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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현중 Mar 30. 2024

나에게 있어 글쓰기란

잠깐의 휴식기, 그동안 내게 일어난 일들

입시의 끝

  사실 제대로 브런치에 긴 글을 쓴 지도 6개월이 넘어간다. 생각해 보면 작년 8월부터 11월 말까지는 정말 입시로 정신없이 보냈던 것 같다. 수시 원서를 넣고, 수능 최저등급을 맞추기 위해 수능공부를 하고, 면접 준비를 하기 위해 열심히 기출문제를 풀었다. 그리고 작년 11월 말, 나는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에 학생부종합 계열적합 전형으로 최초합격했다. 생각보다 과분한 입시 결과라 놀라웠다. 그렇게 입시가 끝났다.


  주변인들은 내가 더 좋은 학교에 가지 못한 게 아쉽다고 한다. 내가 항상 나를 포장하는 일에 열과 성을 다 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내가 공부한 만큼의 결과, 그리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일과 비전이 현재 내 입시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나는 내 입시 결과를 빠르게 인정할 수 있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글쓰기를 쉬는 동안

  글쓰기를 하지 말자고 생각해서 아예 안 했던 건 아니고, 평소에도 자주 브런치에 들러서 쓸만한 글을 끄적이곤 했다. 다만 고등학생, 중학생 때에 비해서 깊이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글 하나를 완성시키지 못하는 일이 많아 완성된 글이 올라가지 않았을 뿐이다. 대학생이 되면서 즐길 것도 더 많아지고,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지 않게 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글을 쓰지 않으니 깊은 생각을 할 기회가 적어진 것도 있다. 고등학생 때는 공부 외에는 딱히 할 게 없으니까,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거나 깊게 생각에 잠기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나면서부터 할 게 없을 때에 게임을 해도, 유튜브를 봐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고, 순간순간의 즐거움에 많은 것을 맡긴 채 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도 좀 덜 읽고, 생각도 많이 하지 않게 되었다.


내 고등학생 시절 글쓰기의 의미

  처음 글쓰기를 호기롭게 시작할 때, 열심히 글을 써서 덜컥 브런치 작가 허가를 받았을 때는 그저 그냥 내가 뭐라도 된 느낌이라 글을 썼었다. 그래서 매일 뭐 글 쓸 거 없는지 찾으러 다녔다. 그렇게 한 6개월 글을 쓰고 나니 글쓰기가 의무감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몇 달간 글쓰기를 그만두었다. 그런데 그렇게 글쓰기를 안 하다 보니, 내가 생각한 것들이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 어색했다. 그래서 다시, 내 생각들을 남기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고, 그대로 고3이 되었다.


  고3이 되고 나서는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집에 오면 인터넷을 잠깐 하다 바로 누워 잠들고 4시간 반만 자며 학교를 가는 게 일상이었다. 그리고 온 머리가 공부로 채워지다 보니 딱히 글 쓸 거리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글쓰기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조금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글쓰기는 "난 특별해"라는 우월의식을 만족시켜 줌과 동시에 할 일이 없을 때 하는 생각들을 기록하는 창고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지금의 나에게 글쓰기란

  대학생이 되고 많은 걸 느꼈다. 공부하지 않아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세상에서 한 3개월간 지내다 보니, 고등학교 때 내가 동경했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다 할 수 있는 삶은 누군가가 나에게 방해가 되는 것들을 알아서 치워준 덕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그 방해물을 이제는 내가 치우는 법을 알아가야 하고, 아무도 그것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래서 내게는 쇼츠, 유튜브로 허무하게 날려 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앞으로 할 것들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내 앞에 놓인 방해물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이를 치워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나에게 글쓰기란 이를 위한 시간을 마련한다는 의미이다. 이 시간이라도 내지 않으면, 소중한 내 어린 시절을 무의미하게 날려 보낼 것 같았다.


다시 시작하는 글쓰기

  그래서 다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내 삶에서 헛되게 흘려보낸 시간이 없게 하고 싶다. 그래서 몇 가지 규칙을 정해두었다.


1. 금요일 저녁 ~ 토요일 아침 사이에 글 하나 업로드. (다양한 주제로)

2. 업로드 못할 시 10000원씩 벌금

3. 모인 벌금은 나중에 여행 자금에 보태기


열심히 지켜서 내 생각을 기록해 두어야겠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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