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무서워질 나이가 다가오고 있다
누군가 그것을 ‘어른’ 이라 정의할 때
반박하고 싶다가도 남몰래 잔고부터 확인
반론하고 싶은 마음과는 관계없이 자신감이 떨어질만한 액수
종이 안으로 숨어 혼잣말을 하다가
그것을 ‘시’ 라고 말해준 여자
누군가 우리를 ‘사랑’ 이라 정의할 때
액수와는 상관없이 부자가 된 마음
그러다 돈이 무서워질 시기가 다가온 것은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듣고 난부터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구나
남몰래 울다가 딸아이가 나를 발견해 안아주는 꿈을 꾼다
“아빠, 왜 울어?”
“그것을 시라고 얘기해 준 사람이 하늘나라로 가서”
“그러면, 우리 같이 종이 안으로 숨어버리자 아빠”
책장의 모든 책을 꺼내 활 활 태워버린다
살결이 녹아내릴 정도로 서로를 안는다
지옥으로 떨어질 만한 액수
도대체 아내는 하늘나라의 티켓을 살 정도로 얼마나 부자였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