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는데 딱 30초가 걸렸다. 자존심이 쎄다 나는. 필요이상으로 이별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슬프다. 하지만 내가 슬프다는 것을 절대로 인정하기 싫다. 너도 역시 자존심이 쎄다. 너는 30초 후에 먼저 돌아서서 단 한 번도 나를 뒤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간다. 아니 정확한 기억으로는 45° 정도 고개가 내게 살짝 움직였었다. 오히려 그 예각은 나를 더 슬픔에 기울게 만들었다.
헤어졌을 당시 그녀는 나에게서 거의 완벽한 직선 형태로 멀어져가고 있었다. 나는 수선의 발에 위치하고 있었고 그녀는 정의할 수 없는 꽤 긴 수선이 되어가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붙잡으려 애써도 그녀가 되돌아오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 다시 만날 수 없다. 수선의 발은 움직일 수 없지만 내가 새로운 직선을 그려 그녀와 교차하기만 하면 우린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 내가 아니다. 전혀 다른 직선이 그녀를 만날 것이다. 그녀와 교차점을 형성할 것이다.
성인기준으로 인간의 시야는 전방 180° 정도이다. 그녀가 내게 멀어지면서 45° 로 고개를 돌렸을 때, 나의 위치와 그녀의 각도 90° 즉 합이 135°. 몇 걸음 걷지 않고 뒤돌아본 것은 그녀가 자존심은 세지만 마음이 여리다는 반증이었고 결국엔 나를 보았다는 것이다. 그녀의 시선에 내가 있다. 비록 곁눈질이지만 그 135° 안에 들어왔던 전부가 우리의 추억이었다. 나머지 45° 시야는 어디에 위치할까? 그것은 미련이다. 나의 너머로 보이는 아주 희미한 것들이다. 시야에 걸리지만 제대로 볼 수 없는 미련이다. 나는 그것마저 추억이라 정의하고 싶지만 증명해 낼 수 없다.
1209600초, 백이십만구천육백초. 내 미련은 2주일이나 갔다. 헤어졌을 때의 시간보다 4만배이상이 차이가 났다. 미련에 있을 때면 나는 지구의 중력에 살지 않는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갔다. 알 수 없고 형태 없는 물체가 나를 짓누르고 있다. 나는 이동하고 있지만 이동하기 힘들다. 분명 나아가고 극복하고 있지만 너무 힘들다.
후회라는 감정을 시간으로 나타내면 그것은 우리가 헤어지는데 걸린 마지막 30초 이후부터 내가 죽기직전까지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나는 '평생' 이라는 추상적 단어로 소리내본다. 사람은 죽어도 완전한 심정지가 되기까지 약 4분이 걸린다. 내가 의도하지 않고도 그 4분마저 미련과 후회가 될까봐 나는 무섭다. 이별의 목표는 무서움인가?
슬픔=A 안에 이별=B [BA] 이 있는 것인지 이별=B에 안에 슬픔=A [AB] 이 있는 것인지 애초에 모두를 포함한 합집합 [AB = BA] 인지 결국엔 모두가 무서워 질 수밖에 없는 것인지 나는 평생을 너를 붙잡지 못한 것을 회상하며 살지도 모른다.
그 때 우리의 마지막 30초가 나의 마음을 갈기갈기, 사정없이, 조각조각, 산산이, 무정히 괴롭힌다. 겨우 30초라는 말은 하기 싫다. 겨우라는 말은 우리의 추억에 전혀 어울릴 수 없는 말이다. 나는 기억이란 단어에 안락과 위로를 느낄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슬프다. 이제는 내가 슬프다는 것을 절대로 인정한다. 다음 생에 나는 새로운 직선으로 태어나고 싶다.
다음 중 명제인 것을 모두 고르면? (100점)
1. x = 30 이면 미련 = x40320 이다.
2. 그녀의 마지막 시선의 각도는 9의 배수이다.
3. 미련은 가장 낮은 완전수의 약수이다.
4. 성인의 시야는 둔각이다.
5. 사랑은 슬프다.
•풀이 1. 참인 명제 미련 = 1,209,600
2. 참인 명제 마지막 시선의 각도 = 45°
3. 참인 명제 가장 낮은 완전수 = 6
4. 거짓인 명제 90° < 둔각 < 180° 성인의 시야 = 180°
5. 명제가 아님
•정답 1,2,3,4