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사람이 행복한 공간
신혼여행가서 산 300평 욕지도 땅의 향방을 결정지은 계기가 있었다.
한번도 욕지도에 안가본 우리 엄마와 이모는 땅을 계약하고 사진을 보여줄 때마다 "우리도 가보고 싶다"고 했다. 우리가 캠핑 다닐때도 꼭 같이 가고 싶어했는데 이번엔 바닷가 땅이라고 하니 더 설레어했다.
남편은 우리 엄마랑 이모가 하고 싶어 하는건 바로 해드리는 면이 있다. 2주 후 주말로 배편을 예약했고 숙소만 예약하면 되는데, 욕지도의 숙소들은 내가 지금까지 가본 거제도나 여수와는 너무 달랐다. 우리는 캠핑만 가서 몰랐는데, 지어진지 꽤 오래된 펜션이 대부분이고 보통 낚시하는 여행객을 위한 숙소이다보니 가족이 혹은 우리 같은 커플이 조용히 쉴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우리 둘이 욕지도 갔을때도 마찬가지였다. 항상 숙소가 골치였다. 블로그에 가끔 욕지도는 괜찮은 숙소가 별로 없어서 ~, 그나마 나은 욕지도 숙소, 이런 표현이 있었는데 정말로 우리끼리 조용히 시간 보낼 수 있는 예쁜 숙소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섬에 매력있는 숙소가 없고, 그래서 내 또래에게는 낯선 곳으로 남아있나보다.
이미 이 곳에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별장을 계획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이 공간을 공유하자는 생각이 낯설지 않았다. 어차피 비어있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다. 우리가 행복한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는건 내 직업적 미션이기도 하니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다른 이야기지만 내 직업은 앱, 서비스 등을 기획하고 만드는 프로덕트 매니저인데, 내 목표가 뭐냐고 물으면 난 그냥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있으면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어가고 싶다.)
그렇게 전혀 생각지도 못한! 동항리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