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을 입을 일이 많아졌다
언젠가부터 그 따뜻한 밥을 아무렇지 않게 먹게 되었다
누군가는 사무치게 울지만, 나는 겨우 울컥으로 그친다
장례식에 다녀올 때면, 늘 죽음을 생각한다
어렸을 땐, 더 이상 상실을 겪기 싫어서
지나고 나선, 이쯤이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이제 모두 슬픔을 삼킬 수 있을 거 같으니
부조금을 얼마나 해야할 지 고민하는
덤덤한 어른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들도 따뜻한 밥 한 끼 먹고
오랜만에 본 이들과 함께 웃고 떠들다가
각자 견딜 슬픔을 안고 돌아가는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망이었던 어린 날에서
안도하고 시들해진 날이다
그마저도 잘 살아낸 삶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마저도 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만
이쯤이면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고 그런 삶에
유언처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