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시하거나 더 크게 베팅하거나 괜히 공격적이 된다
운이 좋은 사람들이 있다. 준비도 부족했고 실력도 확신도 없었는데 이상하게 일이 술술 풀린다.
“와 ~ 대단해요.”
칭찬은 쏟아지지만 불편하다. 내가 잘해서 된 게 아니라는 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다음이다. 불안했지만 계속하니 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때부터 대단한 착각을 하게 된다. 성과의 일곱은 운이고 셋만 실력(운칠기삼)이었지만 어느새 일곱을 보지 않고 셋만 붙잡는다.
“내가 잘해서 된 거야.”
운이 좋았으면 겸손해야 하는데 거만이 올라온다. 그리고 더 위험한 선택을 한다. 준비 없이 범위를 넓히고
검증 없이 속도를 높이고 기초 없이 판을 키운다. 운이 만들어준 성공 위에 근거 없는 자신감을 얹는다. 그 순간 모래성은 더 높아진다.
운으로 이룬 모래성은 햇살 좋은 날엔 그럴듯해 보인다. 높아 보이고 대단해 보이고 금방이라도 하늘에 닿을 것 같다. 하지만 불안은 늘 따라다닌다. 그래서 작은 파도에도 예민해진다. 조금만 흔들려도 변명부터 준비한다. 무너지면 환경 탓을 하고 사람 탓을 하고 세상을 탓한다. 때로는 괜히 더 공격적이 된다. 들키기 전에 먼저 소리부터 지르는 것이다. 하지만 큰 파도가 덮치면 모래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핑계도, 자존심도, 함께 쓸려간다. 그리고 결국 진실이 드러난다.
실력으로 세운 성과는 바위와 같다. 눈에 띄지 않아도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 파도가 와도 비바람이 불어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남는다.
인생은 늘 잔잔하지 않다. 수시로 흔들리고 변하고 무너진다.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큰 파도가 온다. 그때 드러난다. 내가 쌓은 것이 모래였는지. 바위였는지. 평소엔 구분이 어렵지만 파도가 오면 차이는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