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Ep4. 두렵고 무섭지만
계속해야만 해!

2021년 2월 첫 번째 이야기

by 디케이

2월 중순이 지나도 실적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지고 있다. 겨우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실적이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에 무섭고 두렵다. 더 나빠지기 전에 어떤 방안을 만들어야 했다.


지금 내가, 우리가, 하지 않고 있는 건 뭐지?


먼저 '실적'이 예상보다 안 좋은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기다리면 좋아질 수 있는 원인이 있을 것이고, 기다려도 명확하지 않은,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는 원인이 있을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분석을 해야 한다. 다행히 나는 CEO로써 문제를 분석하기에 좋은 하나의 유용한 도구가 있다. 뭔가를 쓰고 또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노트'와 '책'을 들고 조용한 곳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내가 가진 큰 장점 중에 하나다. 몇 가지 고민을, 해결해야 할 것을 정하고 나만의 공간(자주 가는 공원이나 카페가 대부분이다)에 가서 곰곰이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을 하고 노트에 정리하기 시작하면 가끔 '가야 할 길과 지금 해야 할 일들'이 정리가 될 때가 있다.

오늘은 예전에 혼자 수없이 걸었던 경의선 숲길을 찾아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했다. 명확한 이유는 아닐 수 있지만 몇 가지는 떠올랐다. 제대로 된 예측 분석을 하지 않고 너무 긍정적으로 예상만 한 우리의 목표가 문제였다. 하지만 어떻게 목표를 단 두 달만에 번복하겠는가? 결국 실적이 본 궤도로 올라오는 '시점'을 분명하게 찾고 그 시간까지 다른 것들을 준비하면 분명 실적 부진은 해결될 것이다. 이번 달까지는 적자폭이 커질 것이고 3월에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될 것이다. 이제 겨우 한 해의 시작인 2월 아닌가. 문제는 나의 조바심이다.

내가 두려운 건 실적 부진이 아니라 불확실성이다. 그 불확실성이 조바심으로 문제를 더 키운 것이다. 영업 팀장이 와서 한 마디 하고 간다.

대표님! 올해는 뭔가 잘 될 거 같은 신호가 잡힙니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신호가 보이는 거지?" 직원이 긍정적으로 생각한 것은 분명 좋은 것이다. 현상과 예측을 전혀 하지 못하는 철부지 같다고 비난하는 것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존중하는 게 그에게도 나에게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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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하고 있지 않지만 꼭 해야 할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의 시작과 시스템화의 시작이다.

새로운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소기업'을 타깃으로 했다.

나는 미래를 고민하고 비즈니스 방향을 맞추는 게 책무인 CEO다. 과거에 너무 힘든 시간을 경험했고 지금 좋지 않은 상황이라 두려움이 앞서지만 나의 시야는 언제나 미래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의 무서움이 현실의 두려움으로 다가와 내 눈과 마음을 막아 결국 미래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 회사의 고객은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다. 중소기업도 매출이 100억 이상은 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우리의 시장 타깃은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규모와 상관없이 매번 미팅을 필요로 해서 영업활동, 컨설팅 등의 대면 활동에 시간과 비용을 꽤 많이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비용과 직원의 업무 강도를 줄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비대면 방식뿐이다. 특히 요즘 우리 같은 IT회사에서 구독형 비즈니스는 대세이다. 우리의 비즈니스는 제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 구조상 비대면 비즈니스에 어려움이 있다. 상대적으로 제조업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서 IT 활용과 접근성이 낮아 쉽지 않을 영역일 수 있지만 미래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한다면 역시 비대면 소프트웨어로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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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타깃 기업을 10인 이하의 소기업으로 설정했다. 영업부서와 의논하지 않고 경영기획팀의 젊은 직원 한 명과 사업을 준비했다. 시간적으로 부족했지만 시장과 제안할 수 있는 사업을 분석하고 제안 가능한 제품을 기획했다. 2주간의 준비를 마치고 10인 이하 소기업과 거래를 많이 하는 파트너를 찾아가 사업에 대해서 설명하고 잠재고객을 모아 달라고 부탁했다. 가능성을 강하게 어필하고 꼭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고 올해 시작을 하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함께 해 보시죠!


