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샬의 카잔 투어와 친구들과의 마지막 만찬
실컷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점심시간.
그제야 하루가 시작되었다.
점심은 마샬이 준비해 준
천도복숭아 넣은 카샤와
치즈와 버터를 바른 바게트 빵.
입안에서 고소함과 달달함이 잘 어우러졌다.
“오늘 원래 살던 집에 들러서
서류 좀 뽑고 겨울 옷도 챙기고 올 건데 같이 갈래?
우리 동네 투어 시켜줄게.”
“오 그럴까?
가는 김에 내 기차표도 프린트도 좀ㅎㅎ”
마샬 투어는 코스가 알찼다.
센트럴파크, 스카이공원,
마샬이 다녔던 대학교, 시청,
타타르 스트리트,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레닌 동상까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마샬의 단골 과일가게에 들렀다.
쌍둥이 아저씨가 운영하는 소박한 가게.
우리가 고른 과일은 수박이었다.
이 수박은 최근 3년간 먹은 수박 중
단연코 최고였다.
둘이 부엌에 서서
수박을 깍둑썰기해서 통에 담으려 했지만
그 통이 가득 차기도 전에
거의 반통을 다 먹어버렸다.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마트에 함께 장 보러 갔다.
마트에서 마샬 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됐고
즉석에서 저녁 식사에 초대하게 됐다.
(러시아 친구들은 대부분 친구들을
초대하고 함께 시간 보내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지난번 바비큐 파티에서 만났던
아델에게도 전화를 걸어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우리의 저녁 메뉴는 페르미니였다.
페르미니(만두)와 곁들여 먹는 소스는 다름 아닌 스미따나!
내가 러시아에서 모든 음식에 곁들여 먹은
바로 그 사워크림이다.
언제나처럼 간단하지만 따뜻한 러시아식 식사였다.
소파 자리가 부족하자,
키가 2미터에 육박하는 아델이
“난 애기 의자에 앉을게~”
하고 앉는 모습에
모두가 빵 터졌다.
만 스물다섯 귀여운 아델이었다.
내 기차 시간이 다가오자
다들 보던 축구를 중단하고
마샬의 차에 올라탔다.
함께 역까지 배웅하러 가는 길.
이 짧은 시간이
서로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만나면 반가워하는
얼굴들,
친구들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