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자 마지막 러시아 수박

마샬의 카잔 투어와 친구들과의 마지막 만찬

by 밍영잉

실컷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점심시간.

그제야 하루가 시작되었다.


점심은 마샬이 준비해 준

천도복숭아 넣은 카샤와

치즈와 버터를 바른 바게트 빵.

입안에서 고소함과 달달함이 잘 어우러졌다.


20170925_112453.jpg


“오늘 원래 살던 집에 들러서

서류 좀 뽑고 겨울 옷도 챙기고 올 건데 같이 갈래?

우리 동네 투어 시켜줄게.”


“오 그럴까?

가는 김에 내 기차표도 프린트도 좀ㅎㅎ”


마샬 투어는 코스가 알찼다.

센트럴파크, 스카이공원,

마샬이 다녔던 대학교, 시청,

타타르 스트리트,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레닌 동상까지.


20170925_122319.jpg
20170925_123519.jpg
20170925_131625.jpg
20170925_134036.jpg
20170925_135302_001.jpg
20170925_134201.jpg
20170925_131926.jpg
20170925_141906.jpg
20170925_142036(0).jpg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마샬의 단골 과일가게에 들렀다.

쌍둥이 아저씨가 운영하는 소박한 가게.

우리가 고른 과일은 수박이었다.

이 수박은 최근 3년간 먹은 수박 중

단연코 최고였다.


둘이 부엌에 서서

수박을 깍둑썰기해서 통에 담으려 했지만

그 통이 가득 차기도 전에

거의 반통을 다 먹어버렸다.


20170925_153327.jpg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마트에 함께 장 보러 갔다.

마트에서 마샬 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됐고

즉석에서 저녁 식사에 초대하게 됐다.

(러시아 친구들은 대부분 친구들을

초대하고 함께 시간 보내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지난번 바비큐 파티에서 만났던

아델에게도 전화를 걸어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우리의 저녁 메뉴는 페르미니였다.

페르미니(만두)와 곁들여 먹는 소스는 다름 아닌 스미따나!

내가 러시아에서 모든 음식에 곁들여 먹은

바로 그 사워크림이다.

언제나처럼 간단하지만 따뜻한 러시아식 식사였다.



소파 자리가 부족하자,

키가 2미터에 육박하는 아델이

“난 애기 의자에 앉을게~”

하고 앉는 모습에

모두가 빵 터졌다.

만 스물다섯 귀여운 아델이었다.


20170925_191909.jpg



내 기차 시간이 다가오자

다들 보던 축구를 중단하고

마샬의 차에 올라탔다.


함께 역까지 배웅하러 가는 길.

이 짧은 시간이

서로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만나면 반가워하는

얼굴들,


친구들아 고마워!


매거진의 이전글이르쿠츠크에서 서울 가는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