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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100인
젊음, 함부로 부러워하지 마라
1. 내가 만난 100인 - 나
by
이기영
Jan 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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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가족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시작이 반이다.'라는 열정의 옷만 잔뜩 껴입었다.
한파가 몰아쳐 급격히 떨어진 기온에도 불구하고 절대 내의는 꺼내
입지 않았다.
이젠 한 살을 더 먹어
어느덧
마흔의 절반 가까이 와 버렸지만 그래도
마음만큼은
아직 젊다고
굳게
믿고있었다.
새해 첫날,
이날만큼은
차림도 가볍게 시작하고 싶었다.
롱패딩
대신
옷장 깊숙한 곳에서 가벼운 코트를 꺼냈다. 거기에 바지보다 더 얇은 가을 원피스를 꺼내 입고는 머플러만 걸쳤다.
'아직은 젊다.'라며 스스로의 자이도취에 빠져 드레스룸에서도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해 약속까지 시간이 빠듯해진 후에야
부랴부랴
집 밖을 나섰다.
약속장소인
백화점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1층 스타킹판매대를 들렀다
.
스타킹 매대 옆에는 한창 세일 중인 겨울 머플러를 사기 위한 사람들로 이미 분주했다.
그중 나의 행색을 위, 아래도 훑어 내려오던 할머니 한 분이 시선을 내 다리에서 멈추더니 기겁하듯 말씀하셨다.
"우~와!! 역시 젊음이 좋구나. 이
날씨에 맨다리로 밖을 나오다니..."
순간 주변의 시선이
일제히
나의 맨다리로 고정되면서 부러운 시선까지 더 해졌다.
조금 민망하면서도 다급해진 나는 가장 두터운 스타킹을 재빨리 손에 집으며
말했다
.
젊어서 스타킹을 안 신은 게 아니라,
스타킹 신는 걸 깜빡한 거예요.
젊음을 자랑하는 자
젊음을 부러워하는 자
둘다함부로해선 안 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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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력이 좋은 기록디자이너. 저서 <오이부부 그냥 좋다> <친해하고 침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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