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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Du Jul 02. 2017

[NY]Newyork, Newyork

또 다시 여행이 시작됐다.


New york.

뉴욕에 왔다. 우리가 함께 뉴욕에 갈 거라고는, 그리고 이렇게 빠르게 찾아올 줄은 몰랐다. 사실 그 도시 특유의 색깔이 곳곳에 뭍어나거나 아님 자연경관이 좋은 곳을 선호하는 편인데, 세계의 중심이라는 빽빽한 빌딩가득한 뉴욕 도시 여행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건 순전히 그사람 때문이었다.


그는 약 6년 전, 사진을 하고싶다는 이유 하나로 비행기에 몸을 싣고 뉴욕에 갔다. 만나기 전 썸을 타는 시기와 만남이 이루어진 초기에는 그의 지난 세월을 알 수 있는 시간들이고, 또 그런 그의 모험심과 추진력에 경외심을 보내며, 마음으로 우러나오는 존경심을 표했다. 하지만 그가 하는 뉴욕 생활의 이야기에는 그 때 삶의 동경, 그리움이 뭍어나있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퍽퍽한 고구마를 먹은 듯이 잘 소화되지 않은 채 기분이 먹먹하곤 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랬던 것 같다.


                                               '그 시절엔 내가 없었잖아...'


그 사실이 무거운 추가되어 자꾸 나의 기분을 밑으로 끌어내렸다. 그래서 그가 뉴욕이야기를 하면 자꾸 귀속으로 들어온 그 말들을 다른 쪽 귀로 흘려보내려고 애썼던 것 같다.


모든 커플이 당연시 서로의 존재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을거다. 그래도, 알지만, 그게 마음처럼 표정과 감정을 컨트롤하긴 힘들었다. 나와 함께하는 이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욕심만 가득할 뿐이었다. 물론 참으로 어리석은 욕심임을 안다. 그 시절이 있었기에 그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고, 어쩌면 그것을 계기로해서 우리의 만남까지 이루어졌으니까. 

그래서 그렇게 그가 그리워하는 그 곳을 함께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뉴욕'이라는 그의 기억 속에 나와의 기억을, 나와의 추억을 진하게 새기고 싶었다.


처음으로 우린 아시아나 라운지를 이용했다. 감격의 순간에 찰칵


13시간이라는 장거리 비행이지만, 사실 직항을 탔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그래도 그가 옆에 있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들이 준비되어있고, 어디서나 눈만 감으면 잠을 잘 수 있는 강력한 나의 신체조건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적군에 쳐들어가는 것처럼 든든했다. 


비행기 안에서 먹는 맥주 맛이란. 캬

비행기를 타면서 그 덕분에 나도 술을 자주 마시는데, 잠시 내가 잠든사이 그는 맥주를 주문을 했나보다. 치~~~ 딱!  맥주 따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부스스한 눈이 번쩍 떠졌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자리로 돌아갔는지 승무원이 보이지 않아 나도 모르게 그에게 한입만 한입만 하면서 그의 맥주를 반이상 마셔버렸다. 자꾸만 눈치를 그의 표정이 귀여워서 더 보려고 자주 그의 맥주에 손을 댔는지도 모르겠다. 비행기 안에서 할 수있는 것들이 극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렇게 맥주 한모금하며 짭졸한 주전부리를 입안가득 오물오물 씹어먹는 맛이 참, 좋다.



드디어 랜딩! 뉴욕에 도착했다!! 

하지만 아직 남은 숙제하나가 있다. 바로 입국심사.

미국에서 비자 문제로 골치꽤나 썩었던 그로써는 입국심사가 끝날때까지는 말 그대로 끝난게 끝난게 아니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입국 심사인 만큼 내가 누구라는 것, 미국에서 불법체류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증명해야 했기에 회사 명함부터 여행 기간동안에 짤막한 스케쥴표, 심지어 그는 잔고 증명서까지 띄었다. 그는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고 애썼으나 옆에서 지켜보는 나로써도 조금은 불안했던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도 그렇게 불안하면 안된다는 생각과 함께 왠지모르게 별탈없이, 아무 문제없이 너무 쉽게 끝나버리 않을까 라는 예상도 들었다. (사실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반영된 예견인지도)


비행기에서 그가 그랬다. 

“자기야, 나 입국심사 아무문제없이 통과 잘 되면 기적이라는거 진짜 믿을거 같아”

그의 간절한 마음이 절절히 녹은 말이어서 그런지 괜히 마음이 참 꿀렁해지는 순간이었다. 

입국심사 줄이 너무 길어 2시간도 걸려봤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다행히 우리는 한산한 시간에 도착했는지 앞에 2~3명 정도만 있었다. 가운데 줄을 두고 양갈래로 갈라지면서 입국심사를 했다. 왼쪽은 흑인아저씨, 오른쪽은 백인 할아버지. 왠지 인상좋은 백인 할아버지쪽에 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나보다는 그가 더 중요하니까 흑인쪽에 자리가 나면 내가 먼저가고, 백인 할아버지쪽에 자리가 먼저 나면 그부터 가기로 했다. 거의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순간이었지만 흑인아저씨쪽 자리가 비었다. 나부터 이동. 그동안 준비해온 프린트물을 들고 여권을 전달했다. 바로 옆 부스에서 문제가 있는지 흑인직원이 그것을 체크하느랴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다. 그러다 백인 할아버지 자리가 비어 그가 이동했다. 몇번을 뒤돌아보며 그가 잘되기를 빌었다. 나는 아무탈없이 입국심사가 끝났는데, 그의 바로 전 입국심사를 했던 아시아 여자를 백인 할아버지가 세컨더리 룸으로 데리고 가서 더욱이나 불안했었다. 

제발, 제발!! 

아쉽게도 심사가 끝난 후 일행을 기다릴 수 없는 구조라 나는 밖으로 나가야했지만 온마음을 다해 기도했다. 안이 훤히 보이는 통 유리 사이로 그가 제발 무사히 나오기만을 목빠져 기다리는데, 그가 미소를 지으며 걸어나온다! 오 마이 갓!! 그 짧은 몇분동안도 얼마나 숨죽이는 순간들이었는지! 


입국심사를 무사히 마친 그에게 어떤질문 했냐고 호들갑을 떨며 물어보니 평범한 질문들 몇개만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뒤에 네 여자친구 기다리니 어서 가보라고 했단다. 계속 그가 있는 상황이 어떻게 됬는지 궁금해서 몇십번이고 뒤돌아보던 내 모습이 그 할아버지 눈에도 애가 탄 여자로 보였나보다. 어찌됐건 이렇게 잘 됐으니 된거 아닌가?! 헹가래라도 치고 싶은 기분이었다. 


Thanks!! Thanks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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