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을 쌍꺼풀이 알려줘요^^
< 우리 가족 쌍꺼풀 >
신랑 = 어릴 때 아주 진한 쌍꺼풀이 있었다가 크면서 사라져 있는 듯 없는 듯하다.
나 = 쌍꺼풀 2줄(아주 얇은 속쌍꺼풀이 크면서 겉쌍이 되었고,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살이 급격히 빠지고 눈이 튀어나오면서 쌍꺼풀 한 줄이 더 생겨서 두줄이 되었다.)
수빈 = 무쌍
마루 =?????
다복이 = 무쌍이지만 눈에 힘(?)을 주면 쌍꺼풀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오늘은 마루의 쌍꺼풀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ㅎㅎㅎ
마루는 쌍꺼풀이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고 한쪽만 생겼다가 진해졌다가 두꺼워졌다가 하면서 마루의 컨디션을 쌍꺼풀이 알려준다.
1. 평상시
무쌍의 매력을 뽐내며 크지도 작지도 않은 눈으로 생활한다.
2. 피곤할 때
“ 마루야, 얼른 자! 벌써 10시가 다 됐어. ”
“ 아니야 아니야 더 놀다 잘 거야. 붕~~~ 씽~~~~ 두두두두두두 ”
오늘도 자동차와 비행기놀이에 여념 없다.
“ 안돼... 너 쌍꺼풀이 한쪽에 생겼잖아. 피곤하다고 네 몸이 신호 보내는 거야. 놀이는 그만!”
“ 힝~~~ 나 안 졸린데~~~~ 더 놀 거야~~~~~~ 할머니~~~~~~ ”
마루는 얼른 자라는 나의 말에 쪼르르 할머니 품에 안긴다.
“ 마루야, 10초 줄게. 이리 와. 10.. 9.. 8.. 7........................ 3.. 2.. 1.. 0.. ”
“ 앙~~~ 엄마 미워. ”
10초를 다 세기 전에 쪼르르 화장실로 도망가는 마루.
오늘도 이렇게 마루의 하루가 저물어 갔다.
3. 많이 피곤할 때
오랜만에 에버랜드 나들이!!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아마존 익스프레스를 제일 먼저 타기 위해 빠르게 이동한다.
스마트 줄 서기가 도입되기 전이라 『 사람들이 모이기 전에 빨리빨리! 최대한 많이 탄다』
가 아이들의 첫 번째 목표이다.
“ 엄마 한 번 더 탈래 ”
“ 벌써 3번 탔는데??? 아빠 엄마는 이번에는 건너뛸게. 수빈아 동생들 데리고 탈 수 있지? ”
“ 응 ”
“ 마루랑 다복이는 누나랑 타고 와. 아빠 엄마 여기 있을게. ”
잠시 후,
“ 엄마 다녀올게 ”
“ 다녀올게 ”
“ 다녀올게 ”
" 또 탈 거야? "
" 응! 응! 응! "
누구랄 것도 없이 동시에 대답한 후 쏜살같이 달려 줄 서기를 하는 아이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어 비교적 한가해서 아이들은 아마존익스프레스를 연속 8번을 탈 수 있었고, 매우 흡족한 듯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아이들은 에버랜드 개장시간(10시)에 입장해 타고 타고 타고... 점심을 먹고, 구경하고, 간식 먹고, 놀이기구 타고를 반복하며 최대한 많이 타고 보면서 폐장시간(9시)이 다 되어서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 와~~~~ 정말 애들이 에너자이저야 "
" 얘들아 재미있었어? "
" 네!!!!!!! "
무엇이 재미있는지 재잘재잘 거리는 아이들....
어느새 차 안이 조용해져 뒤돌아보니 아이들은 곯아떨어져 잠들어 있었다.
