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마트와 광장 그리고 야경
유럽 마트는 원래 이래?
아침거리를 사러 들어간 마트.
들어서는 순간 입이 벌어졌다.
마치 “여기 유!럽!이야!!!!!!!!!!”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은 공간.
바닥부터 가판대, 천장까지
모두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로 빼곡했다.
황금빛 장식, 아치형 천장,
유럽 왕실의 연회장 같았다.
‘그래요, 여기도 유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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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모스크바의 상징 중 하나인 볼쇼이 극장.
하얀 대리석 기둥들이 고고히 서 있고
지붕 위의 말 조각상들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여기서 꼭 발레 공연을 보고 싶었지만
머무는 동안엔 마땅한 공연이 없어
아쉬움을 삼키고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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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마켓
하늘은 흐렸지만
구름 사이로 햇빛이 쨍쨍하게 고개를 내민다.
빛이 잠깐 광장을 비출 때면
모스크바의 붉은 벽돌들이 선명해졌다.
붉은 광장으로 향하는 길에
우연히 발을 들인 시장이 있었다.
예쁜 수제 잼, 치즈, 고기, 생선…
싸고 질 좋은 것들이 가득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양고기 한 접시를 사서
시장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 사람들은 어떤 물건을 사가는지,
어떤 상점이 인기가 많은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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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광장
붉은 광장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여행객들이
모두 카메라를 들고 광장을 담고 있었다.
나도 알록달록한 양파 돔이 눈에 띄는
성 바실리 대성당과 시계탑 스파스카야 타워를
담아보려 했지만,
영 실물의 아름다움이 담기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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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 묘, 성당, 공원, 박물관,
유명한 곳들은 빠짐없이 둘러봤다.
하지만
내 마음을 가장 크게 일렁이게 한 건
집에 돌아가는 길,
해가 막 져가는 20분 동안의
길거리 풍경이었다.
머리 위로 잔잔히 번지는 노을빛
길모퉁이의 가로등 불빛
그 순간의 공기와 냄새
그리고 고요함이 좋았다.
모든 화려한 명소보다
그 소소한 순간이 더욱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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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샤의 집
리샤의 집에 도착해
간단한 저녁과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창밖으로는 조금 전까지
걸으며 스쳐온 풍경이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나는 리샤에게 말했다.
“넌 매일 이런 풍경을 창밖으로 볼 수 있어서…
참 좋겠다.”
리샤는 웃으며 컵을 들어 올렸다.
창밖의 풍경도
따뜻한 차도
그날의 모든 공기가
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