파트너사는 나의 강제(?) 설득에 동의하고 잠재고객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미팅을 마치고 개발부서를 만나 비대면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해서 설명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정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다행히 기존의 다른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던 비즈니스이기에 수정 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진행을 하게 되었다. 작년부터 고민한 새로운 비즈니스가 짧은 기간의 노력으로 열여덟 고객사에 제안하게 되었다.(최종 7건 선정!) 젊은 기획팀의 한마디에 꽤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대표님! 이게 되네요.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어쩌면 지금의 미진한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하고 있었던 일에 좀 더 집중하고 잠재고객을 한번 더 찾아가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실적 부진의 원인은 명확하게 분석이 되었다.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영업부와 관련 사업부에서는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니 나는 미래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게 맞다. 지금 시작한 우리의 '작은' 비대면 비즈니스(다음 달 '위노'로 정식명이 정해진다.)는 분명 내년 과도기를 거쳐 2023년이면 회사 실적에 큰 기여를 하는 비즈니스 영역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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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시스템화하기로 시작했다.

직원이 많아지면서 회사의 여러 일들을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지만 쉽지 않다. 시스템화하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수 있고 변화의 생소함에 따른 직원들의 저항과 반발도 있을 것이기에 시도하기가 참 불편하다. 하지만 구멍가게로 있지 않기 위해서는 회사의 여러 업무를 꼭 시스템화해야 한다. 반드시!


영업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면 영업 시스템은 영업지원뿐만 아니라 영업활동도 가능하게 하여 영업부서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갑작스러운 영업 부재로 인한 공백도 방지하고 대처할 수 있다. 또한 기술지원의 경우에도 시스템에서 각 부서 간의 소통과 연결이 가능하고 고객과의 소통도 가능하여 많은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함이 있더라도 시스템화를 꼭 해야 해!


이제 서서히 할 수 있는 시스템 화부터 시작할 때다. 여러 제약과 저항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기업 활동을 보다 진보적으로 바꾸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CEO로써 조기에 위기를 감지하고 대응하고 대처해야 한다. 그것이 CEO의 역할이며 회사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잘 진행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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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교육 시스템이다.

교육은 회사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중에서 사내 교육은 그 분야에 상관없이 아주 효율적인 활동이다. 시스템화의 첫 번째로 내부 임직원들의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위즈아카데미"는 강의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교육을 하는 사람에게는 강의를 준비하면서 알고 있던 지식, 정보 그리고 경험을 체계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개인에게 효과가 가장 좋은 학습법은 강의를 하는 것, 다시 말해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렇게 교육을 서로 하고 소통하면서 교육 시스템이 회사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임직원 모두에게 다소 불편하고 추가적인 업무로 부담스러워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문화를 만들고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 그 행위 자체가 시작할 때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넘어서야만 그 다음장을 우리는 기대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시작을 했으니, 자율 주제에서 시작한 강의는 취미, 업무, 전문 지식 등으로 확대가 될 것이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나면 우리 회사의 새로운 직원들은 우리의 아카데미에서 업무도 배우고 어려움도 해결해 나갈 것이다. 뭐든지 처음이 중요하고 어떠면 시작이 전부다.

경영기획팀 매니저(참고로 기획 매니저는 나와 20년 차이가 나는 20대이다)를 불러 교육문화 정립의 첫 번째로 '사내 교육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 가치와 의의를 설명했다. 예상 밖으로 젊은 매니저는 괜찮을 것 같다는 쿨한 답변을 준다.

그렇게 공감해 주니 감사합니다!
기획 초안 정리해서 논의드리겠습니다.



일은 한 명의 후원자만(동조자) 나타나도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되고 그렇게 시작이 되는 것이다. CEO이기 때문에 혼자서만 고민하고 숙고하여 결론 내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함께 의논을 나누고 토론을 하면 빠르게 일을 진행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생길 수도 있다. 나는 비전을 정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 그 비전을 향해 꾸준히 정진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되는 것이다.



다음 글은
CEO 일기 다섯 번째 글인
'2월 두 번째 이야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