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 시간들이 모여 하나의 연결이 될 것임에...
벌써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라니.
벌써 2022년의 끝자락에 와있다. 매년 나의 마지막 일은 지난 한 해를 꼼꼼히 뒤돌아 보고 정리하는 것이다. 이맘때쯤이면 서서히 멈춰서 시간을 가지고 한해의 정리와 내년 생각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나는 12월 15일부터 10일 정도 이런 정리의 시간을 가지고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가족들과 연말 여행을 가는 것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업무 마무리와 함께 개인적인 휴가로 1년을 마무리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CEO가 12월이 아주 중요하겠지만 나에게도 한 해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이 시간은 아주 중요하다. 한 해 동안 회사의 변화, 계획했던 일들의 결과나 진척, 그리고 나와 가족의 일을 뒤돌아 보고 정리하는 편이다. 물론 마지막에는 노력한 나와 가족에게 주는 작은 보상도 있다.
회사 일들(성과)의 정리
계획했던 부분들의 정리
개인적인 일들의 정리
먼저 회사의 일들에 대한 정리 부분이다.
매출/이익의 성장 임직원의 증가, 고객의 증가 등 숫자로 정량화할 수 있는 부분과 기술 역량의 성장, 개발 진척이나 회사의 체계 성장 등 숫자로 나타낼 수 없는 정성적인 성과를 나눠서 정리를 해본다. 올해 우리는 정량적인 부분은 성장을 했고 정성적인 부분은 보강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이미 알고는 있지만 이제부터 하나하나 분석을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1년 동안 회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에 대한 분석과 반성은 새로운 한 해를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다. 매년 이 부분에 대한 정리는 나쁜 결과에 따라 슬프고 힘들게도 하고 괜찮은 성과가 오히려 더 두렵게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피하지 않고 현실을 그대로 분석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이 분석이 내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 위한 최소한의 안정장치 같은 부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계획했던 일에 대한 점검이다.
매년 이 시점에 내년에 해보고 싶은 새로운 목표를 10가지 세운다.(언제나 10가지만 세운다) 꼭 이루겠다기보다는 우선 시작해 보겠다는 의지가 강한 계획들이다. 계획했던 목표는 일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개인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다. 작년 말에 세웠던 계획들을 하나하나 다시 돌아보면서 그 진척사항이나 결과를 뒤돌아 보는 것이다. 이뤄진 것도 있고, 진행 중인 부분도 있고, 중간에 휘리릭~ 사라진 것들도 있다.
개인 목표로는 3개월 동안 명상하기는 휘리릭 사라졌고, 다양한 책을 읽는 목표는 지금도 나름 잘 진행 중이고. (독서에 심하게 편식을 하는 편이다. 소설을 좋아하지 않고 심리책에 공감을 잘 못하는 편이다. ㅠㅠ). 아이와 스포츠 경기 관람하기는 딱 한 번밖에 하지 못해서 미진한 성적표 받았다. 일적인 목표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대한 부분은 어느 정도 진척을 보여서 내년에는 서비스 오픈이라는 더 나아가는 목표로 시즌 2가 진행될 것이고, 새로운 서비스 개발 및 비즈니스와 관련된 임직원이 업무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 독립된 새로운 환경(추가 사무실)을 구축하는 것은 잘 진행이 되었다.
마지막 정리는 나와 가족과 관련한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다. 어쩌면 가장 중요하고 잘 지켜져야 하는 부분들이다. 항상 소홀히 하지 않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고 질적인 면에서도 한해의 가장 소중한 부분이지만 어려운 부분이다. 아주 간단하지만 정말 어려운 부분이다. 예를 들면, 회사의 일을 집으로 가져오지 않기. 회사에서 얻은 감정은 좋은 감정만 가져오기. 아이에게 이유를 묻지 않는 아빠 되기 등 사소한 것들이다. 100여 가지나 있는데, 하나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 같아서 속상하고 미안하다. 참 어려운 부분이다. 가장 소중한 것인데 가장 잘 못 지키고 있는 내 모습이 좀 원망스러워지기도 한다.
어쩌면 12월은 CEO에게 외롭고 공허한 시간일지 모른다. 몸이 힘들어도 많은 약속을 통해서 여러 관계에 대한 신뢰를 보여 줘야 하기도 하고, 실적이 좋거나 나쁘거나 회사의 상황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보를 줘야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철저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곧 다가올 새로운 해에 대한 계획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단단히 잡지 않는다면 참 외로운 시간이 CEO의 12월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