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방사능, 중금속, 농약, 연탄가스 마셔도 후유증 없이 회복했던 방법
겨울의 바람이 매섭던 시절 사람들은 자연을 약방으로 삼았다. 그때의 약은 약국의 진열대가 아니라 자연의 바람과 햇빛, 얼음과 시간 속에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황태’다.
내장을 빼낸 명태를 영하 10도씨이하의 기온차가 심하며 바람이 세게 부는 추운 지역에서 밤은 꽁꽁 얼었다가 낮에 햇빛을 받아 녹을 때 그 햇빛의 힘에 의해 약성분이 명태속으로 침투해 들어간다. 이렇게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약 4~5개월 동안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하면 그 혹독한 순환을 수십번 견디며 자연발효가 된다. 다음 해 여름을 넘기고 나면 더욱 숙성되어 살이 노랗고 솜방망이처럼 연하게 부풀어 고소한 맛이 나는 황태가 된다. 황태는 가장 추운 겨울에 햇빛에 말린 것이 약성이 더 우수하다.
예전엔 황태를 ‘독을 푸는 생선’이라 불렀다. 술, 방사능, 중금속, 농약, 연탄가스 등의 잔류 독소가 몸에 쌓였을 때 해독제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던 것이 황태였다. 옛 어른들은 단식할 때나, 약을 많이 먹어 몸이 무거울 때, 황태 삶은 물로 관장을 하거나 죽을 끓여 보식으로 삼았다. 그렇게 하면 몸속 독이 빠지고 위가 편안해지면 마음도 따라 맑아졌다고 했다.
명태는 뱀에 물렸을 때나 연탄가스 중독을 신비하게 치료하여 준다. 그것은 반드시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잡아서 덕장에 걸어 자연 건조한 것이어야만 뛰어난 효력이 있다. "동해의 명태가 북양이나 태평양에서 들어와서 36일이 지나면 이상한 약물이 된다. 북양이나 남극에서 누적된 영양물이 겨울에도 적도선상에서 왕래한다. 더운 날에는 영양물이 녹 고, 녹을 때에는 태양열로 적도선에 있던 영양물이 명태에 합성된다. 이 때에 간유성이 명태에 합성되는데 거기에 최고의 비밀이 있다. 독사에 물려 죽는 걸 살릴 뿐 아니라 연탄독으로 죽는 것도 살리고 연탄중독 후유증으로 정신이상에 걸린 사람도 깨끗이 치료한다. 독사나 미친 개에 물렸을 때뿐 아니라 핵독(核毒)이나 요즘의 각종 공해독에도 신비한 약이다.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사경(死境)을 헤매일 때에는 마른 명태 5마리를 푹 달여 그 국물을 계속 떠먹여 주면 숨떨어지기 전에는 모두 소생한다. 삼키지 못할 때에는 고무 호스를 통해 서라도 먹여주면 된다. 환자는 의식을 회복한 후에도 마른 명태국을 일주일 쯤 계속 먹어 두어야 후유증이 없다.
명태의 수기(水氣)가 불독(火毒)을 중화하는 것은 오행의 철학적 이론과 상통한다. 물은 불을 이긴다. 연탄가스나 독사독은 화(火)의 독, 명태는 수(水)의 기운을 지녔다.
연탄독은 사오화독(巳午火毒) 가운데 오화(午火)의 독성(毒性)인데 명태가 함유한 성분은 여성정(水星精)의 수정수기(水情水氣)이므로 수극화(水剋火)의 원리에 의해 그 독이 제거되는 것이다.
독사에 물려 위급할 때에도 위와 마찬가지로 명태를 달여 먹으면 죽기 전에는 반드시 소생한다. 독사의 독은 사화독(巳火毒)에 속한다. 마른 명태국은 독사독, 연탄독 외에 다른 갖가 지 공해독에도 뛰어난 해독 능력이 있다. 또한 명태는 원자핵독에도 신약(神藥)이 된다. 2차 세계대전 말에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을때 어느 한국인 피해자의 형이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난 마른 명태를 대량 싣고 가서 동생에게 먹였는데 그후로 아무런 후유증도 없이 잘살고 있다고 한다. 방사능에 오염되었을 때에도 속초태 등 동해산 마른명태를 푹 끓여 먹으면 재발이나 후유증 없이 완치된다. "마른 명태는 동해에서 잡은 것은 또 뭐이냐? 독사한테 물려 죽을 때에 그놈을 댓마리 고아서 먹이면 눈도 보이지 않고 말도 못하게 부었던 사람도 한 시간 안에 부기가 내리고 세 시간이면 깨끗이 뿌리가 빠지는 것은 동해에서 잡은 마른명태 이외에는 없다.
인산 김일훈<민의약> <민속신약>
http://www.dohae.com/med/med10/2667
황태는 자연이 내린 최고의 해독제다. 추위와 햇살, 바람이 한 몸의 고통을 거쳐 만든 생선. 그 안에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도 완성되는 균형이 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바로 이런 느림의 치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