 출처 :출처 : www.hkmaps.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