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는 네 머리만 보여

아들육아는 처음이라 또 생소하네요.

by 큰 숨

여객기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의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느 날 찾아온 나의 두 번째 천사를 만나는 날!


“ 뱃속 아이 괜찮은데? 동네 병원으로 옮겨서 진료받아요”

“ 그냥... 선생님께서 봐주시면 안 돼요? 무서워서 그래요...”

(잠깐의 정적...)“ 음............ 알았어요. 그냥 나랑 잘해봅시다!”

“ 감사합니다. 선생님!!!! ”

큰 아이 때 산부인과 전문병원의 오진으로 큰 일을 겪었던지라 다른 병원 가기가 무서워 둘째 임신 후에도 첫째를 수술해 주신 교수님께 진료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가 건강하니 대학병원에 오지 말고 다시 동네 병원으로 가라고 권유하셨지만 나의 간절한 마음을 아셨는지 둘째 출산도 봐주기로 하셨다.


( 첫째 수술이야기는 < 좌충우돌 삼 남매(수빈이) 이야기 1화 - 세상에 태어나기까지>에 연재되어 있습니다.)




첫째 때 겪었던 이벤트로 둘째도 뱃속에 있을 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임신기간 내내 너무나 불안했다.

‘아이가 힘들다고 신호를 보내는 건가? 차라리 빨리 시간이 흘러 태어났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


그래서 그랬을까?

임신기간 동안 위를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자주 생겼다. 위경련이었다.

임신부이기에 따뜻한 찜질을 하면서 증상이 가라앉기를 바라며 버틸 때가 많았고, 버티다가 안되면 병원 응급실을 찾아가 진료를 보곤 했다.

거의 임신기간 내내 입덧과 위경련 문제로 힘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아이가 잘못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나를 집어삼켰다.

임신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지만 그만큼 무섭고도 힘든 시간이기도 했다.

슬슬 아랫배가 아파온다.

" 어!? 진통인가? "

" 여보! 여보! "

" 나 배 아파 "

" 뭐!? 아직 3주 정도 남았잖아 "

" 몰라. 배 아파. 수빈이 낳을 때 차에서 낳을 수도 있다고 조금만 이상하면 병원에 오라고 했잖아. "

" 어!? 어..... 알았어. "


가진통인지 진진통인지 모를 통증에 겁이 덜컥 났다.

몇 초의 찰나에 수빈이때 겪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서둘러 입원가방을 챙기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도 배가 아팠다가 말았다가를 반복했다.

사실.. 첫째 때는 이런 진통도 잘 모르고 분만을 했던지라...

둘째 분만이었지만 더 긴장감이 생겼다.


< A 병원 분만실 >

" 가진통이에요. '

" 네!? 저번에 차에서 낳으면 안 된다고 빨리 오라고 하셔서..... "

" 허허허. 너무 빨리 왔어요. 병원 주위를 좀 걷다가 와요. "


당황스러웠다.

첫째 때는 진통도 모르고 왔는데 자궁경부가 거의 다 열려서 병원도착 30분 만에 분만했는데...

그래서 오늘은 이상한 느낌이 들자마자 왔는데... 가진통이라니..


" 뭐야.. 가진통이야? "

" 어. 그렇다네.. 밖에서 좀 걸으래. "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한두 시간 걸었는데 배가 아팠다 말다를 반복했다.

" 집에 가기엔 나 무서운데... "

" 그럼 어떻게 해?? 다시 진료실 가보자 "

그렇게 진료 보고 걷기를 반복하다가 오후 4시가 넘어서 다시 분만실을 찾았다.


" 어떻게 할래요? "

" 집에 가기가 무서워요..... "

" 음.. 그러면 태아도 건강하고 체중도 괜찮으니까 분만촉진제 맞고 분만할래요? "

" 네!! 그렇게 할래요 "

집에 가는 게 공포스러웠던 나는 그냥 분만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분만 촉진제를 맞고 얼마나 지났을까...?

진진통이 시작되었다.



첫째 때 가족분만실 예약했다가 급박한 상황으로 아이를 혼자 낳았던지라 둘째 분만은 혼자 하기로 하고 가족입원실을 예약했다.


“응애응애~응애응애”

우렁찬 남자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 건강한 아들이네요! 축하합니다! ”

37주 5일 만에 둘째가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내 곁으로 왔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37주에 태어났지만 3.3kg로 건강하게 세상으로 나와준 것에 나의 불안감도 사라졌다.

수빈이 신생아 때랑 닮았네... 와... 유전자의 힘인가???

어??!!!. 근데 뭐야? 이게 맞아???? 아들들은 머리가 원래 이렇게 큰가? 커도 너무 큰데.....? 원래 머리카락이 이렇게 많았나? ’


뭔가 첫째와 다른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수빈이랑 너무 닮았지만 유난히 넙데데한 얼굴과 큰 머리, 그리고 독보적인 머리카락.

남자아이라서 골격이 여자아이보다 커서 그런가 보다 했다.


< 영유아 검진 받는 날 >


‘헐... 남자아이라서 머리가 큰 게 아니었어... 마루가 큰 거였어.’

첫 영유아 검진 결과 머리둘레가 무려 97%(100%에 가까울수록 머리 둘레가 크다는 의미)였다..


와..... 대박...!!!!


둘째 신생아 때의 머리카락이 막내가 두 돌 즈음의 머리카락 숯이었다.

( 색다른 매력을 펼치는 막내는 머리카락이 거의 없이 태어나 나를 당황시켰으니까..ㅎㅎ )


아무렴 어쩌랴.... 아무 일 없이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건강하게만 자라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