다음날 아침 아이들은 늦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 또 에버랜드에 가고 싶다며 언제 갈 수 있냐고 물어보는 아이들.. 아이들 얼굴을 하나씩 보다가 내 눈에 들어오는 마루의 쌍꺼풀!! 역시나 마루는 어제의 즐거운 시간과는 별개로 양쪽 쌍꺼풀이 생기면서 내게 피곤함을 알렸다.
4. 아플 때
새벽에 울린 휴대폰 전화 벨소리가 나의 단잠을 깨웠다.
나의 휴대폰을 울린 건 다름 아닌 마루였다.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큰소리로 부를 힘도, 일어 나와서 나를 깨울힘도 없던 마루의 목소리가 휴대전화 너머로 힘겹게 들려온다.
“ 엄마...... 나 너무 아파 ”
“ 응 알았어. ”
“ 마루야. 많이 아파? ”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과 엄청 진~~~~ 한 쌍꺼풀이 말을 하지 않아도 엄청 아프다는 것을 한눈에 알 게 해주었다.
새벽 한 시반
“ 마루야 어디가 불편해? ”
“ 모르겠어. 춥고 속이 계속 울렁거려서 누울 수가 없어. 그리고 온몸이 다 아파 ”
서둘러 체온을 재보니 39.0도를 가리키며 체온계의 경고음이 울린다.
저녁에 미열이 있어서 해열제를 먹고 잠들었고, 내일 날이 밝으면 병원을 갈 참이었는데 그 시간을 기다려 주지 못하고 마루의 몸은 불덩이가 되었다.
“ 마루야 병원 갈까? ”
“ 지금? ”
“ 응. 너 내일 아침까지 못 버틸 것 같은데.... ”
“.............................. 병원 가면 주사 맞아? ”
“ 그럴 것 같은데.. 그런데 가서 수액 맞으면 좀 편해질 거야. ”
“............................ ”
“ 아니면 해열제 한 번 더 먹고 내일 아침에 병원 갈 거야? 그런데 내일 아침에 가려면 엄마는 출근해야 해서 너 혼자 가야 해. 그런데 속 울렁거려서 못 자겠다며... 엄마 생각에는 병원에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래야 엄마도 맘 편히 출근하지.. ”
" 그럼 내일 출근할 때 엄마 잠 못 자서 힘들잖아. "
" 음.. 그렇긴 한데 너 혼자 병원 보내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아. "
“.................................... 알았어. 가자. ”
집 근처 응급실에 방문했는데 14세 미만 진료가 불가하다며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 아마 근처 B 병원도 14세 미만은 진료 안 볼 수 있어요. 그러니 전화를 해보고 방문하세요. "
응급실에서 나와 차에 앉아 두 곳을 전화했는데 집에서 가까운 한 곳도 진료 불가 이야기를 했고, 25km 정도 떨어진 다른 시의 병원에서 진료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하는 동안 수액으로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가라앉히는 약과 해열제를 맞고 아이는 힘이 풀린 채 누워있었다. 웬만해선 병원 가자고 먼저 이야기하는 아이가 아닌데 힘들긴 많이 힘들었나 보다.
검사결과 X-ray는 정상, 피검사상 염증수치가 조금 올라갔다고 했다. 그리고 독감검사는 예상대로 양성이었다. 타미플루 주사제와 경구약에 대해 설명을 듣고 아이가 조금이라도 빨리 회복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주사제를 선택했다. 그렇게 새벽 다섯 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24년도 끝에 찾아온 독감의 기세는 대단했다. 유행도 증상도 코로나 이후로 제일 심했던 것 같다.
그렇게 며칠을 더 아프다가 회복되었지만 독감 후유증으로 축농증이 생기더니 급기야 중이염까지 순차적으로 마루를 괴롭혔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마루는 중이염 약을 복용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마루의 쌍꺼풀 모양을 보고 어쩌면 가장 수월하게 마루의 컨디션을 파악할 수 있었고, 그래서 첫째와 막내보다 조금은 더 케어할 수 있는 것 같다.
예전에도. 지금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