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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멘토 Jun 05. 2023

월요일은 뽑기 하는 날, 교육급식운영부가 바쁜 날

선생님 교육급식부 활동이 재밌어요. 내년에 예약해 주세요.


본교는 날마다 급식 잔반 없는 날 양심 스티커를 모아 매주 월요일이면 게임을 한다. 급식을 받아 먹고 싶은 것만 먹고 먹기 싫은건 무참하게 버리던 습관을 급식멘탈교육과 양심 잔반스티커제로 조금씩 행동 변화를 유도해 이젠 먹을 만큼만 받아 남김 없이 먹는게 꽤 안착되었다. 잔반 스티커는 일주일에 3장 이상을 모으면 뽑기 등의 게임을 통해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건 게임 참여권이지 선물이 아니다. 요즘 아이들은 선물에 현혹되지 않는다. 선물중도 먹거리가 아닌 학용품은 아예 거들떠도 안본다. 영양수업 시간에 퀴즈를 내면서 "정답 맞추면 선물줄게" 라고 하면 "치약 칫솔 안할거예요!" 대답한다.   


아이들을 꼬시려면 아이들이 하고 싶어도 쉽게 할 수 없는 걸 해줘야 한다. 그게 함께하는 게임이다. 집에서도 게임을 할 수 있지만 혼자하면 재미가 하나도 없다. 친구들과 무리속에서 같이 해야 재밌다. 잔반 스티커를 모으지 않으면 게임을 못하니 양심 스티커 참여율이 매우 높다. 게임은 6학년 교육급식 운영부가 진행한다.

 



잔반양심스티커는
아이들에게 자유와 책임을 동시에 부여한다


급식운영부를 희망하는 아이들이 많다. 6학년만 뽑았는데 5학년은 왜 안시켜주냐며 진행보조를 자처해서 내내 같이 붙어 있다. 5학년은 내년에 시켜줄게. (선생님 그럼 저 미리 예약해주세요 ㅋㅋ)


급식을 잘 먹는 사람을 우선으로 뽑으니 급식을 잘 못 먹는 친구들이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양심급식은 자유와 책임을 동시에 준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싶은 만큼 받는 자유와 본인의 선택으로 받은 급식은 다 먹어야 한다는 책임이다. 그런데 말처럼 쉽지 않다. 받을 땐 늘 다 먹을 것 같은데 급식을 먹다 보면 또 남기게 된다. 어른들에게도 급식을 남기지 않는 먹는건 아주 힘든 미션인데 아이들이 너무 잘 실천하니 고마울 따름.

 


아이들의 양심 잔반 스티커판. 열심히 참여하는 아이들은 이미 한판을 채워 스티커판의 모양이 바뀌었다.



스티커는 몇가지 종류를 준비해서 매주 바꾼다. 일주일에 3장 이상을 모았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스트커 모양이 같으면 확인이 헷깔리기 때문이다.



아래 친구는 일주일에 4장, 3장, 5장 요렇게 채웠다. 월요일에 찍은 사진이라 마지막 백설공주 스티커는 월요일에 붙인 것. 스티커를 무조건 많이 모으는 학생도 있지만 메뉴를 보면서 일주일에 3개씩만 머리 굴려 먹기도 한다.

   


잔반 이벤트 선물. 딱히 건강에 좋은 간식이 아니지만 요런게 아니면 또 꼬셔지지 않는다. 한번은 학용품을 선물로 줬더니 원성이 어마어마했다. 잔반 상품은 평소 잘 먹어보지 못한 호기심 뿜뿜의 간식을 급식운영부 아이들이 추천해준다. "선생님 애들이 하리보 젤리는 평소 자주 먹던거라 안 좋아해요. 무조건 첨보는거 줘야 해요."  



나는 뭘 뽑을까? 일주일에 한번씩 다가오는 뽑기지만 늘 설렌다.



교육 급식부 아이들이 월요일만큼은 잔반을 직접 검사해서 스티커를 나눠준다. 평소엔 양심으로 하니 사실 반칙이 성행하기도 한다. 첨부터 완벽할 수 없다. 일주일을 꼬박 채우면 5장인데 저학년엔 간혹 7-8장 되는 아이도 있다. 그땐 내가 출동해서 특별 지도를 한다.


다양한 잔반 게임들... 신발 던지기, 손가락펀치

뽑기, 스크래치복권, 다트던지기


상품으로 자주 등장하는 킨더조이. 킨더조이를 반으로 쪼개면 한쪽은 장난감, 한쪽은 초콜릿이 된다.


동전 긁기 복권

신중하게 골라 신중하게 긁어본다 ... 1등아 어디 숨었니?

오늘은 추억의 뽑기. 어린시절 얼마나 뽑고 싶었던 ㅎㅎ 1등은 키링 2등은 음료수 3등은 미니초콜릿 선물을 준비했다.

2등입니다.

개구리를 업고 급식실에 온 친구도 보이네


뽑기로 잠시 설레었던 점심시간 ~


하기 싫고 힘든 일은 반드시 하고 싫은 일과 짝을 지어 해야 한다.

아이도 어른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하기 싫고 힘든게 급식을 깨끗하게 먹는 것이고 하고 싶은건 게임이다.

필자는 하기 싫은게 업무이고 하고 싶은 건 카페에 가는 것이다. 그래서 늘 카공족으로 살고 있다.



 

선생님 저 오늘 1등해서 키링 뽑았어요

선생님 저 오늘 급식 다 먹어서 스티커 1장 붙였어요

선생님 저 이번주에도 3장 모을거예요.


그래 열심히 해보자!

선생님이 재미난 게임이랑 맛있는 선물 또 준비해 둘게^^



음식물 쓰레기 포스터 


https://brunch.co.kr/@dudnwl/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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